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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학생들이 내 수업에 대하여 재미없다고 말한다면

by 김현섭 2013. 11. 8.

K 선생님은 수업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직 생활한 지도 10년이 넘었고 특별히 수업 준비를 하지 않아도 수업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교사에 비해 특별히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소한 중간 이상은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연수에 참여했는데, 학생 수업 설문 평가와 배움일지를 해보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생들에게 받아보기로 하였다. K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수업 설문지를 받고 그 내용을 읽는 순간 당황하였다. 수업 설문지를 통해 자신의 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이 나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부정적인 내용도 있었다. 그 중에서 선생님 마음에 걸린 것은 선생님 수업은 약간 지루해요라는 것이었다. 무심코 넘기려고 해도 마음에 걸린다. 내 나름대로 수업을 재미있게 하려고 학습 자료를 준비하고 다양한 활동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K 선생님은 어떻게 이 문제를 보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좋은 수업은 수업 성찰에서 시작된다.

좋은 수업을 위한 비결은 끊임없이 자기 수업에 대하여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수업 성찰은 자기 수업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낯설게 인식하는 것이다. 수업의 외형 뿐 아니라 교사의 내면까지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교사의 수업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자기 수업만큼은 주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교사가 자기 수업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기 수업 성찰이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첫째, 교사들은 자신의 평소 수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거의 없다. 자기 수업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성찰도 가능한데, 보여 주기용 공개수업 외에 일상 수업이 드러나는 일이 거의 없다.

둘째로, 수업에서 나타나는 교사의 문제점은 해당 교사의 삶의 맥락에서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로 설명식 강의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그 방법은 많은 학습 내용을 짧은 시간에 전달해줄 수 있고 많은 분량의 진도를 나가기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학습 활동을 수업 시간에 도입하면 진도나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 사전 수업 준비가 다소 부족해도 실제 수업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교직 경력 3~4년차 이상의 교사라면 동일한 교육과정을 해마다 반복하기 때문에 최소한 교과 지식을 몰라서 수업 시간에 헤매는 일은 거의 없다. 중등학교의 경우,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여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을 할수록 자신이 더 잘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사전 준비 이상으로 실제 수업에서는 많은 내용을 가르치기도 하고 심지어 교사가 수업을 준비할 때 잘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이 가르치는 과정에서 완전히 이해되는 일도 생긴다.

넷째, 자기 수업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해도 그 이유를 학생이나 주변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교사가 주로 설명식 강의법으로만 수업을 해서 학생들이 졸았는데,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졸거나 딴 짓하는 것을 학생의 태만으로 생각하여 야단치는 일이 있다. 때로는 학교가 위치한 지역 사회나 학생들의 사회 경제적 배경이 좋지 않아 학습 의욕이 낮은 것이라고 여긴다. 교사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교육 환경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만 문제점의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교사가 자기 수업을 성찰하는데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에서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학생들에게 수업 피드백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그중에서 배움일지나 수업 평가 설문지를 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최선을 다해 수업을 했는데 학생들로부터 예상하지 못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내 수업이 지루하다?

학생들이 단순하게 피드백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미없다라고 표현하지만 왜 그렇게 느끼는 지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교사가 어떻게 내 수업을 개선해야 할지 더욱 난감할 수 있다.

수업을 개선하려고 할 때 중요한 것은 그 이유를 정확하게 분석해야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내 수업에 대하여 재미없다고 말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수업 방법이 단조롭기 때문일 수 있다. 강의식 설명수업에서 학생들이 선생님 설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5분에서 20분 사이이다.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은 5, 고학년은 10, 중학생은 15, 고등학생은 20분 정도이다. 교사가 아무리 설명을 재미있게 해도 20분이 넘어가면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많은 교사들이 딴 이야기를 하거나 개인기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다른 이야기나 개인기는 이를 사용할 당시에는 일시적으로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으나 본 수업 내용으로 돌아왔을 때 학생들의 집중도가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된다.

