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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내 수업 속에 숨어있는 악순환 고리를 바꾸려면?

by 김현섭 2015. 9. 28.

수업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가 있다. 여기에서 수업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학생 입장에서 배움이 잘 일어난다는 것이고, 교사의 가르침도 교육학적 입장에서 볼 때 여러 가지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일한 교사라도 학생 상태와 상황에 따라 수업이 잘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업을 잘하는 교사는 지속적으로 수업이 잘되는 경우가 많은 교사를 말한다.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근본원인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는 크게 교사, 학생, 관계, 지식, 환경 및 기타 변인 등이 있다. 이중에서 교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변인은 교사, 관계, 지식 변인이다. 교사 변인이란 교사의 열정과 사랑, 수업 준비 태도, 지식의 습득력 및 전달력, 학생 눈높이와 반응에 따른 수업 방법 실현 능력 등을 말한다. 관계 변인이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 공감능력 등이다. 지식 변인이란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등을 말한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를 비교할 때 동일한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움을 중심으로 관찰하면 그 차이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업 잘하는 교사의 수업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여 교사의 말에 경청하고 필기하고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학습 활동에 참여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교사의 수업은 동일한 학급이라도 학생들이 딴 짓하고 졸거나 학습 활동에 소극적으로 반응한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의 차이점은?

수업을 잘하는 교사의 양태를 분석하면 그 안에 선순환 고리가 숨어있다. 반대로 수업을 못하는 교사는 그 안에 악순환 고리가 숨어있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의 수업 모습을 살펴보자. 교사가 최선을 다해 수업 준비를 한다.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자기 나름대로 수업의 방향과 핵심 질문을 찾아 교육과정 재구성과 그에 맞는 교수학습방법을 통해 수업 준비를 한다. 철저한 수업 준비를 통해 교사에게 어느 정도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가지고 있다. 수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배움이 대체로 잘 일어나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일어나거나 일부 학생들이 배움에 집중하지 않아도 교사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그 상황에 맞게 학생 지도를 한다. 엉뚱한 질문이나 일부 학생들이 문제 행동을 보여도 교사의 내면이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그 상황을 대처해 나간다. 수업 시간 내내 학생들의 배움이 전반적으로 잘 일어나면 교사는 수업에 대한 보람과 자신감이 형성된다. 교사는 수업 이후 배움이 잘 일어난 부분과 배움이 멈칫하거나 멈춘 경우에 대하여 생각하고 그 이유를 분석하여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 다음 수업 활동에 반영한다.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관련 지식을 연구하거나 연수에 참여하고 교사학습공동체(수업 연구 모임)에 나간다.

 그에 비해 수업을 못하는 교사의 수업을 살펴보자. 교사가 수업 준비를 대충 준비했거나 교사 입장에서는 충분하게 수업 준비했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예컨대, 교과서와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과 이해는 어느 정도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준비는 소홀하거나 기존 자기 수업 방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수업을 못하는 교사들은 대부분 자신의 수업 준비 상태가 일부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평상시 수업 준비 상태도 이와 비슷하고 수업을 잘하는 다른 교사의 일상 수업을 볼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업을 실행하면 교사의 의도대로 학생들의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 수업 시간에 일부 학생들이 딴 짓을 하거나 잠을 자는 학생이 발생한다. 이때 교사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원래 배움에 관심이 없거나 무능력하다고 생각하고 학생들을 지도하기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학생과의 충분한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학생들을 엄격하게 야단친다. 수업이 마치면 자기 수업에 대한 성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기 수업을 돌이켜도 학생의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학생들이 배움에 관심이 없고 무능력하다고 생각하거나 사회 구조와 제도, 환경 등으로 해석한다. 최소한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자기 수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석해야 교사의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투사나 편향 등 일종의 방어 기제가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방어 기제 자체는 자기를 보호한다는 점에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자기 모습을 성찰하는데는 방해가 된다. 이러한 방어 기제가 강하게 작동할수록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는 원인을 교사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도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우리 학생들은 엄격하게 지도하여 규칙에 어긋나는 학생을 혼내주어야 해라고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거나 반대로 역시 우리 학생들은 공부를 잘 못해, 문제가 많아라고 포기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교사의 다음 수업 준비 자세에도 그러한 태도가 그대로 반영된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 인식을 어떻게 하느냐의 지점이다. 사실 수업을 잘하는 교사나 그렇지 않은 교사나 학생의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 동일하게 일어난다. 다만 문제 상황에 대한 교사의 인식과 반응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는 문제점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 방안을 실행한다. 그렇지 않은 교사는 문제점의 원인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해결 방안을 실행하거나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고 무기력한 태도를 보인다. 배움과 관련한 변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구별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해결 방안 수준이 달라진다. , 교사 변인은 수업에 대한 열정, 지식 습득력과 활용력 등과 관련이 있고, 관계 변인은 학생들과의 공감 능력,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 등과 관련이 있고, 지식 변인은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등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변인과 그 역량 수준에 따라 학생의 배움 상태가 어느 정도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교사의 핵심 역량은 문제해결력, 공감능력, 수업 성찰 능력이다. 문제해결력이란 교실에서 배움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을 때 그 원인을 분석하고 원인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 능력이란 학생들의 배움 상태를 파악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정서와 감정을 분석하여 그 감정을 공감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행정 업무 처리와 달리 수업은 기본적으로 학생(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에 정서적 교류와 신뢰 관계 형성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수업 성찰 능력이란 교실에서 배움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여 살펴보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 끊임없이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선택한 해결 방안이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자기 성찰의 과정을 통해 다른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결국 학생의 긍정적인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려면?

