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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시간 선생님께 대드는 아이,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by 김현섭 2016. 5. 3.

교사 : “다음 대화를 듣고 두 사람의 관계를 유추해보도록 합시다. 잠깐 민철아, 지금 뭐하니?”

학생(민철) : “아무 것도 안했는데요.”

교사 : “아무 것도 안하긴... 아까부터 왜 짝꿍을 괴롭히니?”

학생(민철) : “괴롭힌 적이 없어요.”

교사 : “괴롭히지 않았다니? 짝꿍, 네가 말해봐?”

학생(민철 짝꿍) : “.....”

학생(민철) : (퉁명스럽게) “그냥 장난친 것 뿐이예요.”

교사 : “아까는 아무 것도 안했다며?”

학생(민철) : “아이, ×”

교사 : “너 방금 나에게 뭐라고 했니?”




 

수업 시간에 교사가 수업을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로 일부 문제 학생들과 부딪치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 위의 교실 상황처럼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대하여 불응하고 오히려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이 나타난다면 교사는 너무나 당혹스럽고 화가 난다.

예전에는 이러한 학생들을 교사가 힘으로 제압하여 해결하려고 했다. 일명 기 꺾기방식으로 강한 체벌이나 큰 소리로 야단치는 것이었다. 체벌이 허용되는 시기에서는 강한 체벌을 통해서 문제 학생을 혼내줄 수 있었다. 그래도 잘 해결되지 않으면 학부모 소환이나 선도위원회로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방식이 통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 방식을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교사만 더 큰 문제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교사들은 문제 학생 지도 자체를 기피한다. 괜히 대드는 학생을 건들었다가 교사만 낭패보기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안은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만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해당 학생이 적극적인 수업 방해자 역할을 하거나 오만해져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교사가 학생의 문제 행동을 논리적으로 따지기 시작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교사 : “, 방금 선생님에게 욕했지?”

학생(민철) : “욕하지 않았는데요. 그냥 저에게 한 말인데요.”

교사 : “이제는 다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거짓말까지 하네

학생(민철) : “에이~” (물건을 던지고 교실 밖으로 나가 버린다)

교사 : “....”

 

그렇다면 선생님께 대드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먼저 문제 학생이 교사에게 대드는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이렇게 무례한 행동을 하다니? 이게 나를 무시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왜 이렇게 행동할까?’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우선 교사의 지도 방식에 대하여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교사 : “내가 3월 달부터 너를 지켜 보았는데, 영어 시간에 제대로 교과서를 가져온 것을 본 적이 없어. 지난 수업 시간에도 선생님이 분명히 경고했었지? 그리고 머리 모양이 그게 뭐냐? 네가 학생이 맞긴 하냐?”

 

교사가 문제 학생을 야단치는 데 있어서 학생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인신 공격, 다른 학생이나 형제와 비교하기, 불공평하게 야단치기, 교사가 오해하고 야단치기 등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학생이 아무리 잘못된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학생이 감정적으로 교사에게 대들 수 있다.

또한 교사가 야단칠 때 학생의 잘못된 행동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잘못된 행동까지 일일이 거론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해당 학생 입장에서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보다 선생님이 나를 싫어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지도 방식이 문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생이 반발하는 경우는 학생 내면의 상처와 관련이 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가정 문제로 인한 갈등과 불만 등이 엉뚱하게 교실에서 분출되는 경우가 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감정 전이현상이 일어난다. 예컨대, 아침에 엄마와 크게 싸워 감정적으로 기분이 나쁜 상태에 있는데, 이러한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이 학교에서 다른 친구나 교사에게 사소한 계기로 인하여 분출될 수 있다. 내면의 상처가 깊은 학생들은 일상적인 질서 세우기 지도 방식으로 쉽게 해결하기 힘들다. 이 경우, 교사가 해당 문제 학생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일반 학생들과 다르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 예외없는 규칙은 없다는 격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일반적인 규칙은 일반적인 상황에는 맞는 이야기이지만 특수한 상황에서는 잘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문제 학생에 대하여 도덕적인 판단은 하는 것보다 문제 행동의 원인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이 감정적으로 행동한다고 교사도 똑같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그리 좋은 대처 방안이 아니다. 감정 대 감정의 대결은 문제 해결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부정적인 감정만 불러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 중에는 일종의 영웅 심리에 빠지거나 친구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 말은 모든 학생들은 교사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사에게 인정받는 학생들은 주로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거나 공부를 잘하는 소위 모범생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선생님의 기대 수준에 맞는 행동을 하기 쉽지 않고, 공부도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인정의 욕구는 강하지만 교사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또래 친구들로부터 인정받고자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에게 대드는 행동을 통해 자기 힘을 또래 친구들에게 과시하거나 친구들에게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교사가 이러한 학생을 전체 학생들 앞에서 야단치게 되면 그 학생은 잘못한 행동 자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 앞에서 자기를 망신준다고 생각하여 강하게 정서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과의 감정적 대립이 일어나면 소위 검투사의 법칙이 적용되면서 다른 학생들이 심정적으로 교사가 아니라 대드는 학생 편을 들 수 있다.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 교사는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에게 대드는 아이의 경우, 그 원인에 따라 교사가 차분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만약 교사가 학생에 대하여 오해했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야단쳐서 실수했다면 그 학생에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중에 짝꿍에게 물어보았더니 네 말이 맞았더구나. 선생님이 민철이의 행동을 오해했어. 미안해.”

