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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인성초 수업코칭 이야기

by 김현섭 2014. 11. 27.

이번 인성초 수업코칭 참여 선생님들의 참여 후기를 정리하여 올립니다. 

[코칭 참여 교사의 소감문1]

* 코칭 받으면서 좋았던 점

- 가장 좋았던 점은, 학급을 경영해나가며 생기는 고민들. 이를테면 수업이나 생활지도를 하며 생기는 고민이나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이다. 더욱이 실제 코칭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된 것들을 학급에 적용해 나갈 때,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볼 때면 교사로써 뿌듯하고 기쁨이 더욱 커졌던 것 같다. 단순히 기술적인 것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나누면서 교사로서 나의 정체성을 세워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코칭 받으면서 어려웠던 점

- 어려웠다기보다 먼저 부담이 되었던 건, 교사로서 첫 해를 보내는 것인 만큼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솔직히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없는데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오픈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학교 생활에 적응해가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여유가 없을 때에도, 끊임없이 하루의 수업과 아이들과 지냈던 것에 대해 성찰을 하고 그것들을 기록해야 하는 과정자체도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 코칭을 통해 변화된 점

- 코칭을 통해 변화된 점은, 산만하고 정신없던 교사로서의 하루의 삶이 정돈되어진 것이다. 조금씩 여유가 생기다 보니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가장 큰 변화는 수업을 즐겁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나에게 수업준비는 가장 큰 우선순위는 아니였던 것 같다. 수업보다 아이들 생활지도나 다른 것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지만, 교대 4년의 생활과 임용고시를 준비했었던 경험들이 수업을 사전에 준비 못해도 어느정도는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준비하지 못한 수업과 준비한 수업의 차이를 피부로 직접 느끼며 반성도 하고, 준비한 수업을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풀어낼 때 이전과는 다른 수업시간의 풍성함과 어떤 짜릿함을 맛보게 되니 저절로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다음 수업을 기대하게 되고, 아무리 피곤해도 다음날 수업을 구상해보는데 시간을 할애하려고 하는 좋은습관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나에게 코칭이란?

- 나에게 코칭은 올해 받은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 교사로서 첫 해를 보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테지만, 자칫 길을 잃고 헤맬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 때마다 적절한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하다. 이제 공식적인 코칭은 끝나지만, 앞으로도 학교 내부에서 코칭의 기회들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코칭을 받으면서 계속 생각났던 것이,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역량이라면 나눔의 시간들만 확보되면 학교 안에서 보다 풍성한 코칭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매일매일은 힘들겠지만, 동학년 협의회든 어떤 형태로든지 일주일에 2-3번이라도 정해진 시간에 정기적으로 만나서 수업을 준비하고 고민이나 어려움을 나누며, 선생님들 각자의 노하우나 서로의 장점을 공유한다면 수업 코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들을 그 시간을 통해 서로가 더욱 풍성하게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코칭 참여 교사의 소감문2]

인성초등학교에 다닌 지 어느새 11년이 되었다. 중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학교만 졸업하면 시간이 해가 지날수록 빨리 갈 것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그 말씀을 실감하며 살고 있다. 초임 때 가르쳤던 아이들이 훌쩍 커져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와서 학교가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잊고 있었던 나도 내일 모레면 마흔이라는 생각에 흠칫 놀라곤 한다.

직장생활 10년이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 이 길을 계속 갈 것인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도 들었을텐데 그 땐 흘려 들었지만, 근래 몇 년 사이 내가 그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2014년도 초에 학교에서 수업 코칭을 한다고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좋지만, 내가 그 중심에 서야한다면 하고 생각하니 조금 꺼려지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담당 선생님의 권유와 변화에 대한 갈증이 수업 코칭으로 나를 이끌었다.

