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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교실 갈등, 욕구로 풀다!

by 김현섭 2018. 9. 2.

교실 갈등, 욕구로 풀다

 

교사를 열 받게 만드는 4

교사 : “, 자꾸 이렇게 할래?”

학생 : “....”

아니요’, ‘몰라요’, ‘싫어요’, ‘그냥요

요즘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 교사를 가장 열 받게 하는 표현이 바로 4요다.

정당한 요구를 교사가 했는데, 아이가 아니요’, ‘싫어요라는 말을 하면 교사는 거절감을 느끼고 아이에게 무시당했다는 것을 느낀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수업을 하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물었는데, 아이가 몰라요’, ‘그냥요라는 말을 하면 당황스럽게 느껴지고 때로는 허무감을 느낀다. 그런데 아이가 이러한 표현을 사용할 때 교사가 화를 내거나 야단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아이들은 왜 이럴까라고 말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지만 아이의 행동 속에 숨어 있는 욕구를 알게 되면 좀 더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욕구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니요’, ‘싫어요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은 힘의 욕구가 강한 아이일 수 있다. ‘몰라요’, ‘그냥요를 자주 사용하는 아이들은 자유의 욕구가 높은 아이일 수 있다.

 

교사와 아이와의 욕구 궁합

욕구 관점에서 교사와 아이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면 좋다. 대개 교실 분위기가 좋은 경우는 생존의 욕구와 사랑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이 많은 경우이다. 생존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이 많으면 수업 시간에 열심히 참여하고, 규칙을 잘 준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학급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사랑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은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배려를 잘하기 때문에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쉽다. 하지만 반대로 생존의 욕구와 사랑의 욕구가 낮고 힘과 자유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이 많으면 교실 분위기가 엉망일 수 있다. 수업 규칙이 있어도 잘 지키려고 하지 않으려고,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할 것이다. 선생님이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해도 아이들은 선생님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이 많으면 교실 분위기가 밝고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교사도 즐거움의 욕구가 높으면 교실 전체 분위기가 밝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자주 생길 것이다. 반대로 즐거움의 욕구가 높지 않고 생존의 욕구가 높은 교사라면 아이들의 낙관적인 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힘의 욕구가 높은 교사와 힘의 욕구가 높은 아이가 부딪히면 큰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 높다. 힘의 욕구가 높은 교사가 힘의 욕구가 높은 아이를 힘으로 누르려고 하면 힘의 욕구가 높은 아이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이의 힘을 인정해주면 오히려 교사를 잘 지지하고 협력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자유의 욕구가 낮고, 생존의 욕구가 높은 교사가 자유가 높은 아이와 만나면 생활 지도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자유의 욕구가 높은 아이는 교사의 통제에 잘 따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욕구 관점에서 바라본 문제 학생 유형

교사가 학교에서 일반적인 수업 규칙만으로 지도하기 힘든 아이들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 유형의 아이들을 욕구 관점에서 정리해 볼 수 있다.

 

욕구 갈급형 :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아이, 나만 집중해 주기를 바라는 아이, 산만한 아이 등

욕구 내전형 : 예민한 아이

욕구 불만형 : 공격, 보복하는 아이

욕구 억압형 : 상대방에게 맞추어 주는 아이

욕구 좌절형 : 포기한 아이

욕구 포화형 : 의존하는 아이

 

욕구에 대한 태도에 따라 욕구 갈급(渴急), 욕구 내전(內戰), 욕구 불만형, 욕구 억압형, 욕구 좌절형, 욕구 포화(飽和)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욕구 갈급형은 자기가 원하는 욕구를 강렬하게 원하는 아이들이다. 욕구 내전형은 내면의 욕구 갈등으로 인해 내적인 고민이 많아 늘 내면 속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이들이다. 욕구 불만형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하여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욕구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하고 보복하는 행동을 보인다. 욕구 억압형은 자기 욕구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맞추어 사는 아이들이다. 욕구 좌절형은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통해 자기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포자기를 한 아이들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며 내버려두기를 원한다. ‘욕구 포화형는 부모의 과잉 보호 속에서 생존이나 사랑의 욕구 측면에서 기대보다 과하게 충족된 아이들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권위자에게 의존하거나 명령한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아이 문제의 경우