둘째, 학생의 학습 수준과 실제 수업 시간에서 다루는 교육과정 내용 수준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특히 일반계 인문계 고교의 경우, 학습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학교 교육과정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수능에 맞추어 수업을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교육과정 수준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어떤 학교는 1년에 배워야 할 교육과정을 1학기만에 진도나가고 나머지 1학기를 문제 풀이식 수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파행적이고 편법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 일부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힘들 수 있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하려고 노력을 해도 학습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수업 내용이 잘 이해가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이 해당 학습 주제를 왜 배워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어떤 수업이든 간에 도입 5분 동안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지 못하면 그 수업은 망치기 쉽다. 수업 시간에 왜 이 내용을 배워야 할지 충분히 학습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면 수업이 실패하기 쉽다. 많은 교사들이 학습 동기 유발을 할 때 이 부분에서 시험 문제가 많은 출제되었다고 암시를 주거나 공부를 잘해야 네가 원하는 상급학교를 진학할 수 있다는 수준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있다. 수학 시간에 방정식을 배운다면 방정식이 실제 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으면 학생들이 방정식 문제는 풀기는 하지만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사의 화법과 스타일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말이 느리거나 억양이 낮고 거의 변화가 없을 수 있다. 목소리가 너무 작고 학생들의 행동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일부 학생들이 학습 무기력에 빠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습 부진 학생의 경우, 기초 학력이 미진하면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 선생님의 설명에 귀기울여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그렇다면 교사의 수준과 노력과 상관없이 해당 학생은 수업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섯째, 교사가 자기 수업 자체가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가 많은 업무에 쫓기다 보면 정작 수업에 대한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 경력이 많을수록 특별히 수업 준비를 하지 않아도 예전 방식 그대로 수업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별 다른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교사가 자기 수업에 대하여 별로 재미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동일한 수업을 여러 개의 학급에서 반복하여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일한 수업을 4번 이상 반복하게 되면 수업 자체가 교사에게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교사가 자기 수업이 재미없다고 느끼게 되면 그것이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수업을 업그레이드할 것인가? 원인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질 것이다. 각각의 원인에 맞는 해결 방안을 다음과 같이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 수업 디자인을 하라.

강의식 수업은 교사가 아무리 강의식 수업을 잘해도 20분 이상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게 되면 딴 이야기나 개인기 등 학습 내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학습 내용을 그대로 진행하되 학습 방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학습구조론을 이해해야 한다. 학습구조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 방식을 말한다. 학습 구조는 교사 중심의 일제 학습, 개별 학생 중심의 개별학습, 부정적인 상호의존인 경쟁학습, 긍정적인 상호의존인 협동학습이 있다. 각 학습 구조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일제학습

개별학습

경쟁학습

협동학습

특징

교사가 전체 학습집단을 동시에 가르침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가르침

개인이나 집단 간의 경쟁을 통하여 가르침

개인이나 집단간의 협동을 통하여 가르침

수업방법

강의식, 매체활용 수업

수준별 수업

열린교육 수업

퀴즈식 수업

상대평가 활용수업

협동학습 모형

장점

교사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음

복잡한 내용을 명확하게 함

설득력있는 웅변적 교수방법

학생 흥미유발

학생의 학습 개인차 인정

학생의 개성 중시와 다양성 존중

수업을 활기차게 함

학습 효과증대

수업의 긴장도 유지

 

학생들간의 긍정적인 상호의존 및 사회적 기술 발달

학생흥미유발

학습의 효율성 증대

문제점

학생들의 수동적 학습태도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

교사들의 교수 부담

적절한 학습 환경이 필요

학습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학습수준이 낮은 학생들의 배려 미흡

학습자의 잘못된 이해 가능성

내성적 학생들의 문제

실패하기 위한 조건

교사의 의도와 학생들의 필요가 일치하지 않을 때

학생이 교사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때

타인과의 대화나 상호작용이 많을 때

학습 자료가 부족할 때

 

공평하지 못한 규칙일 때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일 때

책임이 분명치 않을 때

각 자가 타인에게 도움을 주지 않을 때

 

교사의 역할

권위자

정원사

심판관

매니저

 

그러므로 수업을 디자인을 할 때 학생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제 학습 방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학습 구조로만 수업을 진행하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1차시 수업을 40-50분 정도라고 할 때 적어도 3-4 마디 정도로 나누어야 한다. 학습 구조적인 측면에서 볼 때 1차시 수업 안에서도 각 학습 구조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야 한다. 수업도 연애의 밀당(밀고 당기기)처럼 교사와 학생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있어서 밀고 당기기의 흐름이 적절하게 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수업 디자인의 단계를 도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학생

특성 분석

교육

과정 분석

핵심 질문 및 교육과정 재구성

학습 구조 및 교수 학습 활동

디자인

수업 준비물 제작

수업 실행

평가 및 피드백

 

교육과정을 과감하게 재구성하라.

