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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원활한 학생 모둠 활동을 위한 9가지 관리 방법

by 김현섭 2016. 10. 17.

교사 : “지금부터 모둠별로 토의해보도록 할께요.”

학생 : “선생님, 학습지 중에서 무엇을 토의하라고 하는 것이죠?”

교사 : “다시 말하면 오늘 토의 주제는 사형 제도 찬반 여부 문제입니다. 지금부터 10분 동안 자유롭게 토의하라는 것이예요.”

학생 : “선생님, 얘가 자꾸 제 물건을 가지고 가서 돌려주지 않아요.”

교사 : “누가 희민이 물건을 가져갔는데... 빨리 토의하라니까

학생 : “선생님, 모둠 토의 주제가 무엇이라고 했죠?”

교사 : “아까 선생님이 토의 주제에 대하여 다시 이야기했잖니? 5모둠, 지금 뭐하니?”

 

최근 배움 중심 수업, 학생 참여 수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많은 교사들이 모둠 활동을 수업에서 도입한다. 그런데 막상 모둠 활동을 해보면 생각보다 모둠 단위로 학습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모둠 과제를 제시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알아서 모둠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모둠 활동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소기의 학습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다.

모둠 활동 시 저지르기 쉬운 교사들의 실수가 있다. 모둠 활동 시 대강 설명하고 학생들이 알아서 모둠 활동을 하라고 지시만 하고 칠판 앞쪽에만 머무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모둠과제를 수행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떤 교사는 모둠 활동 시 모둠별로 돌아다니며 일일이 개입하는 경우가 있다. 열심히 활동하는 모둠에도 개입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친절한 선생님처럼 보이지만 자칫 모둠 활동이 교사 의존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생긴다. 교사가 모둠에 다가 올 때는 학습 활동하지만 교사가 다른 모둠으로 이동하면 학습 활동의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어떤 교사는 모둠 주변을 열심히 돌기만 할 뿐 모둠 활동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습관적인 순회 활동은 학생의 배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사가 모둠 활동 관리에 있어서 어느 선까지 개입할 것인가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교사가 모둠 활동 시 어떻게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1. 모둠 활동 전에 모둠별 활동 방식을 세밀하게 설명하거나 활동 예시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네모() 유형 학생이나 저학년 학생,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 낮을수록 구체적으로 활동 진행 방식을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등 학교의 경우, 다른 학급에서 수업한 결과물을 정리하여 보여주면 좋다.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 경우는 예전 학급 결과물을 교실에 붙여놓을 수 있을 것이다.

2. 모둠 활동 시간을 타이머를 활용하여 알려주면 좋다

교사가 말로만 제시하는 것보다 컴퓨터 타이머 플래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시간을 의식할 수 있도록 하면 좋다. 모둠 안에 지킴이 학생을 선정하여 그 학생이 시간을 재촉하도록 하면 좋다. 다만 모둠 활동 시간이 부족한 경우, 교사가 추가로 시간을 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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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둠 활동 중간에 교사가 추가로 설명하거나 설명할 내용이 있으면 일단 모둠 활동을 중단시키고 교사의 설명에 집중하도록 한다

많은 교사들이 모둠 활동 중간에 추가 설명할 때, 모둠 활동을 중단시키지 않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모둠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경우, 교사의 설명에 집중하기 힘들 수 있고, 학생들의 모둠 활동 소리가 교사의 설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모둠 활동 중간에 교사가 이야기하면 학생 모둠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교사가 생각나는 대로 그때 그때 마다 이야기하는 것보다 모둠 활동을 잠시 중단한 다음 피드백 내용을 모아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4. 교사의 모둠 간 이동 동선 공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둠 배치 방식에 따라 모둠 간 통로 공간이 달라진다. ‘자 형태로 수업하다가 모둠 배치로 전환하면 가운데 공간이 비워있기 때문에 교사의 동선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다. 바둑판 모양처럼 3+3+3 형태도 교사의 동선 확보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4+4 형태로 모둠 배치하면 교사가 뒷쪽 모둠으로 이동하기 불편할 수 있다. 교사가 뒤쪽 모둠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뒤쪽 모둠 활동에 대한 피드백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모둠 활동 시 뒷쪽 모둠 활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교사가 모둠 활동을 관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5. 모둠 활동이 시작되면 교사가 여유있게 모둠 활동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둠 활동이 시작되자 마자 교사가 모둠 활동에 개입하는 것은 학생들의 배움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모둠 활동의 목적은 모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배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체 활동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모둠 활동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스스로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모둠 활동 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6. 모둠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한다

예컨대, 모둠원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내성적인 학생들로 모둠 구성이 이루어진 경우, 교사가 모둠 활동 시간을 준다고 해서 알아서 모둠 활동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모둠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고 해서 그 결과만 가지고 교사가 적극적으로 모둠 활동을 하라고 말한다고 해서 모둠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둠 구성을 이질적으로 재구성하거나 모둠 세우기 활동을 통해 모둠원 간의 친밀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과만 바라보지 말고 그 원인에 따라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7. 모둠에서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 내용에 따라 교사가 반응을 달리 보여야 한다

어떤 경우는 즉문즉답(卽問卽答)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어떤 경우는 학생들이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야 한다. 대개 지식과 이해 수준의 질문은 즉문즉답이 좋다. 예컨대, 주요 개념을 묻거나 토의 주제를 세부적으로 명료화하기 원한다면 교사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적용, 분석, 종합, 평가 등 고차원적인 질문은 교사가 질문을 통해 학생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선생님, 실험을 했는데 교과서에서 제시된 정답과는 다른데, 어떡하죠?”라고 질문했다면, “민희야, 실험 결과와 교과서 정답과 다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라고 질문하면서 민철아, 너는 민희의 대답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니?” 등으로 모둠원들이 협력하여 그 원인을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8. 교사의 목소리 크기를 학생 대상 규모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 개별 학생과의 일대일 상황이면 30cm 대화, 특정 모둠 대상이면 50cm 대화, 학급전체라면 10m 대화로 이야기하면 좋다는 것이다. , 일대일로 말할 때는 가급적 작게, 모둠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중간 크기로, 전체 학생들에게 이야기 할 때는 가급적 크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모둠 활동을 향한 교사의 목소리가 너무 크면 다른 모둠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식 수업을 할 때도 무조건 교사의 목소리를 크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교사가 억양과 리듬에 맞추어 리듬감 있게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학생들이 강의에 집중하기 좋고 교사의 성대도 보호할 수 있다.

9. 수업 디자인할 때 모둠 활동 시간을 여유있게 배정한다

활동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배움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활동과 배움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활동이 너무 많으면 학생 입장에서는 활동 자체에만 관심이 몰릴 수 있고, 활동의 이유를 놓칠 수 있다. 열정이 있는 교사들이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오류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수업을 잘하려고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오히려 수업의 핵심이 흐려져서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대개 1차시 수업에서 모둠 활동은 1,2가지가 좋다. 일반적으로 전체 수업 시간에서 모둠 활동 시간 비중이 60% 이상 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모둠 활동이 적으면 의사소통 방식이 일방 통행으로 흐르기 쉽거나 일부 학생들이 학습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힘들 수 있다. 수업의 디테일을 잃어버리면 전체 수업도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