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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교사가 학생들에게 피하면 좋은 9가지 표현들

by 김현섭 2017. 9. 5.

교사가 학생들에게 피하면 좋은 9가지 표현들

 

 

1. “집중해라. 오늘 수업 내용에서 이번 시험 문제를 3개나 출제했어.”

많은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잘 집중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수업에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표현이다. 대개 교사들이 이 표현을 쓸 때는 수업 분위기가 산만하거나 학생들이 교사에게 잘 집중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 살펴보면 상위권 학생들이나 시험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겠지만 하위권 학생이나 시험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일부 학생들은 오히려 교사가 평가권을 가지고 학생들을 협박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교사가 시험 문제를 몇 문제 출제했다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힌트를 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른 학급과의 형평성이나 평가의 공정성 문제에 휩쓸릴 수 있다. 대개 상위권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력을 가지고 수업에 임한다. 시험 기간이 아닌 이상 이 표현은 별 효과가 없다.

“....”(침묵), 침묵 신호, 흥미 있는 소재를 활용하여 질문 던지기

 

2. “지난 시간에 배운 것, 벌써 까먹었니? 또 잊어 먹었어?”

에빙하우스에 의하면 학습 후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1시간 뒤에는 50%, 하루 뒤에는 70%, 한 달 뒤에는 80%를 망각하게 된다. 어제 수업 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도 별도의 복습을 하지 않는 한 30% 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게다가 학생이 강의식 수업에서 수동적으로 듣기만 경우, 5%정도만 기억을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교사는 1차적으로 수업을 준비하면서 공부하고, 2차적으로 가르치면서 공부하고, 3차적으로 다른 학급에서 반복하면서 가르치면서 공부하기 때문에 학습 내용은 온전히 기억한다. 남을 가르치게 되면 그 내용을 90%이상을 기억할 수 있다.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배움의 방식이다. 그러므로 교사가 학생들이 지난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온전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학생들을 야단칠 필요가 없다. 학생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누가 이야기해볼래? 기억나는 만큼만 이야기해도 좋아. 선생님이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도록 간단히 정리해줄게.”

 

3. “오늘 수업 내용, 너무 쉽지? 누가 이 문제를 풀어볼래?”

교사가 먼저 수업한 내용에 대하여 쉽다고 단정해 버리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왜냐하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은 쉬운 것도 이해하지 못한 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위권 학생 입장에서는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 상위권 학생 입장에서도 부담이 된다. 정답을 풀어도 당연한 결과이고 오답을 말하면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누가 도전해볼래? 오늘 내용을 이해하면 충분히 잘 풀 수 있다고 생각해.”

 

4. “넌 이런 것도 이해 못하니?”

교사들이 쉽다고 생각한 내용을 학생이 잘 이해하지 못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교사들은 대개 언어적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교사들은 학창 시절 모범생으로 살아오면서 공부도 매우 잘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교사 학창 시절처럼 모범생인 학생은 소수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습 의지가 높고 머리가 똑똑한 학생들이 아니다. 교사 입장에서 쉬운 것이 학생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만약중학교 교사라면 초졸자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을 성적으로 무시하지 말라. 성적과 상관없이 학생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이 문제를 이해하면 재미있을거야. 어디까지 이해했니? 선생님과 함께 풀어볼까?”

 

5.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나중에 질문해.”

강의식 수업 방식에 익숙한 교사들은 강의 중 누군가 중간에 흐름을 끊어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이 의미있는 학생의 질문이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교사가 강의를 하다보면 이야기(설명)에 흐름이 생기기 때문에 중간에 어떤 이유로든 그것이 끊어지면 다시 흐름을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직 경력이 쌓일수록 교사가 이야기를 펼쳐내는 능력이 생겨서 별 내용이 아니라도 길게 늘어뜨릴 수 있게 된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이해가지 않는 내용을 중간에 물어볼 기회가 없으면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 상태로 다음 학습 내용을 접하게 되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 생긴다. 대개 수업 내용은 인과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수업 시간에 A, B, C를 배운다면 A를 이해해야 B를 이해할 수 있고, B를 이해해야 C를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어떤 학생이 A를 몰라서 A를 질문하고 싶은데 제대로 질문하지 못해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 내용인 B, C는 당연히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 교사가 수업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어도 그 학생은 A를 물어보기 힘든 상황이 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수업 중간이라도 언제든지 손들고 질문하렴.”

