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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진로를 this하다

by 김현섭 2014. 8. 12.

요즘 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수년전 진로상담교사제가 도입되고 진로 수업이 정규 교육과정 속에 편성되었고 자유학기제를 통해 중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강화하는 흐름이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청소년 시기에 있어서 진로 교육은 앞으로 더욱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진로 교육 관련 자료를 개발되어 현장에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진로 교육 자료들이 자기 이해 및 직업 탐색 정도에 치중된 부분이 있습니다.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로 교육에 대한 접근은 자칫 개인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로 교육은 자기 이해와 직업 탐색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이해를 넘어 자기 가치관을 점검하고 어떠한 가치를 위해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직업을 통해 세상과 사회를 어떻게 섬겨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직업이 생계 유지나 자아 실현을 넘어 세상과 사회에 기여하는 통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직업을 향해 매진하는 것을 넘어 직업을 통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세울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해야 합니다. 의사를 생각하면 높은 보수나 사회적 인정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판검사를 생각하면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회 정의를 세우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청소부를 생각하면 3D 직업으로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위생과 건강을 지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 세월호 사건은 직업인으로서 가치관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일이었습니다. 진로는 진학과 직업 탐색을 넘어 소명(Calling)을 찾는 일입니다.

청소년은 미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미래사회를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의 모습으로 예견합니다. , 취업전쟁과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경쟁은 더 심화되고, 로봇과 자동화로 발전된 산업사회에서 전체 일자리 수 또한 감소할 것이며 실업문제도 심각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많은 학자들은 학습의 시기, 일하는 시기의 구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평생에 걸쳐 15개 이상의 직업을 갖기 위해 이직과 전직을 해야 하고, 기업과 국가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하는 등 역동적인 미래직업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진학을 위한 초중고 진로교육, 졸업 후 취업을 위한 경력 쌓기 중심의 진로교육의 형태를 뛰어넘어 평생 학습적 측면에서 학업과 취업 및 창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진로 교육은 직업이 자신을 넘어선 사회와 공공을 위해 행복한 가치를 찾아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해야 합니다.

진로 교육은 진로 탐색을 위한 지식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진로를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역량)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에 맞추어 진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시절, 자기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요? 바로 생각의 힘(The strength of Thinking), 마음의 힘(The strength of Heart), 안목의 힘(The strength of Insight), 선택의 힘(The strength of Selec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 디스(THIS)입니다. 진로 교육은 디스(dis)를 넘어 디스(THIS)해야 합니다. 디스(dis)라는 표현은 미국 속어로 disrespect의 준말로 경멸하다’, ‘헐뜯다’,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로 남을 비판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디스(THIS)는 세상과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한 전략을 말합니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거나 살아가는 대로 생각합니다. 자칫 진로 문제는 살아온 방식대로 별 고민없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생각이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 마음의 힘이 약할 때입니다. 내면을 단단히 다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마음의 힘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의 힘이 필요합니다. 직업을 통해 세상을 섬겨야 하므로 직업과 세상을 어떠한 관점으로 이해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유부단함을 넘어 자기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선택이란 한 가지를 선택하고 나머지 수많은 가능성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선택이란 쉽지 않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 힘을 통하여 적성에 맞는 대학을 찾고, 직업을 선택하는 진로교육을 넘어서, 자신에게 펼쳐질 미래의 다양한 환경가운데서 자신의 직업적 가치를 찾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번에 진로교육연구회 비전코디와 한국협동학습연구회가 연대하여 아이들의 행복한 진로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이 책은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이 30년 후 살아갈 미래 세대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미래에 심화 될 수 있는 사회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통합 가치와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가치자신의 삶에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가치를 설계할 수 있는 진로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고안된 진로교육 매뉴얼입니다.  

여기에서는 진로프로그램을 크게 생각의 힘(The strength of Thinking), 마음의 힘(The strength of Heart), 안목의 힘(The strength of Insight), 선택의 힘(The strength of Selection) 등으로 구성하였습니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활동을 넣어 수업 디자인을 하였습니다. 협동학습, 프로젝트 수업, 매체 활용 수업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앞으로 진로 교육을 위한 다양한 자료가 개발되고 현장에 보급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