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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을 축제처럼 할 수 있을까?

by 김현섭 2014. 10. 24.
수업을 축제처럼 할 수 있을까?

교사가 자기 수업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 지루함이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해집니다. 수업 외형은 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교사의 내면이 흔들리면 수업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방법적인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도 수업의 생기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교사의 내면이 흔들리지 않고 수업 준비를 통한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수업 자체에 대한 흥미를 교사가 가지고 있으면 수업의 생기가 온전히 드러날 수 있습니다.   

오늘 반월중학교 체육수업공개에 참여했습니다. 농구수업인데, 농구 기본기에 해당하는 드리블과 패스, 슛 연습 활동이 주내용이었습니다. 일단 선생님이 5개 모둠, 5개 코너로 나누고 코너별로 자유투, 드리블, 일대일 패스, 동시다발 패스, 자유투 변형 게임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교사의 휘슬로 코너별 활동을 모둠별로 돌아가며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코너별 활동시 마친뒤 학급전체를 홀수번과 짝수번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드리블과 슛 연결 활동을 계주 형태로 운영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너무나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대개 체육수업은 체육 잘하는 학생들에게는 해방의 시간이 될 수 있지만 체육을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적당히 떼우는 수업이 될 수 있습니다. 대개 체육수업은 경쟁위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운동 경기 과정은 역동적일 수 있지만 승패 결과에 따라 승자에는 큰 기쁨을 패자에게는 좌절감과 분함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상호비방과 견제가 일어나서 운동을 그 자체로 즐기기 보다는 결과 중심, 승패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운동을 못하는 학생들은 운동 경기에 참여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수업은 전혀 달랐습니다. 운동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모든 학생들이 농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수업을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팀내 협동이 잘 이루어졌고 실패해도 서로 격려했습니다.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1분에 1회 이상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학급 단합대회 같은 수업이었습니다.

오늘 수업을 통해 고민하는 만큼 좋은 수업이 나오고 경쟁보다는 협동이 더 의미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할수 있는 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