 

6. “, 학교는 왜 나오는 거야. 그렇게 공부하기 싫으면 학교에 나오지 마

교사들이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는 해당 학생이 자기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 짓을 할 때 자주 사용한다. 학생들의 행동에 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전제하여 공격하는 표현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가만히 있거나 스스로 자책하거나 반발한다. 학생이 가만히 있는 경우는 교사의 권위와 힘을 눌린 경우가 있다. 자칫 반응을 보였다가 더 큰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책하는 경우는 학생이 자기 자신에게 잘못을 돌리고 공격하는 것이다. ‘그래, 난 원래 그런 놈이야라고 생각하게 되면 학생의 자존감이 무너지게 되고 나중에 학습 무기력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반발하는 경우는 학생이 나름대로 힘이 있거나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일부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하고 대신 친구들과의 교우 관계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학생들은 자기가 잘못을 했어도 친구들 앞에서 교사가 자기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정서적인 반발을 할 수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교사는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기초 학력이 부족해서 이해가 되지 않아서인지, 튀는 행동을 통해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인지, 수업하기 싫어서 딴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서인지 등등...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해야 그에 맞는 생활 지도를 할 수 있다.

선생님은 네가 이런 행동을 할 때 마음이 답답해. 네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잠깐 멈추고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줄래?”

 

7. “좀 더 의욕을 가지고 공부해봐

학생이 슬럼프에 빠져서 공부가 잘 되지 않거나 학습 무기력에 빠져 있는 학생들에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때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슬럼프에 빠진다.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학생 자신도 그것을 느낀다. 노력을 해도 결과가 잘 나타나지 않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가 의욕을 가지고 노력하라고 말한다고 해서 갑자기 의욕이 불끈 불끈 생길 수 있을까?

공부가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잘 안되는 것 같아 보이네, 무슨 일이 있니?”, “누구에게나 슬럼프는 있어. 지금은 좀 더 기다리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어”, “선생님이 너를 위해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니?”

 

8. “너희들 중 누가 더 잘하나 볼거야!”, “네 오빠는 너보다 훨씬 공부를 잘했는데...”

이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경쟁심을 유발하는 표현이다. 교사의 언어적 표현은 학생들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사가 다른 학생을 경쟁자로 여기게 만들면 친한 관계에 있는 친구조차 경쟁자로 여겨서 상호 관계가 깨질 수 있다. 경쟁심 유발이 당장의 효과를 어느 정도 낼 수 있을 수 있겠지만 치루어야 할 부작용의 댓가는 크다. 학습은 너의 성공이 나의 실패관계가 아니다.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인 관계로 만들어야 깊은 공동체적인 배움을 경험할 수 있다.

교사들은 종종 형제자매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교사가 학생을 형제자매 간에 비교하는 것은 학생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방법이다. 비교의식에 빠지게 되면 자기 만족을 모른다. 자기의 절대적 가치를 상대적인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가지고 자기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자기 존재의 의미를 자기 스스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정하는 것이다.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보자.”, “네가 지난 번에 한 것보다 좀 더 잘해보자.”

 

9. “글쎄, 니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다

이 표현에서는 교사의 학생에 대한 신뢰를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 입장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하는데 교사가 자신을 빈정댄다고 느껴지게 되면 열심히 노력할 마음이 생기지 않거나 교사에 대한 강한 반발심이 생길 수 있다. 교사가 학생을 믿지 못하면 학생도 교사를 믿지 않는다. 상호 간의 불신이 생기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서로 믿지 않을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학생은 교사를 신뢰하고 순종할 때 온전한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안에서 깊은 가르침과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보자

 

참고문헌

스와 고이치 외 편(2004), “교사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는 대화의 기술”, 양철북

김현섭(2017),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 수업디자인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