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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학생 자리 배치, 어떻게 해야 할까?

by 김현섭 2016. 3. 3.

학기 초 첫 수업을 준비하면서 고민하는 것이 학생들의 자리 배치이다. 대개 학급 담임 교사가 키순이나 번호순으로 앉도록 한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학기 초에 임시로 자리를 앉도록 할 때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무난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담임 교사가 학급경영 및 생활지도와 교과 수업을 동시에 하고 둘 중에서도 학급 경영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 배치도 이러한 측면에서 중점을 두고 앉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급 담임 교사와 교과 담당 교사가 다르기 때문에 자리 배치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개 학급 담임 교사가 지정한 자리대로 교과 담당 교사도 그대로 자리를 인정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급 담임 교사마다 철학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자리 배치가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학급 담임 교사가 배치한 형태가 교과 담당 교사의 수업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해당 교과의 수업 특성에 맞게 자리를 재배치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두 줄을 묶어 일제 학습 구조로 자리 배치를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한 줄 씩 일렬로 배치하는 개별 학습 구조 형태나 시험 대형으로 자리 배치되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자 형태로 자리 배치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학급 전체 학생들을 하나의 모둠 형태로 자리를 배치한 경우도 있다.

자리 배치는 학생들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수업 모형에 따라 자리 배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자리 배치는 학습 구조와 관련이 깊다. 학습 구조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사회적 상호 작용 방식이다. 학습 구조에는 교사의 설명 중심인 일제학습, 학생 상호 간에 상호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는 개별학습, 학생 상호 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협동학습, 학생 상호 간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쟁학습 등이 있다. 각 학습구조에 따라 자리 배치가 달라진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자리 배치 형태를 살펴보고 각기 장단점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자리 배치와 그 특징

 

[시험 대형(개별학습)]

시험 대형은 개별 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 형태이다. 학생 상호 간의 상호 작용을 최소화한 형태의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일제 학습 구조에 적합하다. 전체 학생들이 교사에게만 집중하기 좋게 배치한 형태이다. 또한 시험 대형이나 시험 기간 자율학습을 할 때도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하지만 평상시 자리 배치를 이렇게 하는 경우, 학생들의 친밀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험을 보거나 개별 학습시 좋지만 협동학습 등 활동 중심 수업을 하기에는 불편한 자리 배치이다.

 

 

 

[분단 중심 대형(일제 학습)]

가장 일반적인 자리 배치 형태로서 일제 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좋은 자리배치이다. 짝끼리 상호 작용은 용이한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교실 정면에 위치한 교사나 칠판을 보기 좋은 자리 배치이다. 모둠 활동하기 불편한 자리 배치이고, 학생들이 전체 학생들의 얼굴을 바라 보기 힘든 구조이다. 설명식 강의법이나 짝 토의에는 좋지만 다양한 협동학습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하기에는 불편한 자리 배치이다.

 

 

 

[‘자 대형(일제학습 변형)]

자 대형은 전체 학생들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전체 토의하는 좋은 자리 배치이다. 최근 배움의 공동체 운동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리 배치이다. ‘자 대형은 교사의 설명에도 좋고, 전체 학생들끼리 전체 토의할 때 좋다. 교사가 중간 공간을 활용하여 개별 학생들을 일대일로 지도하기 좋다. 하지만 교실이 비좁고 다인수 학급인 경우는 자 대형의 장점을 살리기 힘들다. 다인수 학급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막힌 자 대형이 되기 쉬운데, 이 경우는 오히려 기존 분단 중심 대형보다 단점이 더 많아진다. 또한 세로줄에 앉아 있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를 바라보려면 자리를 비틀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찬반 대형(경쟁학습)]

학급 전체 구성원들이 찬반 논쟁 수업을 할 때 유리한 자리 배치이다. 예컨대, 어떤 토론 주제에 대하여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을 구분하고 서로 마주 보고 자리를 앉도록 하는 것이다. 경쟁학습에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서로 마주 보고 토론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토론 수업에는 좋지만 강의식 수업이나 협동학습에서는 이 대형을 활용하기 힘들다. 대개 일상적인 자리 배치라기보다는 전체 토론 수업의 경우에만 이와 같이 변형하여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모둠 대형(협동학습)]