 

개인 상담

수업 코칭 미션 중에 개인 상담이 있었다. 그래서 신** 교수님과 상담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나의 수업 영상을 보시고 좋은 조언을 주셨다. 처음에는 몇 가지 문답만 가지고, 나의 반응에 기초해서 진행해 주셨다. 그러다가 때가 이르자 핵심적인 질문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수업시간에 불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인격에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수업내용에 대해서 이해를 못한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었다. 해결책을 정해서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내가 왜 그랬을까 자문하며 깨닫게 된 사실이 있는데, 수업이 의식하지 않으면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가지 않고, 내가 나에게 하는 방식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내가 아이들에게서 느낀 답답함이 내가 나를 가르치고 있어서 그런 것이라 인식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교수님의 말씀대로 2학년 아이들의 눈높이로 자꾸만 내려가는 연습을 반복했다.

교수님과의 상담이 부담과 즐거움이 반반 섞여 진행되다 금새 5회기가 되어 종료되었다.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나의 일과가 퇴근 후에는 아내와의 공동 육아로 꽉 짜여 있는 것을 보시고, 교수님께서 다음을 기약하셨다. 솔루션을 수행할 여력이 되겠냐는 말씀이셨다. 요즘의 삶이 터널 속에 있는 느낌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수업 참관 -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에서

수요일 오전 수업을 모두 빼고 개별 코칭 선생님 세 분과 함께 협동학습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로 향했다. 10여년동안 처음으로 수업을 모두 빼고 수업 참관을 위해 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에 얼떨떨했다. 선생님과 아이들의 수업을 보고 오후에 잠깐 시간을 가졌다. 경력이 쌓여도 수업과 아이들에 대한 고민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더불어 그에 대한 선생님의 식지 않는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통합학급을 운영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MT

엠티는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이번에 새삼 느끼게 되었다. 코칭을 받는 선생님들과 코칭을 진행하시는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카드를 가지고 하는 그룹상담은 정말 재미있었다. 행복이라는 주제와 나의 숙제라는 주제로 이미지 카드를 골라서 그 카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고, 또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룻밤을 자고 장소를 학교로 옮겨서 수업 재구성과 관련된 김현섭 선생님의 강의와 실습을 했다. 정말 유익한 엠티였다.

 

 내 인생의 아이들

 수업 코칭 최종 소감문을 써 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책상에 앉아서 떠오른 제목이 있었다. 무슨 책 제목 같아서 검색을 해봤더니 비슷한 제목으로 내 생애의 아이들이라는 책이 있었다. 그 책도 교사가 쓴 책인데,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인생의 아이들은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그 첫 번째로 어릴 때 만났던(6살부터) 조카들이 있다. 지금은 14명이지만, 군대 가기 전까지 10명의 조카들이 내 첫 번째 시기의 아이들이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업어 키우기도, 기저귀도 갈아봤다. 아이들이 정말 예뻤다. 내가 초등교사가 된 이유도 조카들과의 좋은 시간들이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 두 번째 시기의 아이들은 2003년부터 만난 우리 반 아이들이다. 11반을 거치며 미운 정 고운 정 들인 소중한 아이들이다. 매년 아이들 명단을 모아서 기도하리라, 기억하리라 다짐했지만 지금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는 속담을 되뇌이며 아이들의 안녕을 기대하고 있다.

세 번째 아이들은 2009년에 한 명, 2011년에 두 명, 계속 만나고 있는 우리 집 우렁이들(우리 꾸렁이의 줄인 말)이다. 결혼하자마자 낳지 못하고 2년 동안 기도 많이 하게 하시고, 또한 기도 많이 받고 태어난 소중한 아이들이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 계획도 무색하게 둘째, 셋째를 쌍둥이로 낳게 되어 부담도 세 배, 기쁨도 세 배가 되었다.

 

내 인생의 아이들은 나의 기쁨이자,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인 것 같다. 장년의 길을 걷고 있는 내가 그들의 인생에 좋은 지지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나를 오늘의 모습으로 이끌어 온 것 같다. 교직에서 10여년을 보내며 부딪혔던 많은 고민들이 여전히 고민 중이고, 해결책을 찾았다고 여긴 것들이 새로운 형태로 도전해 오는 현실에 낙망하는 오늘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깔깔 웃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에서 위로를 얻으며 살고 있다.

