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질문의 유형)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 / 고차원적 질문과 저차원적 질문]

 

1.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

열린(개방형) 질문이란 해답이 여럿 나올 수 있는 질문으로, 발산적 사고에 의한 질문이다. 반대로 닫힌(폐쇄형) 질문은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질문으로, 수렴적 사고에 의한 질문이다. 발산적 사고란 하나의 생각에서 다양한 형태로 생각이 뻗어나가는 사고이며, 수렴적 사고란 여러 생각이 하나로 모아지는 형태의 사고이다. 

닫힌 질문은 저차원적 질문, 열린 질문은 고차원적 질문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닫힌 질문과 열린 질문의 예이다.

닫힌 질문	열린 질문
내가 도와줄까?	내가 무엇을 도와줄까?
원전 추가 건설 문제에 대해 찬성하니 반대하니?	원전 추가 건설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이성 친구를 사귄 적이 있니?	이성 친구와 사귀어 본 적 있었다면 어땠니? 만약 없다면 네가 바라는 이성 친구는 어떤 스타일이니?
변하는 달의 모양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달은 왜 한쪽 면만 보일까?
홍길동전은 문학 중 어느 갈래에 속하는가?	홍길동전을 시(詩)로 표현한다면?

 

교사들은 보통 지식과 이해 수준의 질문을 주로 사용하고, 적용, 분석, 종합, 비판 수준의 질문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발산적 질문을 던지는 것을 연습하고 실천해야 한다.

 

[개념 도출 질문과 탐구 질문]

 

개념 도출 질문이란 학생들의 배경 지식이나 생각, 경험 등을 수업에서 다루는 개념과 연결하여 이끌어내는 질문이다.

 

교사 : 지하철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해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면, 이것을 도덕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을까?

송희 : 저는 도덕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이유야 어찌되었든 자리를 양보했으니까요.

교사 :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니?

다민 : 저는 생각이 달라요. 순수한 마음에서 한 행동이 아니니까요.

교사 : 송희는 도덕적 행동의 기준이 결과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민이는 동기에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송희처럼 결과를 중시하는 것은 공리주의의 견해에, 다민이처럼 동기를 중시하는 것은 칸트의 의무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단다.

 

탐구 질문은 수업에서 배운 지식이나 학생들의 배경 지식을 지적 호기심으로 연결시키는 질문이다.

 

교사 : 최근 불거진 무상 급식 문제를 오늘 배운 자유 지상주의, 공리주의,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각각 어떤 주장을 하게 될까? 이 중 자신의 입장과 가까운 것을 선택하고 이유를 이야기해 보자.

 

[추상적 질문과 구체적 질문]

 

묻고자 하는 질문 표현이 추상적이냐 구체적이냐에 따라 추상적 질문과 구체적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의란 무엇인가?”는 추상적 질문이고,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는 구체적 질문이다.

심리학자인 피아제는 초등학교 시기(7-11세)를 구체적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 조작기로, 청소년 시기(12세 이후)를 추상적, 논리적 사고가 가능해지는 형식적 조작기로 구분한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론에 따르면 초등학생에게는 구체적 질문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중고등학생에게는 추상적 질문을 점차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업은 구체적 질문으로 시작해서 추상적 질문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으며, 추상적 질문도 구체적 질문으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추상적 개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질문 유형에 따라 답변 유형도 달라진다. 추상적인 질문을 하면 추상적인 답변이 나올 것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구체적인 답변이 나올 것이다.

질문 유형	질문 사례	예상되는 답변 사례
추상적 질문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대상을 애틋하게 그리워하거나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구체적 질문	최근에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있나요?	최근에 동아리에서 알게 된 친구를 짝사랑하게 되었는데, 볼 때마다 설레요.

 

[탐색 질문과 집중 질문]

 

주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탐색 질문과 집중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탐색 질문은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질문이며, 집중 질문은 학생들이 심화된 지식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질문이다.

다음은 탐색 질문의 예이다.

 

교사 : 서진아,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학생 : 그저 그래요.

교사 : 오늘따라 얼굴이 부어 보이는데 많이 피곤하니?

학생 : 네, 사실 좀 피곤해요. 어제 늦게까지 게임을 했거든요.

교사 : 게임을 좋아하나봐?

학생 : 네, 게임할 때는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교사 : 그렇구나. 게임 말고 요즘에 또 관심이 있는 것은 뭐니?

 

다음은 집중 질문의 예이다.

 

교사 : 서진아, 너는 학교 다니는 이유가 뭐니?

학생 : 엄마가 가라고 하니까요.

교사 : 그럼 엄마 아니면 학교 안 다녔겠네?

학생 : 꼭 엄마 때문에 학교 다니는 건 아니에요.

교사 : 그래? 그럼 또 다른 이유는 뭐야?

학생 : 꿈을 이루기 위해서요.

교사 : 꿈이 뭔데?

학생 : 아직은 없어요.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있는데.

