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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협동학습의 개념 및 기본원리

by 김현섭 2012. 2. 6.

(1) 협동학습의 개념

협동학습이란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질적인 학생들이 학습 집단을 통하여 함께 학습하는 교수 전략”(Slavin)이다. 학생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하여 학습 효과를 극대화한 교수 전략이다. 협동학습은 쉽게 말해 ‘또래 가르치기’ 수업이다. 그런데 기존 조별학습이 ‘비구조화된 또래 가르치기’라면 협동학습은 ‘구조화된 또래 가르치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구조화’의 의미는 협동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조별 학습은 모둠원 모두가 협동을 해도 과제를 완성할 수 있지만 구태여 협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제 자체를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협동학습에서는 협동을 해야만 비로소 과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한다.

협동학습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기존 조별학습과의 차이점을 좀 더 자세히 비교해보도록 하자. 우선 기존 조별학습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자기 조(모둠) 활동에 별로 관심이 없다.

■ 학습 과정에서 조(모둠)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 무임승차자나 일벌레, 방해꾼 학생 등이 나타난다.

■ 조(모둠)별 활동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 학습 시간에 비해 학생들의 모둠 과제 내용 수준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

■ 조(모둠)별 학습 편차가 많이 벌어진다.

이러한 조별 학습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개발된 것이 협동학습인데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협동학습의 기본 원리이다. 협동학습 모형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협동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협동학습의 기본원리가 협동학습 수업 가운데 자연스럽게 나타나야 제대로 된 협동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2) 협동학습의 기본 원리

협동학습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해야 기존 조별 학습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잘 이해할 수 있다. 협동학습의 기본 원리는 긍정적인 상호 의존, 개인적인 책임, 동등한 참여, 동시다발적인 상호 작용이다.(Kagan, 1994)

가. 긍정적인 상호 의존

긍정적인 상호 의존이란 ‘다른 사람의 성과가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의 성과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게 하여 각자가 서로 의지하는 관계로 만드는 것’이다. 협동학습은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학습자가 서로 협동하지 않으면 학습 목표나 과제 자체를 이룰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구조화시킨다.

긍정적인 상호의존의 개념을 이해했다는 것은 모둠이 성공하려면 구성원 개인 모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과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엮어서 학습에 있어서 나의 성공이 다른 사람에게 실질적인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둠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모둠 구성원 모두가 각각 고유의 역할, 과제, 자료 등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상호의존은 학생들에게 우리는 공동의 운명을 지녔다는 자연스러운 공동체의식을 가지게 하고 나의 일이 남에게 도움이 되면서 남의 일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서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 준다.

긍정적인 상호의존을 위해서는 학습 목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공동 과제를 수행했을 때 보상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공동체 일원임을 느낄 수 있도록 정체성을 가지고 공동 과제에 대한 과제를 분담하고 개인에게는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다.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세부적인 역할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 개인적인 책임(개별적인 책무성)

기존 조별 학습은 학습 활동이 주로 모둠(집단) 단위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모둠(집단) 속에 개인이 숨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리하여 ‘무임승차자’나 ‘일벌레’ 내지 ‘방해꾼’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긴다. ‘무임 승차자’란 자신은 전혀 공동 작업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모둠 점수를 덩달아 받는 사람이다. 반대로 ‘일벌레’란 자신의 분량보다 많은 과제를 하는 사람이다. ‘방해꾼’은 자기가 속한 모둠이나 다른 모둠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학습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평가에 있어서 공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협동학습에서는 구성원간의 협동을 중시하면서도 동시에 구성원 개인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개인적인 책임(책무성)이란 학습과정에 있어서 집단 속에 자신을 감추는 일이 없도록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예컨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평가에 있어서 불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즉, 평가할 때 ‘무임 승차자’나 ‘방해꾼’은 모둠 전체 점수와 상관없이 감점 처리하거나 ‘일벌레’는 반대로 가산점을 주어 개인의 역할 기여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상을 할 때 모둠이나 학급 전체 보상과 함께 개인 보상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예컨대 칭찬 스티커로 보상을 주는 경우 팀 스티커와 개인 스티커를 나누어 활동 단위에 따라 스티커를 부여하고 나중에 팀 스티커와 개인 스티커를 합하여 최종적으로 보상할 수 있다. 개인의 역할에 따라 그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우도록 하는 것이다.

다. 동등한 참여

동등한 참여란 학습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일부에 의해 독점되거나 반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존 조별 학습의 경우를 살펴보면 발표력이 뛰어난 학생이나 외향적인 학생들이 모둠 내에서 발언을 독점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발표력이 부족하거나 내성적인 학생들은 모둠 활동에서 쉽게 소외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것이 바로 동등한 참여이다. 즉, 누구나 학습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고 역할과 책임도 각자에게 동등하게 나누자는 것이다. 물론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능력이 다른 상황에서 동등한 기준의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함으로써 공동체 속에서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동등한 참여는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또한 동등한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에게 과제를 일정하게 분담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끔이, 기록이, 칭찬이, 지킴이 등 모둠 구성원 개인의 역할을 고정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일정기간마다 돌아가면서 역할을 바꾸어 운영할 수 있다. 그리고 교사가 수업하거나 평가할 때 특정 학생만을 중심으로 학습 활동을 운영하고 그에 맞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을 동등한 위치에 놓고 각 학생들의 개성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수업을 디자인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라. 동시다발적인 상호 작용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육적 이상일 것이다. 현실적으로 제한된 수업 시간 안에 모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습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한 것이 동시다발적인 상호작용이다. 즉, 학습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다발적인 구조의 반대는 순차적인 구조이다. 순차적 구조란 순서대로 한 명씩 나와서 학습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1분씩만 이야기해도 한 학급에 35명이라면 학생들이 움직이거나 자리 이동하는 시간을 빼더라도 35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개 기존 수업에서는 2-3명을 교사가 선정하여 발표시킨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으로 발표를 시키면 실제로 발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학생은 2-3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순차적인 구조에서는 동등한 참여를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순차적인 구조에서 동등한 참여를 이루려고 한다면 시간상 제한이 따르고 수업 자체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다발적인 구조는 이러한 순차적인 구조가 갖는 한계를 극복한다. 예컨대, 한 사람당 1분 씩 발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짝 토의 방식은 2분이면 모든 학생들이 발표하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돌아가며 이야기 구조를 활용하면 4분이면 충분하다.

동시다발적인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동시동작’과 ‘동시멈춤’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학습 시작과 마침을 교사가 동시에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학습 자료를 배분할 때 교사가 전체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아니라 각 모둠의 자료 담당자가 자기 그룹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주제에 대해 발표시킬 때도 한 번에 한 명씩 발표하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둘씩 짝지어 나누게 함으로써 모두가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다. 질문이 있을 때에도 손을 들고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모둠 동료에게 즉각적으로 질문하고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교사가 질문을 던져 한사람씩 발표하는 것보다 전체가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게 하는 것이다. 토의나 필기를 할 때도 동시에 시작하고 동시에 마치는 것이다. 물론 하던 것을 다 마치지 못했어도 그 상태로 정지시킨다. 부족한 것은 별도의 시간을 주거나 숙제로 부과해서 일부 때문에 전체 진행에 무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계속하여 수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 스스로 시간에 따라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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