교사의 수업 상태는 교사의 내면과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준다. 흔히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낳으며, 성격은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일반적인 생각과 행동에 대한 관계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수업 잘하는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수업 태도도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해해할 수 있다. 먼저 수업을 잘하는 교사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합리적 생각과 철학 합리적인 수업 신념 수업에 대한 열정 수업 실행 문제 상황 발생 질문과 성찰 교사의 수업 실행 학생의 긍정적인 반응 및 회복 교사 내면의 자신감 형성 교사의 긍정적인 행동 반복된 성공 및 습관화 수업의 열정 높은 자존감 수업 잘하는 교사

 

반면 그렇지 않은 교사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비합리적 생각과 철학 비합리적인 수업 신념 수업에 대한 무관심 내지 잘못된 과욕 수업 실행 문제 상황 발생 방어기제 교사의 잘못된 수업 실행 학생의 부정적인 반응 좌절감 교사의 부정적인 행동 반복된 실패 및 나쁜 습관 무기력 내지 열등감, 냉소주의 낮은 자존감 수업을 못하는 교사



수업을 못하는 교사가 수업을 잘하려면 이 구조를 잘 이해하고 악순환 고리를 선순환 고리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악순환 고리의 지점을 찾아 이를 수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자신이 수업을 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수업을 못하는 교사들의 공통점은 자기의 수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수업에서 어떤 문제가 생겨도 전적으로 학생이나 학교 환경, 교육 제도와 구조 등으로 돌린다. 심리학적으로 일종의 투사나 편향, 자기 합리화 상태에 빠지고 있다. 또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배움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교사의 가르침에만 관심이 있고 학생들의 배움 자체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배움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학생에 대한 애정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식어버린 경우가 많다. 저경력 교사의 경우, 자기 수업의 문제점을 알고 있어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잘 모르고 주변에 도움을 잘 요청하지 않고 혼자서만 노력하다가 결국 무기력에 빠져지는 경우가 있다. 고경력 교사의 경우, 실패를 통해 좌절감이 생기고 좌절감이 쌓이면 무기력 상태에 빠지고 그 상태가 길어지면 결국 냉소주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주변에서 열심히 수업하는 교사들을 시기하거나 오히려 상처를 준다. 자기 수업의 문제와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비로소 새로운 변화가 가능하다. 자기를 객관화하고 자기의 생각, 감정, 사고 방식, 신념, 행동 방식 등을 새삼스럽게 알아차려야 한다. 자기 수업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 결과를 자기가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교사의 내면의 상처나 번아웃, 잘못된 신념 등은 수업 성찰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수업 성찰의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는 노력해야 한다.

둘째, 자기 수업의 악순환 고리 패턴을 알고 악순환 고리의 출발 지점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수업 문제 발생시 그 문제점의 원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분별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 수업 시간에 어떤 학생이 자주 졸거나 자고 있다면 바로 야단치기 보다는 그 학생이 왜 자는지에 대하여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교사의 수업 방식이 주로 교사 중심의 강의식 설명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인지, 교사가 학생들과의 질서 세우기를 잘 하지 못해서인지, 교사의 잘못된 지도 방식으로 인하여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잠을 자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그 학생이 기초 학력이 부진하여 수업 시간에 경청을 해도 잘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학력 부진이 학습된 무기력 상태까지 이르게 된 것인지, 게임 중독으로 인하여 밤마다 늦게까지 게임에 빠져 절대 수면 시간이 부족해서 잠을 자고 있는 것인지, 교과서 내용이 학생의 학습 수준에 맞지 않아서인지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 원인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문제점 현상에 따른 해결책보다 문제 속에 숨어있는 근본 원인에 따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분별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사가 문제에 대한 질문을 잘 던져야 한다. 바른 질문은 바른 대답을 찾을 수 있다. 정답보다 질문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잘못된 질문에 따른 정답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교사의 가르침에서 학생의 배움으로 시각을 전환시켜야 한다. 교사가 자기 중심성에서 탈피하여 학생 입장에서 자기 수업을 바라보기를 할 수 있다면 악순환 고리에서 탈피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내 수업을 내가 학생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생기면 수업을 임하는 기본 접근이 달라질 수 있다. 학습이 잘 일어나려면 학생의 메타인지능력이 향상되어야 하듯이 잘 가르치려면 수업에 대한 메타인지능력이 향상되어야 한다.