교육과정을 과감하게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진도도 중요하지만 진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가 교과서만을 가지고 수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좋은 교과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교사가 그 교과서를 직접 쓴 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과서 수준과 학생의 학습 수준의 격차를 줄여주는 것이 워크북이나 학습지이다.

학습지는 교과서 내용을 요약한 학습지와 학습 활동에 초점을 맞춘 학습 활동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수업할 때마다 최소한 1장 이상의 학습지를 교사가 직접 만들어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교사들이 개발한 학습지를 참고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교사가 직접 학습지 내용을 구성할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가 개발한 학습지들을 학교 홈페이지나 교사 수업 자료실 인터넷 까페 등에 수시로 올려 놓아 학생들도 손쉽게 학습지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개방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1학기나 1년이 지나서 학습지 내용을 모아서 정리하여 수업 워크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방학 기간을 활용해 학습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수업 워크북을 만들어 수업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수업 워크북에 필요한 예산을 학교 차원에서 확보하여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교사 개인 차원이 아니라 동료 교사들끼리 상호 협의 및 공유 과정을 통해 정리한다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조현초나 보평초 사례처럼 학교 차원에서 동료 교사들끼리 교육과정에 대하여 연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단위 학교 실정에 맞는 단위학교의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다. 교사들이 함께 교육과정에 대하여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천하여 만들어가는 숙의적 교육과정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 조현초 꿈자람 교육과정

교과 교육과정 형태

디딤돌학습 : 국어(언어), 수학(연산) 기초 능력 신장을 위한 디딤돌 학습

다지기학습 : 전교생이 함께하는 예술, 체육 특기 활동(리코더, 제기차기)

발전학습 : 학생이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자기주도적 학습)

통합학습 : 통합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조사 탐구, 체험 학습과 연계한 교과통합 학습

문화예술학습 : 국어(연극), 체육(무용), 음악(뮤지컬), 미술(디자인) 교과를 문화예술교육 과정으로 재구성

생태학습 : 학년별로 학교와 마을 주변의 생태환경을 활용한 생태체험이나 농사체험학습을 실시

재량활동 교육과정 형태

창조학습 : 예술적 표현기능, 탐구기능,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학년별 주기 집중학습을 실시

특별활동 교육과정 형태

어울마당 : 학생회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자치, 적응, 행사 활동

동아리 : 4-6학년의 계발활동으로 학생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동아리 활동

 

교사 차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좋은 접근 중의 하나가 프로젝트 수업을 도입하는 것이다. 캇츠와 챠드(Katz & Chard)에 따르면, 프로젝트 수업은 교사의 지도하에 개별 학생, 모둠 또는 학급 전체가 책임을 지고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가 제시한 학습 목표에 따라 단원 내용을 학습하는 형태가 아니라,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제를 선정하는 단계부터 조사나 연구, 발표 및 평가에 이르기까지 학습의 전 과정에 걸쳐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수업 모형이다.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이 객관적인 인식론에 근거한다면 주관적 인식론에 근거하여 학생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 형태이다. 여기에서 교사는 학생들과 활발한 피드백을 하며 학생들이 의미 있는 학습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이자 조력자이다.

프로젝트 수업은 기존 조별 발표식 수업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이나 평가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다. 조별(unit) 학습은 교사가 사전에 계획하고 목적을 설정하며, 모든 학생들이 같은 활동을 한다. 수행 기간이 비교적 짧으며 주로 교사가 중심이 된다. 그러나 프로젝트(project)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협의하여 목적을 설정하고 여러 대안 중에서 학생이 선택하며, 수행 기간이 길고 학생 혹은 교사-학생 중심으로 진행된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일반 교과 경우, 단위학교 차원의 숙의적 교육과정 실천이나 교사 차원의 프로젝트 수업 도입이 부담스럽다.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하는 소극적인 차원에서의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짧은 수업 시간 안에 많은 학습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현실적인 상황이라면 강의식 설명법 밖에 대안이 없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좋은 수업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학습 내용을 학생들이 흥미있어야 할 만한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주제로 수업한다고 가정해 보자. 예를 들어 근대 초기 무렵 경제적으로 가장 발달한 지역은 아랍 문명권이나 중국 문명권이었는데, 상대적으로 경제가 덜 발달한 서유럽에서 자본주의가 발달한 이유는 무엇인가?’로 질문을 만드는 것이다. 아니면 서양 금속활자는 서양 문명을 바꾸는 위대한 발명품인데, 우리나라 금속활자는 서양 금속 활자보다 일찍 개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만큼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필자는 최근 경기도 어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 수업을 수업 코칭할 기회가 있었다. 학습 주제는 해류의 특징이었는데, 교사가 세계 지도를 보여주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배를 이용하여 여행가려고 할 때 가장 빠른 바닷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해류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배로 이동할 때 해류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바닷길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알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그러기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빠른 바닷길과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빠른 바닷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교사의 질문이 학생들의 수업 몰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던 매우 좋은 수업이었다.