힘의 욕구가 높은 아이들이다. 자유의 욕구가 함께 높을 수도 있다. 예컨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오늘은 그림을 그릴 거에요하고 말하면 나는 안 그릴거야라고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친구들이 이를 듣도록 이야기한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영향을 받아 그림을 잘 그리지 않는 아이들도 생긴다. 그러면 선생님은 이 아이를 혼내거나, 그냥 무시한다. 그런데 그림 그리기 활동을 하다보면 그 아이도 언제부터인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선생님의 말이 틀리지 않아도 일단 선생님에게 딴지를 거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을 볼 때 교사는 쥐어 박아주고 싶기도 하고, 언젠가 한 번은 꺾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내버려 두면 버릇이 나빠지니 빨리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꺾는 것이 좋은 방법일까?

사실 어떤 아이들은 더 힘센 사람에게 꺾여서 문제 행동을 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꺾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욕구라는 것이 누른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풍선은 눌리지만 풍선 속 공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눌리면서 다른 쪽으로 공기가 몰리는 것 뿐이다. 선생님이 힘으로 누르면 그 아이는 자기보다 힘없는 아이들에게로 분출한다. 힘으로 누를수록 좋지 못한 방법으로 그 힘이 다른 방향으로 분출된다.

힘의 욕구를 다룰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힘 자체를 나쁘게 보는 시각이다. 교사를 힘들게 하고 친구들을 힘들게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하려는 욕구 자체를 잘못된 것으로 인식해 버리면 아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을 느껴서 자존감을 손상 받을 수 있다. 힘은 잘 채워지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는 아이를 권면하고, 안내하고, 조절해주며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무줄 심리를 잘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과 힘이 만날 때, 양쪽에서 고무줄을 당기면 당길수록 긴장만 늘어날 뿐이다. 이러한 경우, 힘을 적절하게 다루기 힘들어지게 된다. 만약 교사가 고무줄을 힘껏 당겨서 그 순간을 이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 힘에 눌려서 졌다고 여길 때는 언젠가 이겨보리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힘의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상대가 이기려고 달려들면 더 세게 공격하는 특성이 있다. 힘의 욕구를 가진 사람의 특성 중 하나는 약한 사람에게는 부드러워지고, 세게 나오는 사람에게는 어떻게든 이기려는 마음이 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힘과 자유의 욕구가 강한 아이에게 교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 좋다.

아무도 널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이니?’

네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이니?’

시켜서 하는 건 싫고, 네가 하고 싶을 때 하면 좋겠니?’

이렇게 욕구를 묻는 것은 고무줄을 놓으면서 아이에게 나는 힘 대신 다른 방법으로 너와 이야기를 나눌 거야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교사가 화를 내면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잠시 냉각기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불은 불로 끄는 것이 아니라 물로 끄는 것이다. 냉각기를 가지는 것은 아이에게 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지혜로운 방법이다. 수업시간에 생긴 문제라면, ‘선생님도 좀 진정된 후에 이 문제를 다루고 싶다. 그래서 시간이 좀 필요해. 이따가 다시 만나서 이야기하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교사가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결정해서 말하면 좋다. 예를 들면 선생님은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 거에요’, ‘줄을 다 섰을 때 밖으로 나갈 거에요’, ‘선생님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기다릴 거에요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을 말해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한 후에는 그 말대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친절함과 단호함이 아이들에게는 화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교사가 화를 낼 것 같았는데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자신이 할 행동을 아이에게 이야기한다면 그 아이는 화내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 이후에 아이와 함께 해결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 해결 방법은 소속감을 만들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 둘이 서로 힘을 존중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을까와 같은 말이다. 이런 말들은 힘의 욕구를 채우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의 의견을 묻는 것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담길 수 있고, 아이가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서 아이가 가지고 있는 힘의 욕구를 인정할 수 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괜찮고 수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행동하는 것은 언제나 괜찮은 것은 아니다. 욕구와 행동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한 행동이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으로 적절했는지 아이가 질문을 통해 자기 평가를 하도록 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