교사 내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 주로 낮은 자존감과 비합리적인 사고와 신념이 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비합리적 사고와 신념이나 낮은 자존감을 전환하여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으면 좋다특히 철학적 사유 과정을 통해 합리적 사고 방식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교사마다 접촉점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성적, 논리적 사고를 중시여기는 교사에게는 합리적 사고를 통해 수업 신념을 바꾸는 것이 좋고, 감정적 교류와 공감을 중시여기는 교사에게는 자존감 세우기에 초점을 맞추어 바꾸어 나가는 것이 좋다.  

셋째, 교사가 수업에서 작은 성공을 통해 자존감을 점진적으로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학생과의 관계 세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학생과의 질서 세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면 우선 수업 규칙 세우기 활동을 하는 것이다. 학급긍정훈육법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교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설명하기보다는 질문을 통해 수업 규칙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훈육하기 원칙을 적용하여 관계성을 바탕으로 수업 규칙을 만들어가고 교실에서 문제 발생시 수업 규칙에 따라 일관성있게 지도해 나가는 것이다. 질문과 학생과의 협의와 토의를 통해 수업 규칙을 함께 만들고 이를 명료화시켜 공지하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질서 세우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업 규칙 세우기만으로도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발견하게 되면 교사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긴다. 이러한 작은 성공 이후 주변의 수업 친구나 수업공동체에서 수업자에게 칭찬하기와 격려하기가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자신감 회복이 더욱 빨리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성공을 통해 자신감이 쌓이게 되면 교사 내면에 긍정적인 자존감이 조금씩 생기게 된다. 악순환 고리 중 가장 약한 부분을 선순환 방향으로 전환시키면 선순환 고리로 재구조화를 할 수 있다. 악순환 고리가 선순환 고리로 방향으로 전환되는 순간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넷째, 시행착오를 통하여 자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완벽주의의 함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대개 현실적으로 쉽게 성공하는 비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사가 수업을 잘하려면 예전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는데, 이때 새로운 시도를 막는 것이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이다. 수업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시행착오없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는 힘들다. 수업 전문성은 이론적 지식보다는 실천적인 경험을 통해 향상되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각오하고 새로운 시도를 실행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해서 바로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예컨대, 새로운 수업 모형을 적용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수업 모형이 교사에게 익숙하지 않고 학생들에게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란 성공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실패 경험이다. 시행착오없이 성공을 경험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전문성이 신장되는 것이다.

그런데 완벽주의 함정에 빠진 교사는 수업에서 시행착오를 두려워한다. 학생이 실험실의 실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교사가 완벽히 숙달된 다음에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다. 하지만 사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변명에 불과할 수 있다. 수업은 이론적 지식이 아니라 실천적 지식을 통해 향상되기 때문에 실천하지 않고 열심히 책을 보고 지식을 외운다고 해서 수업이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 도달과 업무 성취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에서는 오히려 배움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완벽주의 성향의 교사들은 높은 기대 수준을 자기 자신에게만 향하지 않고 학생들에게도 그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완벽주의는 모범생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심리적 상처를 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나친 완벽주의는 학생과의 관계를 깨드려서 결국 수업 자체가 잘 이루어지 않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업에서도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 필요하다. , 학생의 배움 수준과 학습 리듬에 맞추어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수업 공동체 활동을 통해 꾸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수업 성찰은 혼자서 자기 수업을 돌아본다고 해서 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와 피드백 속에서 객관적인 자기 수업 모습을 알아차릴 수 있다. 교사의 수업 성장을 막고 있는 장애물 중의 하나가 개인주의이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고 일상적인 수업 공개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업 행위를 일종의 교사 개인 행위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에 수업 공개를 선택적 행위로만 이해하고 필수적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자기 수업을 공개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리고 자기 수업 고민을 주변의 교사에게 나누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개인주의 수업 문화 속에서는 지속적인 수업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어떤 교사가 수업에서 잘한다고 가정하자. 학생들의 성적이 좋다면 그 이유가 교사의 수업 능력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학습 의지가 높아서인지, 타고난 유전 영향으로 성적이 좋은 것인지, 부모의 사교육과 높은 관심인지 그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그런데 사립초등학교나 특목고처럼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학습이 잘 이루어진 것이라면 성적이 좋은 이유가 교사의 수업 능력만으로 보기 힘들 것이다. 만약 교사의 수업 능력이 탁월해서 수업이 잘 이루어졌다고 해도 그 이유가 자기의 타고난 성품이나 능력으로만 생각한다면 지속적으로 자기 수업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교만함에 쉽게 빠지게 될 것이다. 교만에 빠진 교사는 결국 수업에서 실패를 경험할 것이고 실패를 경험해도 그 이유를 자기 자신보다는 학생이나 환경 탓으로 원인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부정 방향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자기 교만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라도 수업 공동체 활동은 교사에게 매우 필요하다. 수업 공동체의 피드백 활동을 통해 자기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