아까는 선생님도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너에게 실수를 한 것 같아. 용서해줄 수 있겠니?”

 

일부 교사들은 학생 생활 지도상 자기 실수를 알아도 해당 학생에게 그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존감이 낮은 교사일수록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교사가 실수해도 학생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과 비합리적인 신념을 가진 경우도 있다. 성숙한 교사는 자기 실수에 대하여 학생들 앞에서 용서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교사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

 

학생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잘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이 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욱할 수 있다. 특히 중2 학생처럼 청소년기 발달 단계 특성상 자기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분노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시기가 있다. 이때 교사가 똑같이 감정적으로 욱하면 교사 속에 숨어있는 어른 아이가 툭 튀어나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14세 학생과 교사 속에 숨어 있던 14세 어른 아이가 나와서 똑같이 싸우는 형태로 흘러갈 수 있다. 학생이 감정적으로 행동할수록 교사는 오히려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젊은 교사의 경우, 혈기가 있기 때문에 문제 학생의 행동에 대하여 더 쉽게 흥분할 수 있다. 교사가 일단 흥분하면 교육적이고 합리적인 생활 지도가 어렵다. 그러므로 만약 학생의 무례한 행동에 대하여 교사가 흥분했다면 자기의 감정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의도적으로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교사 : “민철이가 선생님께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선생님에게 무엇인가 불만이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좋아 잠깐 뒤로 나가 서 있어 볼래? 그리고 수업 시간 이후에 선생님과 이야기해보자.”

 

교사의 흥분된 감정이 어느 정도 추슬러진 다음에 차분하게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은 불이 아니라 물로 꺼야 한다.

그리고 학생에게도 냉각기가 필요하다. 학생이 감정적으로 흥분된 상태라면 조금 시간을 주고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힐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수업 이후 조용한 공간에서 자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 왜 수업 시간에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는지 그 상황에 대하여 글로 쓰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통해 자기 행동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교사가 반성문을 쓰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 상황에 대하여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만 쓰게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글을 통해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해당 학생과의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학생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풀어줄 필요가 있다. 일단 조용한 공간에서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교무실은 그리 좋은 상담 환경이 아니다. 학생과 이야기할 때 가장 좋은 대화법이 -전달법(아이 메시지)’이다. ‘-전달법은 상대방에게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받은 경험이나 감정을 있는 그대로표현하는 대화법이다.

 

교사 : (부드럽게) “민철아, 아까 수업 시간에 짝꿍에게 어떻게 행동했니?”

학생(민철) : “녀석이 쉬는 시간부터 저에게 심한 장난을 쳤어요. 저도 짝꿍에게 그냥 장난친 것 뿐이예요.”

교사 : “그러니? 그런데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볼 때는 단순한 장난처럼 느껴지지 않았어. 짝꿍의 표정을 보니까 별로 좋지 않아 보이더라구.”

학생(민철) : “제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짝꿍에게 물어보시면 알 것 같아요.”

교사 : “그러니? 좋아 그 문제는 선생님이 별로 알아보도록 할게. 그런데 아까 선생님에게 네가 한 말은 선생님이 듣기에 너무 불편하고 거북했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 내내 네가 한 말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화가 났었거든

학생(민철) : “그건 제가 죄송해요. 처음부터 선생님에게 욕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고, 저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이라서...”

교사 : “자기 잘못에 대하여 인정해줘서 고마워.”

 

또한 대화 시 아이 컨택과 눈빛, 억양 등 신체적인 언어를 잘 사용해야 한다. 공격적인 자세가 아니라 부드러운 자세로 대해야 한다. 우리 대화는 언어적 표현보다 비언어적 표현, 신체적인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 행동에 대하여 학생이 스스로 자기 잘못을 인정했다면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소한 실수가 아니라 중대한 실수라면 말로만 죄송하다고 해서 적당히 넘어가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 수업 규칙이나 생활 규칙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자기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교실에서 자기 잘못에 대하여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자기가 스스로 벌칙을 정해 그 벌칙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교사 : “네가 이제 자기 잘못을 인정했으니, 그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면 좋겠어. 민철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만약 학생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교사가 강제로 벌칙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 만약 끝까지 해당 학생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

 

질서 세우기는 관계 세우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학기 초부터 감정 계좌에 좋은 감정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 문제 학생일수록 학기초에 좋은 감정을 많이 쌓아 두어야 문제 발생시 관계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교사가 학기 초 바쁜 업무로 인하여 관계 세우기에 소홀한 상태에서 문제 학생과의 생활지도를 하려면 자칫 관계만 더 깨질 수 있다. 교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문제 학생일수록 교사가 의지적으로 더욱 사랑해야 한다.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말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학기 초에 수업 규칙을 학생들과 협약 형태로 만들어 운영하면 좋다. 교사가 수업 규칙에 따라 문제 행동을 지도해야 학생들에게 불만을 가지지 않게 할 수 있다. 질문을 통해 수업 규칙을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업 시간에 떠는 경우는 어떻게?’ 등의 질문을 통해 학생들과 토의하여 함께 수업 규칙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현재 수업 규칙이 명료화되어 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새롭게 수업 규칙에 대하여 학생들과 만들어 보자. 중간 고사가 끝마친 지금이야 말로 새롭게 규칙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