모둠 중심으로 자리를 배치한 경우이다. 협동학습이나 모둠 수업에서 많이 활용한다. 모둠 대형도 일반형, 말발굽형, ‘V’자형 등이 있다. 일반형의 경우, 둘씩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는데, 모둠 활동하기는 좋지만 교사 방향에 등지고 앉아 있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를 바라보기 힘든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형태가 말발굽형이다. 말발굽형은 1열 두 명은 마주 보지만 2열 두 명은 나란히 앉도록 한 것이다. 말발굽형은 강의식 수업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일반형에 비해 자리 변경이 비교적 간단하기에 협동학습 시 일반형에 비해 많이 활용되는 자리 배치이다. ‘V’자형은 마주 보는 일반형은 변형한 형태로 ‘V’자 형태로 자리 배치한 것이다. ‘V’자형은 일제 학습과 협동학습을 동시에 적용하기 쉽지만 상대적으로 공간을 많이 차지할 수 있다. 대개 교과교실을 사용할 때 ‘V’자 형태가 가능한 조합형 책상을 사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각 형태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고려하여 결정하면 좋다. 모둠 대형은 교사의 일제 학습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리 배치이다. 교사가 일제 학습으로 주로 수업을 하는데, 학생들 자리를 모둠 대형으로 배치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기 쉽다. 모둠 대형 자리 배치에서는 교사의 설명이 학생들에게 잘 전달되기 힘들다.

 

 

 

 

 

[덴마크 대형(복합형)]

덴마크 학교의 경우, ‘자 대형과 분단 중심 대형의 결합한 갈비뼈 모양 형태로 수업을 진행한다. ‘자 대형의 교실 중앙의 빈 공간에 분담 중심 대형을 넣은 형태이다. 다인수 학급에서도 활용하기 좋고, 전체 학생들이 토의하기 쉽고, 사이드 구석에 있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집중하기 좋다. 또한 모둠 대형으로 변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우리 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자리 배치이다 보니 이러한 자리 배치를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분할형(복합형)]

일제 학습과 협동학습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원화한 자리 배치이다. 교탁 앞 공간을 비워놓고 의자만 배치하거나 까페트로 깔아 놓고 교실 뒤편 공간에 모둠 대형으로 밀집하여 자리를 배치한 것이다. , 교실 앞 공간은 일제 학습, 뒷 공간은 협동학습 및 경쟁학습이 가능한 공간으로 다원화한 것이다. 교실이 상대적으로 크거나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교실 공간이 비좁거나 학생들이 많을 때는 사용하기 힘든 구조이다. 교과교실에서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자리 배치이다.

 

 

그 밖에 원형(써클) 배치도 있다. 회복적 써클이나 전체 학생 회의(다모임) 시 적합한 자리 배치이다. 책상을 빼고 의자만 원형으로 둘러서서 앉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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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리 배치할 때 유의해야 할 10가지 사항

 

첫째, 교사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지 않은 자리 배치 방법은 학생들의 의견대로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교우 관계상 친한 학생들끼리 모여 앉을 가능성이 높다. 친한 친구끼리 자리 배치가 이루어지면 쉽게 떠들기 좋을 뿐 아니라 친한 친구들끼리 유유상종(類類相從)하는 또래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친하지 않은 친구들끼리 어울리기 쉽지 않다.

둘째, 학습 구조와 수업 모형에 따라 자리 배치 유형이 달라질 수 있다. 일제학습에서는 분단 중심 대형이나 자 대형, 경쟁학습에서는 찬반 대형, 개별학습에서는 시험 대형, 협동학습에서는 모둠 대형이 좋다. 4가지 학습 구조를 복합적으로 활용하려면 덴마크형이나 다분할형이 좋다. 교사가 주로 어떠한 학습 구조와 교수학습모형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적절한 자리 배치로 유연하게 변형하는 것이 좋다.

