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혁신

[캄보디아 교육 탐방 간단 후기(2025)]

김현섭 2025. 5. 12. 22:55

지난 5월 연휴 기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캄보디아 학교들을 탐방했다. 시골 공립초등학교부터 프놈펜 국제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캄보디아 학교들을 방문하였다. 캄보디아 교육현장을 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프놈펜 부근 시골 사립초등학교

첫째, 캄보디아 초등 공립학교 교육과정이 기초교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국어(크메르어),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5, 6학년도 오전 수업만 진행했다. 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수업이 진행되었다. 그 이유는 기후가 덥고, 음미체 등 교과 수업이 없고, 급식 제도가 완비되지 않았기에 점심 식사를 집에서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중등학교의 경우, 오후 2시에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나와서 정규 및 보충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둘째, 유아 교육과정과 초등 교육과정의 차별성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캄보디아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준하여 운영되고 있었다. 기초교과를 유아 수준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었다. 발달심리단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학령별 접근의 차별성이 정교하지 않았다.

프놈펜 사립유치원

셋째, 수도이자 대도시인 프놈펜과 다른 지역은 도농격차가 크기에 학교 문화나 시설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프놈펜 지역 학교들은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교육열이 높은 편이고, 이러한 필요에 맞추어 영어 특성화 사립학교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다. 중국어에 대한 선호도도 올라가고 있다. 왜냐하면 외국어 능력이 좋은 직업을 가지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골학교들은 기초교과 중심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프놈펜 아시안 호프 국제학교

넷째, 현지 학교들의 수업 진행 방식은 주로 강의식 수업, 암기식 수업, 문답법 등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기초 교과를 중심으로 지식을 암기하는데 초점을 두어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국제학교들은 협동학습, 토의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참여형 수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다. 현지 학교에서는 크메르어 수업에서 글을 쓰고, 읽고, 말하고, 듣고, 외우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면, 국제학교에서는 크메르어를 게임처럼 학생들이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방법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섯째, 교사 처우와 교사 재교육 체제가 충분하게 구성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할 수 있었다. 교사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교사가 되면 자기가 학창시절에 배운 문화대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교사를 하면서 추후 교사양성대학에 들어가서 교사 훈련을 받는 상황이었다. 교사 월급 수준이 낮은 편이라서 우수 학생들이 교사로 진입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교사 책무성도 그리 높지 않아서 일부 교사들은 수업 중간에 무단조퇴를 하거나 무단 결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섯째, 전반적으로 학교 시설과 공간이 미비하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시골 초등학교는 바닥이 흙바닥인 경우가 많았다. 우기철에는 바닥이 엉망이 되고, 건기철에는 먼지가 많이 날릴 수 밖에 없다. 에어컨 시설이 없어서 교실은 전반적으로 무더운 편이었다. 바닥을 타일로 공사하고, 화장실은 현대식으로 개조하는 사업이 필요하였다. 컴퓨터는 소수 있지만 학생들이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곱째, 현지 선생님들의 수업 고민들을 모아보니 금쪽이 학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금쪽이 학생 수준이 한국과는 달리 그렇게 힘든 학생들은 아니었다. 발달심리 및 상담 이해, 체계적인 문제행동 지도법 등에 대하여 교사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놈펜 아시안 호프 국제학교 전경

캄보디아 교육 협력 사업과 관련하여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캄보디아에 대한 기본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역사, 문화, 기후, 지리, 사회 특성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 관점에서 캄보디아를 바라보고 접근하면 안된다. 이번 탐방 시 캄보디아 국내선을 타고 시엠 리프 공항으로 이동하는데, 비행기 예약 인원이 적다고 다음 비행기와 통합하여 비행기를 출발시켰다. 반대로 프놈펜 공항으로 올 때는 예약 인원이 모두 도착했다고 30분 일찍 출발했다. 한국적 관점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둘째, 캄보디아 현지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이다. 외부 지원을 통해 학교 운영이 이루어지면, 외부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학교 운영이 힘들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현지 교사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셉중앙 초등학교

셋째, 캄보디아 현지 필요에 맞추어 접근하지만, 미래교육적 관점에서 도울 수 있어야 한다. 현지 학교들은 주로 교과중심 교육과정, 전통식 암죽식 수업 등으로 진행된다. 현실적으로 당장은 현지 학교와 교사들의 필요에 맞추어야겠지만, 변화하는 사회구조에 맞추어 학교들도 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핵심역량에 맞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음미체 교육 등 다방면의 필요들을 채울 수 있는 전인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교사 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교사 재교육이 잘 이루어져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전문성을 함양하고, 학생 생활지도가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교사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집단지성을 통한 교사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캄보디아가 경제 성장을 이루어가면서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는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새롭게 설립하고 혁신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학교 설립 및 운영의 자율성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좋은 학교들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제바칼로레아기구처럼 교육과정-수업-평가지원센터나 학교지원센터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이 진행되면 좋겠다.

프놈펜 부근 시골 공립 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