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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자존감이 낮은 교사의 7가지 특징

by 김현섭 2015. 11. 6.

나를 온전히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교사가 학생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교사가 먼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자아존중감’, 줄여서 자존감’(self-esteem)이다. 자존감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것이다.

자존감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마음이다. 자신이 삶에서 마주하는 기본적인 도전에 맞서 대처할 능력이 있으며, 행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내적 경향이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와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다르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 자신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주변 동료 교사들도 힘들게 만든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교사들은 대체로 자기가 자존감이 낮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자기를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렇다면 자존감이 낮은 교사들의 특징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1. 교사가 학생의 눈치를 본다.

선생님, 수업 시간에 실험 활동한다고 귀찮게 자리를 이동하고 이것저것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 실험에 대한 정답만 바로 가르쳐주시면 안돼요?”

교사가 수업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수업시간에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면 일부 학생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그 말을 한 학생이 말썽쟁이 문제 학생이 아니라 소위 모범생이라면 더욱 교사의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 쉽다.

그래? 그럼 선생님이 간단하게 시범 실험만 할게. 실험 이후에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부분을 다시 요약해서 설명해줄게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리를 이동하고 활동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는구나. 하지만 선생님은 이번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이번 실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답보다는 정답을 알아가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

의외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본다. 새로운 시도일수록 학생들은 익숙하지 않기에 일종의 저항이 있기 마련인데, 이에 대하여 교사가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없으면 수업 자체가 흔들리고 익숙한 기존 수업 방식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런데 문제는 기존 수업 방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학생 페이스에 교사가 말려 들어가서 결국 수업의 중심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학생 페이스에 말리지 않고 교사 페이스에 따라 학생의 배움을 이끌어 나간다. 배움 중심 수업, 학생 참여 수업도 교사의 수업 디자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학생들에게 끌려가는 수업이 아니다. 수업에서 학생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따라 교사가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면 수업의 흐름도 흐트러지기 쉽다.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창발적인 수업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창발적인 수업 디자인 단계에서는 학생의 배움의 흐름과 리듬에 따라 교사가 유연하게 가르침을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는 교사의 가르침은 최소화되고 학생의 배움은 극대화된다. 이러한 창발적인 수업 디자인 단계는 학생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하지만 결코 학생들의 눈치에 맞추어 수업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교사의 높은 자존감의 바탕 위에 교육 철학과 전문성을 세워진다.

 

2. 교사가 학생들의 강점보다 약점에 주목한다.

너는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잠만 잘 뿐, 도대체 잘하는 것이 뭐가 있니? 3월 달부터 내가 너를 유의깊게 지켜보았더니 네가 한 잘못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예를 들면....”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다른 사람의 인정에 지나칠 정도로 매달리며 자신의 자존감이 다른 사람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인정과 비난을 이용해 학생들을 복종하고 조정하려고 한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도구를 통해 행동주의적 접근으로 학생들을 통제하고 군림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내적인 권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힘에 의한 외적 권위를 추구하고 권위주의에 쉽게 빠진다. 학생들을 두려움에 몰아넣고 학생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수동적이고 의존성을 부추긴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학생의 강점을 찾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은 인색하고, 학생의 단점을 찾아 조목조목 비난하는 것은 매우 잘한다.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잘 발견하지 못하고 학생의 단점만 눈에 잘 띠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을 길러낸다. 반면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학생들의 약점보다는 강점에 주목하며 학생의 현재 모습 뿐 아니라 발전 가능성도 내다본다.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자존감 이 높은 학생들을 키워낸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란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 행동의 하나로 교사의 기대에 따라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1964년 심리학자 로젠탈은 샌프란시스코의 초등학교에서 하버드식 돌발성학습능력예측 테스트라는 보통의 지능 테스트를 했다. 학급 담임에게는 앞으로 수개월 간에 성적이 오르는 학생을 산출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조사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실험시행자는 조사의 결과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뽑은 아동의 명부를 학생 담임에게 보여주고, 명부에 기재된 아동이 앞으로 수개월 간에 성적이 향상될 학생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후, 학급 담임은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고, 확실히 그 아이들의 성적은 향상되었다. 학급 담임이 아이들에 한 기대가 성적 향상의 원인이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아이들도 기대를 의식하였기 때문에 성적이 향상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것이 골렘 효과이다. ‘골렘 효과’(golem effect)란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 행동의 하나로 교사가 학생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을 경우 학습자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 특정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 수준이 낮으면 그 학생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으므로 성취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학교 관리자들에게는 반대로 복종하는 자세를 보인다. 학교 관리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강자 앞에서는 약해지고 약자 앞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인다.

 

3. 교사가 학생의 잘못에 대하여 야단치기를 주저한다.

