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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좋은 수업대화는 어떻게?

by 김현섭 2015. 5. 3.

<대화 상황1>

A: 서울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B :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A: 고맙습니다.

 

<대화 상황2>

A: 서울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B :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A: 맞았습니다.

 

<대화 상황1>은 일상 대화 방식이고 <대화 상황2>는 수업 대화 방식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이혁규(2013)는 이러한 일상 대화와 수업 대화를 비교하면서 기존 수업 대화 문화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수업 대화의 기본 구조를 분석해보면 [교사의 질문]-[학생의 반응]-[교사의 평가]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화 구조는 교사 중심적 대화라는 것을 알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막강한 권리가 교사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교사의 수업 대화 질문들은 주로 몰라서 묻는 질문이 아니라 교사가 알고 있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질문을 통해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가지고 진행한다. 하지만 일상 대화의 경우는 몰라서 질문을 던지고 수평적 입장에서 상대방의 답변에 대하여 반응을 보인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할 때 주로 교사 입장에서만 질문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질문한다. 하지만 종종 상대방 입장에서는 답변하기 힘든 경우가 발생한다. 교사가 질문만 하고 학생들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거나 자문자답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학생 입장에서는 교사의 질문에 대하여 답변해야 할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학생 이야기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교사 입장에서 해석하고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질문만 하고 경청하지 않거나 질문이나 답변을 중간에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학생 입장에서는 더 이상 질문하거나 말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의 답변에 대하여 교사가 수직적 관계에서의 평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학생이 정답을 말하면 칭찬을 받고 오답을 말하면 야단을 맞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학생 입장에서는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자발적으로 질문에 대한 반응을 보이기 힘들다. 학생들이 직접 질문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강의식 일제 학습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이 경우, 가르침과 배움의 간극이 벌어져 수업 진도는 나가지만 정작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생긴다.


  

교사가 좋은 수업 대화를 진행할 수 있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먼저 학생 입장에서 답변하기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 대개 학생 눈높이에 맞는 질문, 열린 질문, 구체적인 질문 등이 좋다.

둘째, 학생에게 질문을 했으면 학생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질문을 했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답을 기다려야 한다. 연구 학자들은 대개 수렴적 질문은 최소 3, 발산적 질문은 15초 이상을 기다리면 좋다고 한다.

셋째, 학생의 이야기에 대하여 경청해야 한다. 교사가 먼저 학생에게 질문을 해놓고 정작 학생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학생 입장에서는 성실하게 이야기하기 힘들 것이다. 학생 상호 간에도 서로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경청할 수 있는 자세를 길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협동학습에서는 이를 사회적 기술 문제로 파악하고 수업시간에 직접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째, 교사가 학생의 대답에 대하여 평가하려고만 하지 말고 수평적 관계에서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답과 오답을 판단하려만 하지 말고 칭찬과 격려, 긍정적, 수용적 표현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질문의 기회를 교사가 독점하지 말고 학생들이 직접 질문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수 있어야 한다. 하브루타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하고 협동학습에서는 학생 상호 간에 질문과 토의를 강조한다. 문제중심 (PBL) 수업모형에서는 질문을 통해 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이 질문을 중심으로 탐구할 수 있도록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 비중을 줄이고 설명하기보다 질문하기를 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