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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다툼이 없는 학교가 이상적인 학교일까?

by 김현섭 2019. 4. 30.

우리 교장 선생님은 사고 방식이 독특한 것 같아요. 대화를 해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아요. 예전 교장 선생님이 그리워요.”

우리 교감 선생님은 교사들에게 잔소리만 하고, 교사들과 원만한 대인 관계를 맺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업무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어떤 선생님은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고도 자기 문제 행동에 대하여 잘 성찰하지 못해요. 문제 교사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옆 반 선생님은 학년협의회에 잘 참여도 하지 않고, 학년 차원 업무에 잘 참여하지 않아 짜증이 날 때가 많아요. 도무지 이해가 안돼요.”

 

수업을 잘하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행정 업무에 뛰어나며 동료 교사들과도 잘 협력하고, 인격적으로 훌륭한 교사가 내 주변에 있는가? 완벽한 교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완벽한 학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불완전한 교사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는 늘 갈등이 있다. 다만 그 갈등이 겉으로 나타나는가, 그렇지 않은가의 차이일 뿐이다. 교사 간 갈등 문제의 경우, 교사이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해서 갈등이 왜곡된 형태로 분출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감정적인 문제를 논리적인 문제로 변환하여 말하면 문제 해결이 더욱 꼬이는 경우가 많다.

갈등이란 서로의 이해 관계나 욕구가 상대방과 다른 모든 상황에서 벌어지고, 서로 상충되는 욕구나 기회 혹은 목표가 충돌하여 일어나는 심리적 상황이다.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갈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예측 불가능해지고, 관계가 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갈등 문제가 해결하기 쉽지 않고, 갈등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등은 역기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순기능도 있다. 갈등을 적절하게 관리하면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갈등을 해결하려면 갈등 속에 내재되어 있는 숨어있는 이해 관계나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욕구 유형 관점에서 갈등 유발 요인을 살펴보면 갈등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생존의 욕구가 높은 교장/교감/부장/교사

-생각이 많고 결정이 너무 느려 답답하다 ()

-매일 똑 같은 곳에 회식하러 간다 (자유, 즐거움)

-새로운 것을 차단하고 변화에 대한 소통이 어렵다 (즐거움)

-기본부터 다져야 한다면서 업무와 상관없는 일만 시킨다 (, 자유)

-세세한 영역까지 잔소리하니 답답해서 속이 터질 지경이다 (자유)

 

사랑의 욕구가 높은 교장/교감/부장/교사

-나의 연애, 다이어트까지 사적인 것에 개입하고 물어 본다 (자유)

-나는 나름대로 노력하는데 사랑이 없다고 비난한다 (자유)

-감정표현을 강요하고 뭐든 함께 해야 한다고 하니 죄책감이 느껴지고 불편하다 (자유)

-갑자기 친밀하게 훅 들어올 때 당황스럽고 불편하다 (자유)

-표정이 드러나서 눈치를 보게 된다 (자유)

 

힘의 욕구가 높은 교장/교감/부장/교사

-틀린 것을 잘 인정하지 않으니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 (모든 욕구)

-다른 생각이 있으면 언성이 높아지고 화가 나 보여 무섭다 (힘의 욕구가 낮은 경우)

-뭐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려고 하니 부담스럽다 (자유)

-공감해 주지 않고 해결책만 제시하려 하니 대화가 불편하다 (사랑)

-일을 겁 없이 저지르니 신중하지 못해 보이고 불안하다 (생존)

 

자유의 욕구가 높은 교장/교감/부장/교사

-세부 지침이나 매뉴얼을 주지 않고 결재를 받으라고 하니까 당황스럽다 (생존)

-미리 안건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회의 진행하니 생각할 시간이 없다(생존)

-감정 기복이 별로 없어서 좋아 보이긴 하지만 정이 가진 않는다 (사랑)

-회의 시간, 연수 등에서 하던 중 슬그머니 빠져 보이지 않는다 (생존)

-지시하는 대로 했는데 이랬다 저랬다 기준이 자꾸 바뀌니 혼란스럽다 (생존)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교장/교감/부장/교사

-제안하는 안건이 뜬 구름 잡는 듯 현실성이 없다 (생존)

-오버해서 반응할 때 진심이 아닌 가식처럼 여겨진다 (생존)

-뭐든 다 잘 될 거라고 하니 생각을 깊이 안하는 것 같다 (생존)

-사적인 일(피부 관리, 학원, 연애 등)로 바빠서 업무에 지장을 준다 (생존)

-맛있는 곳 찾아 먼 거리까지 회식을 따라 갔다 오면 일도 밀리고 피곤하다(생존)

 

생존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자유와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사람과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사랑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자유의 욕구와 높은 사람과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힘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힘과 자유의 욕구가 높은 사람과 불편해지기 쉽다. 자유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힘, 생존, 사랑의 욕구가 높은 사람과 갈등이 일어나기 쉽다. 즐거움의 욕구는 생존의 욕구가 높은 사람과 충돌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 욕구 유형에 따라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갈등 상황을 대응할 때는 크게 5가지 대응 유형이 있다.(토마스) 갈등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은 자기 주장성과 타인 수용성이다. 자기 주장성이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정도를 말하고, 타인 수용성이란 상대방의 주장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정도를 말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경쟁, 수용, 타협, 회피, 협력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경쟁

-의사결정을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줌

-사소한 결정에도 사람들이 자신의 권한이 없다고 느낄 수 있음

 

수용

-관대함과 타인에 대한 관심을 보여줌

-잘 해결되지 않을 때 변명거리가 될 수 있음

 

회피

-사소한 문제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도록 하고 의사결정자는 마음이 편할 수 있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버려두는 경우, 더 큰 불만과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음

 

타협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음

-복잡한 문제의 경우, 일시적으로만 해결할 수 있음

 

협력

-참여를 장려하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음

-사소한 일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 수 있고, 모든 결정을 합의로만 해결하려고 함

 

사람마다 선호하는 갈등 대응 유형이 다를 수 있다. 대개 힘의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경쟁 유형을 선호하고, 힘의 욕구가 낮거나 사랑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수용 유형을 선택하기 쉽다. 자유의 욕구가 높은 사람은 회피 유형을 선택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갈등이 일어났을 때는 특정 유형의 방식으로만 해결하는 것보다 각 상황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은 긴급한 상황으로 빠른 결정과 행동이 필요할 때, 어렵고 힘들지만 반드시 결단이 필요할 때 좋다. 수용은 상대의 주장이 합리적이거나 평화를 유지하고 분열을 막을 때 필요하다. 타협은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지 못할 때, 빠르게 결정해야 할 때 좋다. 회피는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문제이거나 시간이 필요할 때 필요하다. 협력은 서로에게 모두 중요한 문제일 때, 복잡한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을 때 필요하다. 그러므로 의사 결정 문제와 상황에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나서 그에 맞는 갈등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는 갈등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성숙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좋은 만남도 중요하지만 좋은 헤어짐도 필요하다. 어떤 경우는 갈등을 극대화되어 회피나 분리가 이루어져서 헤어지게 될 때가 있다. 이때에도 어떻게 헤어지는 것이 잘 헤어지는 것인지 배울 필요가 있다. 서로가 마음의 상처가 남겨지지 않고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는 관계로 헤어질 수 있어야 한다.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 우리 인생이 아닐까?

 

참고 자료 : 김현섭, 김성경, 김은주, ‘직장인을 위한 욕구 코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