질문은 참여를 유발하고 능력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창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질문을 만들려고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블룸의 교육목표분류체계학이다. 블룸이 다음에서 제시한 질문 목록을 참고한다면 수업에서 질문을 뽑아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수업 질문은 지식과 이해 수준보다는 적용, 분석, 종합, 비판적인 수준에서의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고력 수준

질문의 사례

수업 활동

주요 용어

지식

-자본주의의 정의는 무엇인가?

-직선이란 무엇인가?

반복

암기

정의하기

묘사하기

확인하기

이해

-자본주의를 자신의 말로 표현해 보시오.

-직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단계가 필요한가?

설명

예증

요약하기

부연하기

달리 말하기

적용

-여러 나라 중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여기 두 점 사이를 잇는 직선을 그려볼 수 있는가?

실습

전이

적용하기

활용하기

응용하기

분석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특징을 비교하시오.

-다른 그림 중 어떤 것이 직선이라고 할 수 있나?

연역

귀납

관련짓기

구별하기

식별하기

종합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주요 특징을 결합한 경제 체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는가?

-자를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직선을 그릴 수 있을까?

확산

일반화

공식화하기

구성하기

산출하기

평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다음의 선들 중에서 어느 것이 곡선이고 직선인가?

식별

추론

평가하기

결정하기

정당화하기

 

교사가 수업 준비를 위해 학습 자료를 찾기 전에 학습 주제를 묵상하고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가 고민한 만큼 좋은 질문이 나올 수 있고 좋은 질문은 학생들의 수업 몰입으로 이끈다.

 

자신의 화법과 스타일을 바꾸라.

교사도 자기의 화법과 스타일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목소리가 작은 경우에는 복식 호흡 훈련을 통해 목을 사용하지 않고 배로 소리를 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이크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발음이 명료하지 않는 경우, 젓가락을 입에 물고 책읽기 연습 훈련 등을 할 필요가 있다. 화법에 자신이 없다면 화법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의사전달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스피치 학원에서 도움을 받거나 연극 활동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그중에서 필자는 대학 시절 연극 활동을 통해 화법과 복식 호흡을 효과적으로 훈련받을 수 있다. 그래서 나중에 교사할 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교원 양성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드라마나 연극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추어 접근하라.

학습 무기력에 빠져 있거나 기초 학습 능력이 부족한 배움찬찬이(학습 부진 학생)의 경우, 교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당 학생이 학습에 참여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개별 지도, 수준별 수업 등의 다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때로는 교사가 이러한 학생들에게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로부터 상처받은 교사는 학생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하여 마음의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본의아니게 실수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심리적인 거리 두기를 통해 학생들에게 상처받지 않고 교사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기도 한다. 이는 자칫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학생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교사가 해당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켜야 한다. 나와 다른 학생들의 성향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교사와 같은 삶을 살지 않는다. 교사와 다른 학생의 모습에서 실망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교사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교사가 자기 수업에 대하여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그 재미가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 반대로 자기 수업이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그 지루함이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많은 교사들이 자기 수업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거나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학교 과학 선생님을 수업한 적이 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하면 딴 이야기나 농담을 자주 하였는데, 정작 학생들은 그때만 집중할 뿐 제대로 수업 내용에 몰입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하여 깊이있는 대화를 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선생님은 학생들이 과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 이유에 대하여 이야기했는데, 본인의 성장 과정과 관련이 있었다. 원래 본인은 과학교사가 꿈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직업을 희망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과학교사를 하게 되었다. 학창 시절 과학을 공부했지만 그렇게 과학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교과 교사가 되었어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내 학창시절처럼 과학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면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던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수업에 대하여 지루하다고 느낀다. 그 근본원인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가르치는 과목이 나의 적성과 맞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전과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내가 아는 교사는 영어과 교사였지만 영어가 자기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어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역사과를 공부하여 역사과 교사로 전환하였다. 현재는 진로 상담교사 연수를 받고 진로 상담 교사를 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비해 교직 만족도가 매우 올라갔다.

교사가 자기 수업에서 먼저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 교사가 가르치는 기쁨을 누려야만 학생들도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