학습에 관심이 없는 일부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졸거나 떠들어서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이때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수업 규칙에 따라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학생들을 훈육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단호하게 훈육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단호하게 질서 세우기를 하면 그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갈등의 불편함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질서 세우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교사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자꾸 그 상황을 회피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학생의 문제 행동에 대하여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이때부터 깨진 유리창이론이 적용이 되어 소수 학생의 문제 행동이 다수 학생의 문제 행동으로 확산된다.

최근 학생의 잘못에 대하여 야단치기를 두려워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냐하면 질서 세우기 과정을 통해 학생들과 갈등하고 이를 통해 교사 내면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학생들을 회피하고 방치하다보니 전체 교실 질서도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데 배움은 관계와 질서의 조화 안에서 이루어진다. 수업에서 질서 세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배움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질서 세우기를 한다고 해서 결코 관계가 깨지는 것이 아니다. 질서없는 관계성 추구는 방임에 가깝고 관계없는 질서는 폭력에 가깝다.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질서 세우기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교사 자신의 정체성을 흔들거나 교사의 권위를 부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의 부족함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에 감정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지 않고 차분하게 학생들을 대할 줄 안다.

 

4. 일 중독증에 쉽게 빠진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가시적인 성취로 자기의 유능함을 증명받고 싶어 한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전념하여 성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면 교사 뿐 아니라 부모나 주변 친구들도 그의 유능함을 인정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칭찬받지만 마음 속에 숨어 있는 낮은 자존감은 그대로 존속된다. 학창 시절에는 자존감이 낮아도 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자신도 그것이 문제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였기에 교사가 될 수 있었지만 교사가 되고 나서 교사 내면에 숨어있는 낮은 자존감이 학생들과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분출된다. 교사가 되어서는 공부와 성적 대신 뛰어난 학교 업무 처리 능력과 성과로 인하여 자기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가시적인 성취와 성과들로 자기 존재 가치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한다. 대체로 이 경우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받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료 교사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 중심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에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일로 인하여 더 중요한 가치들을 놓치기 쉽다.

A교사는 평범한 가정의 1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컸다. 하지만 아버지는 첫째 오빠는 맏아들이라는 이유로 예뻐했고, 셋째 막내딸은 막내라서 예뻐했지만 상대적으로 둘째 딸인 A 교사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아버지로부터 칭찬받았던 경우는 학업 성적이 뛰어날 때였다. 그래서 A 교사는 열심히 공부를 매진했고, 세 명의 형제자매 중 제일 공부를 잘했다. 그러기에 나중에 교사가 될 수 있었다. A교사는 성인이 되었지만 자기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고 학교 업무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노력했다.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서 금방 칭찬을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로 인하여 주변 교사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 학생들을 대할 때에도 성적을 중심으로 바라보았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더욱 좋아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A교사를 편애(偏愛) 교사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과 자주 갈등을 빚었고 그때마다 매우 힘들어했다.

 

5. 자존심만 쎄다.

네가 선생님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느껴지니?”

자존감은 자존심과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상 많이 다르다. 자존심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자신 또는 자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그 가치나 능력을 믿고 당당히 여기는 마음이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다른 사람과 상관없이 내가 내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다. , 자존감은 자기가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강조한다면 자존심은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자기 자신을 강조한다. 자존심만 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자기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자존감이 결여되면 그 빈 자리를 자존심으로 채우려고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존심만 센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 쉽다. 학생이 교사의 자존심을 해쳤다고 느낄 때 감정적으로 폭발하고 폭력적으로 학생들을 대하기 쉽다. 신체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다. 정신적, 언어적 폭력도 존재한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 자존심이 상처난 만큼 그 학생에게 폭력적 행동으로 상처를 주기 쉽다. 학생이 교사로 인하여 힘들어해도 그것을 교사가 학생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응보적 정의의 관점으로 학생을 대한다. 교사의 구멍 난 자존심의 깊이만큼 해당 학생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자존심만 쎈 교사는 학생에게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동료 교사에게도 상처를 준다. 동료 교사가 자기를 무시했다고 느껴지면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자기 자존심이 무너진 만큼 이상의 강도로 상대방을 자존심을 건드리고 상처를 주려고 한다. 필자는 자존심만 쎈 일부 교사들로 인하여 교내 갈등이 심화되고 전체 학교 문화가 경색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6. 자기 자랑을 잘한다.

선생님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해서 학교에서 성적 우수상도 여러 번 받았고 학교 대표로 나가 퀴즈 대회도 나간 적이 있었어.”

우리 아들도 중학생인데, 공부를 너무 잘해서 이번 특목고를 진학하려고 고민 중이야...”