이번 수업 코칭을 받으며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나의 수업을 돌아보며, 다가올 나의 인생과 수업을 준비하는 방법을 배웠다. 지나온 나의 인생을 색깔로 비유하자면 옅은 그린 색이었고, 이제 다가올 인생의 색깔은 터널 밖의 뜨겁고 눈부신 태양빛이다.

 

[멘토 교사의 참여 후기]

"선생님! 선생님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 보셨어요?”

저도 봤어요. ~ 저도 그런 수업도움을 받고 싶어요.”

수업이 너무 힘들어서 교사를 그만해야하나 고민이 되기도 해요.”

 

작년이었던가 우리 학교에서 한동안 선생님들끼리 모였다하면 시끌시끌 이야기하고 또 동영상도 공유하면서 이슈가 되었던 프로그램은 단연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였다.

 

저도 그런 수업도움을 받고 싶어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쳐도 됐을 말이었는데 그 말이 내 마음에는 왜 그리도 오랫동안 걸려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던 중 학교의 수업연구팀모임을 통해 수업을 바꾸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고 그 책의 저자인 김현섭 선생님을 우리학교의 수업코치로 1년간 모실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수업코칭을 받고 변화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수업코칭대상교사가 아닌 수업멘토교사로 초청을 받게 되어 어리둥절하면서 동시에 서운하기까지한 마음을 가지고 멘토로서의 삶을 출발하게 되었다.

1년 가까이 4분의 개인코칭 대상자 선생님들과 또 다른 4분의 그룹코칭 대상자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수업동영상을 분석해 보기도 하고, 강의도 함께 듣고 엠티를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나 또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의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듯 간헐적인 코칭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왜 이곳에서 나와 관련도 없는 이야기들을 이렇게 긴 시간동안 듣고 있어야하나 그런 생각들이 먼저 다가왔다.

후배 선생님들이 멘토라고 나에게 이런 저런 상담을 요청하고 도움을 바라는데 나의 나눔이 과연 얼마나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멘토라 불리우는 나의 정체성에 더욱 복잡한 심정을 더해줬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수업멘토로서 1년을 살면서 선생님들 내면의 역동을 보았고 그 역동을 보는 것이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경험케 되었다.

마주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어느 선생님의 고백,

나는 그런거 필요 없는데 자꾸만 강요하지 말라고 괴로워하던 어느 선생님의 눈물,

너무도 막막했는데 이제 조금 수업에 대한 눈이 떠지는 것 같다는 어느 선생님의 환희,

작년까지는 잘 몰랐는데 수업에 대한 엄청난 세계가 있더라고 놀라워하던 어느 선생님의 미소. . .

그 뒤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분들의 이야기에 함께 웃고 함께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수업을 세우려면 수업만 세우려 들면 안되고 교사를 먼저 세워야한다는 당연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장학과 달리 코칭은 특정하고 뚜렷한 방향제시나 가르침을 주는 과정이 아니었다. 멘토는 그저 질문을 하고 선생님 스스로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 나가면서 성찰을 통해 서 나가야하는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 스스로가 코칭을 통해 세워지고 학급이 서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1년의 과정을 마무리하는 수업코칭마지막 모임이 있었다.

코칭을 받은 4분의 선생님은 코칭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무척 즐겁게 풀어나가셨는데 나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마음고생하며 여기까지 오신 선생님들이 고마워서,

어머나 저런 내면세계의 변화를 드디어 이뤄냈구나 대견스러워서,

학급에서 저런 변화를 경험하셨다니 정말 다행이다 기뻐서 눈물이 났다.

눈물을 닦으며 어머나 나 멘토됐나봐. 처음에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이었는데. . . ’어느새 그 분들의 고백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응원하고 있는 나를 오늘 만나게 되었다.

 

내 맘 속에 오랫동안 걸려 있었던 그 말

저도 그런 수업도움을 받고 싶어요.”에 이제는 그래 도와줄게 언제든지와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