셋째, 자리 배치할 때 가급적 이질 집단 학생들끼리 모일 수 있도록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 성적, 성격, 성별, 인종 등 서로 다른 학생들끼리 가까이 앉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다. 다양한 학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친한 친구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등 수업 시간 이외의 시간을 통해 친하게 어울릴 수 있지만 동질 집단 중심으로 자리 배치를 하면 친하지 않은 친구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동질 집단끼리는 친하기 때문에 친한 학생들끼리 자리 배치를 하면 쉽게 떠들 수 있다. 협동학습을 실시하려고 할 때는 자리 배치 이후 모둠 세우기 활동 등을 통해 모둠원 간의 친밀도를 높이고 모둠 내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모둠 활동시 61모둠보다는 41모둠 형태로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모둠원 숫자가 많으면 모둠 안에서 무임승차자 학생이나 일벌레 학생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3인이나 5인의 경우, 짝 활동시 불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둠 활동을 할 때는 기본적으로 41모둠 형태로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수업 방해자 등 문제 학생들은 교사와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자리에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대개 많은 교사들은 문제 학생들을 뒷자리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사 입장에서는 문제 학생들이 눈에 잘 띄지 않아 수업하기 수월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문제 학생들을 생활 지도하기 쉽지 않다. 문제 학생들을 가장 자리나 뒷 자리로 배치하는 경우, 교사가 통제하기 쉽지 않을 뿐 더러 문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문제 학생이나 문제 학생들이 많은 모둠일수록 앞 자리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자리 배치의 원칙을 정하고 학생들에게 원칙에 따라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이다. 자리 배치를 하기 전 자리 배치의 원칙과 그 이유를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남녀 혼합반의 경우, 이질적인 자리 배치 원칙에 따라 남녀 학생들끼리 짝꿍을 만들거나 모둠 배치시 2:2 형태로 구성하면 좋다. 그런데 학생들은 동성 친구들끼리 자리 배치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사가 이성 친구들을 골고루 섞어서 자리 배치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하여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원칙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곱째, 특별한 학생들에게는 자리 배치에 있어서 일반적인 자리 배치 원칙에서 벗어난 예외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존재감이 적은 내성적이고 소심한 학생이나 기초 학력 부진 학생, 학습 의지가 높은 학생, 친구 간의 관계가 깨져서 고통 받는 학생 등은 자리 배치할 때 한번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여덟째, 교사는 수업 중 자리 변경시 생기는 학생들의 반발을 잘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귀차니즘에 빠져 자리 이동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가 학생들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자리 변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학생들의 배움도 충분히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첫 수업 시간에 자리 배치에 대한 원칙과 방법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자리 변경을 하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홉째, 학생들이 등교 순서대로 자리 배치하거나 자유석 형태로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학습 의지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유리한 자리 배치일 수 있겠지만 반대로 학습 의지가 낮은 학생들에게는 의도적으로 배움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자유석 형태는 학습에 있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자유석 형태는 학생 출석 상태를 파악하는데도 쉽지 않다. 교사의 동의나 허락없이 자리를 바꾸는 것은 금지하는 것이 좋다. 수업 규칙 제정시 자리 배치 부분도 반영되는 것이 좋다.

열 번째, 교사가 성적 순으로 자리 배치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일부 교사의 경우, 학업 성취 향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경쟁적인 분위기를 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성적 순으로 좋은 자리를 배치하거나 성적 순으로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를 앉을 수 있는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것이다. 성적 순 자리 배치는 학생 상호 간의 관계를 깨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다. 비교의식과 우월감,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학생 자리 배치 형태를 보면 교사의 교육철학과 교수학습방법이 잘 알 수 있다. 자리 배치는 교사에게는 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심사숙고하여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둠 내 자리 배치시 유의사항

 

모둠 내 자리 배치할 때도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성적을 중심으로 이질적인 자리 배치를 할 때는 학업 성취도 기준으로 볼 때 상과 중상, 중하와 하를 모둠 내 짝꿍이 될 수 있도록 자리 배치하는 것이 좋다. 얼핏 생각해보면 상과 하, 중상과 중하를 짝꿍으로 묶으면 좋을 것 같지만 상과 하의 경우, 서로의 학습 격차가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하 수준 학생이 상 수준 학생에게 열등감을 느끼기 쉽고 매번 물어보는 것이 심리적으로 쉽지 않다. 그런데 비슷한 학생들끼리 묶으면 상대적으로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성별을 중심으로 이질적인 자리 배치를 할 때는 남학생 2+여학생 2명이 가장 좋다. 그런데 학급 구성원 특성상 성별 균형이 깨진 경우, 어쩔 수 없이 동성 친구들끼리 모둠 구성할 수 있다. 그런데 모둠 구성시 성별이 3:1 형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남학생 3+ 여학생 1명은 좋지만 남학생 1+ 여학생 3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남학생 1+ 여학생 3명 구조에서는 남학생이 쑥쓰러워서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밀한 교사의 배려가 학생들의 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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