교사 : 꿈은 직업하고는 다른 것 같은데? 직업은 살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꿈은 그렇지 않으니까. 서진이의 진짜 꿈은 뭘까?

 

수업에서는 탐색 질문과 집중 질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좋다. 이 두 유형의 질문은 학생 상담 대화나 수업 코칭 대화에서 자주 활용되기도 한다.

 

[정보 질문, 관계 질문, 정보-관계 질문]

 

정보 질문은 사실이나 정보를 알기 위한 질문으로, ‘교사와 지식’ 혹은 ‘지식과 학생’과 관련된 질문이다. 반면 관계 질문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거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으로, ‘교사와 학생’ 혹은 ‘학생과 학생’과 관련된 질문이다. “컴퍼스를 사용하지 않고 원을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가 정보 질문이라면,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니?”는 관계 질문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수업에서는 정보 질문이, 일상에서는 관계 질문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관계 질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수업은 ‘교사-지식-학생’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수업에서 가장 좋은 질문은 정보 질문과 관계 질문이 결합된 것이다. 이는 ‘정보-관계 질문’으로, 학습 주제와 학생의 구체적인 삶을 연결한 질문을 말한다.

다음은 정보 질문, 관계 질문, 정보-관계 질문의 예이다.

질문	관계 방식	질문 사례
정보 질문	(교사-지식) (지식-학생)	-“이번 수업에서 선생님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비폭력 대화의 특징은 무엇일까?”
관계 질문	(교사-학생) (학생-학생)	-“요즘 힘든 일 있니?” -“그런 말을 들으면 상대방은 어떤 느낌이 들까?”
정보- 관계 질문	(교사-지식 -학생)	- “너 방이 왜 이렇게 지저분하니? 고등학생이나 된 애가 네 방 정리도 못 하니? 언제까지 엄마가 따라다니며 치워줘야 하니?”라는 표현을 비폭력 대화 방식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인지 질문, 감정 질문, 실천 질문, 메타 인지 질문]

 

질문의 대상과 영역에 따라 인지적(아는 것) 질문, 감정적(느끼는 것) 질문, 실천적(실천하는 것) 질문, 메타 인지적(학습하는 것을 아는 것)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각 질문의 예는 다음과 같다.

 

1. 인지 질문

블룸이 말한 지식, 이해, 분석, 종합, 평가와 관련된 질문이 대표적이다. (앞서 제시한 예 참조)

 

2. 감정 질문

- 이 글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 상대방은 내 주장에 대해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 주인공이 갈등을 겪으며 느꼈던 복합적 감정은 무엇일까?

 

3. 실천 질문

- 이 지식을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한다면?

- 이를 실천하고자 할 때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4. 메타 인지 (초(超)인지) 질문

- 수업을 통해 무엇을 알게 되었는가?

- 수업에서 이해가 잘 안 되었던 부분은 어디인가?

- 수업이 만족스럽거나 그렇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 수업을 통해 좀 더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무엇인가?

- 수업과 관련하여 선생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질문, 해석 질문, 평가 질문]

 

사실 질문은 사실과 관련된 질문 혹은 이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해석 질문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 혹은 사실을 토대로 암시된 정보를 추론하도록 하는 질문이다. 평가 질문은 사실에 대한 가치 판단을 묻는 질문을 말한다. 이러한 유형의 질문들은 독서 수업에서 자주 활용된다.

 

1. 사실 질문

- 이 부분에서 관찰한 내용은 무엇인가?

-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누구인가?

- 삼각형의 정의는 무엇인가?

 

2. 해석 질문

-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사랑손님의 시점에서 다시 서술한다면?

- 다음의 단어들을 보기의 기준에 따라 분류한다면?

- 한국 전쟁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3. 평가 질문

-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이 문제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며,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무엇인가?

- 남북통일은 꼭 필요하다고 보는가?

수업의 맥락에 맞는 질문 유형

 

수업에서 사용하기에 가장 좋은 질문 유형은 없다. 모든 질문 유형은 상호 보완적이다. 따라서 수업의 맥락에 맞게 적절한 질문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적합한 질문 유형은 과목 특성이나 학습 수준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열린 질문은 이과 과목보다는 문과 과목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또한 초등학생에게는 구체적 질문이 적절하고 중고등학생으로 올라가면 추상적 질문을 좀 더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적합한 질문 유형은 수업의 흐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도입 단계에서는 흥미 유발 질문이나 관계 질문, 탐색 질문을, 전개 단계에서는 개념 도출 질문이나 정보 질문, 집중 질문, 인지 질문을, 마무리 단계에서는 탐구 질문이나 정보-관계 질문, 집중 질문, 실천 질문, 메타 인지 질문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적합한 질문 유형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이 아직 친밀하지 않은 경우에는 관계 질문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친밀해 지면 정보 질문을 조금 더 사용하고, 신뢰가 형성된 경우에는 관계-정보 질문을 사용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