수업 시간에 일부 교사들은 자기 자랑을 하거나 자기 자녀를 자랑하는 경우가 있다. 수업 내용과 관련하여 자기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거나 수업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련없는 자기 자랑으로 흐른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교사들은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인 경우가 많고, 공부 말고도 잘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 경우가 많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교사가 스스로 자기 자랑을 학생들에게 길게 늘어놓는 것은 학생들에게 부담만 줄 뿐이다. 자기 자랑이 지나치면 허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기 자랑과 자부심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다르다. 자기 자랑은 부정적이지만 자부심은 긍정적인 것이다. 자존감과 자부심도 개념이 다르다. 자신의 기본적 능력과 가치를 경험할 때 느끼는 것이 자존감이라면 자부심은 자신의 행동과 성취로 인해 더 분명히 인식하는 만족감이다. 자존감은 해야 할 일을 숙고한 뒤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고 자부심은 자신이 이룬 성과물을 생각하고 해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부심은 특정한 만족감이다. 그런데 자부심이 지나쳐서 자기 자랑이나 교만함으로 넘어간다면 이것은 큰 문제가 된다.

자기 자랑은 자존감과 거리가 멀다. 자기 자랑을 하는 이유는 자존감의 과잉이 아니라 오히려 자존감 결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존감이 낮기에 외적 성취 결과를 통해 자기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자기 자랑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로 생각하지 않는다. 남보다 나은 존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만족한다.

 

7. 일이 잘못되면 남 탓으로 돌리고 매사에 불만이다.

너희들은 학생이 아니라 짐승같아. 선생님이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변화된 것이 없잖아! 나도 너희를 가르친다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너희반이 전교에서 제일 문제야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자기가 실수를 하면 성찰의 과정을 통해 자기 실수가 자기 탓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가 실수를 하면 성찰 대신에 자기 방어 기제나 접촉 경계 혼란 행동을 보인다. 예컨대, 수업에서 배움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원인을 학생들의 학습 능력 부족, 가정의 무관심, 관료적이고 획일화된 학교 구조와 문화, 입시 제도의 불합리함 등으로 생각한다. 배움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가 최소한 교사 자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높은 교사는 회복 탄력성이 크지만 반대로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회복 탄력성이 낮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실수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자기 합리화나 투사 등을 통해 남 탓으로 여기거나 가만히 앉아 어쩔 줄 몰라 한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자기 실수를 자기 잘못으로 인정한다 해도 올바른 성찰로 이어지지 않고 자책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성찰은 자기를 긍정적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이라면 자책은 자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자기 잘못으로 인하여 자기 스스로 자기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대체로 불만이 많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는 일의 결과가 좋으면 자기의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조력에 대하여 감사할 줄 모른다. 반대로 일의 결과 좋지 않으면 환경이나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돌리고 자기는 그 책임으로부터 회피하려고 한다. 이런 교사들은 교실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학생들에게 모욕적이고 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교사가 학생들을 조롱하고 빈정대는 태도를 보이면 학생들도 그대로 그 태도를 배운다. 교사가 학생들을 무시하는 말을 사용하면 학생도 그대로 따라한다.

 

교사의 자존감을 세우려면

심리학에서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기본 접근으로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기지금 여기에를 강조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 접근법은 자존감을 세우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보기 힘들다.

자존감은 자기가 스스로 소중하다고 자기 충족 예언을 한다고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였다. 이웃 사랑은 자기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자기가 소중하다는 근거가 자기 자신일 때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죄성을 가지고 있으며 감정에 따라 흔들리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가 소중하다는 근거가 절대자라면 달라진다. 창조주인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였다는 것을 믿는 순간 자기 존재 가치의 근거가 달라진다. 성경에서는 인간의 가치를 상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예컨대 달란트의 비유를 살펴보면 주인으로부터 받은 달란트의 양보다 자기가 받은 달란트를 활용하여 몇 달란트를 남겼는가가 중요하다. 하나님은 청지기적 관점에서 인간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깊게 깨달아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를 교사로 부르셨다는 소명의식이 생기면 교사로서 자아정체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이를 통해 비로소 교사로서 자기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학생도 하나님의 형상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라는 것을 알게 되면 학생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게 된다. 교사가 학생을 온전히 존중하면 학생도 교사를 온전히 신뢰한다.

낮은 자존감의 뿌리는 비교의식이다. 다른 사람과의 끊임없는 비교의식은 열등감과 우월감으로 발전한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정반대 양상이지만 비교의식이라는 뿌리는 동일하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의 내면에는 우월감이 숨어있고 우월감이 강한 사람은 내면의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비교의식은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비교의식에서 벗어나 자기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향한 시선을 하나님의 기준으로 바꾸어야 한다.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자기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의 강점만 아니라 약점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기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너새니얼 브랜든(2015), “자존감의 여섯기둥”, 교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