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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야기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은 무엇이 다른가?

by 김현섭 2026. 5. 21.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최근 일부 젊은 중등 선생님들의 일상 수업을 보면 학원 강사(EBS)식 수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 강사식 수업이란 교사 중심, 지식 중심, 시험 중심 수업을 말한다. 수업 방법 차원에서 분석하면 주로 강의식 설명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사가 중간중간에 유머나 농담을 섞어 쓰거나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여 같은 내용도 재미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발문을 사용하지만 주로 사실 확인용 닫힌 질문을 사용한다. 중요한 학습내용을 체크하면서 교과서 내용에 밑줄을 치도록 하거나 교과서 요약 학습지를 통해 빈칸 채우기 방식으로 학생들이 답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해당 부분이 시험 문제에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하면서 동기 유발을 하려고 한다. 예상 시험 문제 유형을 알려주고, 비슷한 패턴의 문제를 예제로 제시하고 이를 설명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개별학습 방식으로 연습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면 아직도 많은 교사들이 왜 학원 강사식 수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젊은 교사들이 학생참여형 수업보다는 학원 강사식 수업이 가장 현실적인 수업전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주도성을 추구하는 개념기반 탐구학습, 토의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협동학습 등을 이상적인 수업으로 여기지만, 많은 학습 분량의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학원 강사식 수업이 가장 효과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 고교 교사들은 동료 교사의 공개 수업보다는 유명 학원 강사 인강이나 EBS 인강을 들으며 수업 준비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유명 학원강사나 EBS 강사를 역할모델로 삼아 수업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학원 강사식 수업을 잘 운영하면, 사교육에 익숙한 학생들도 좋아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러한 태도가 강화된다.

둘째, 젊은 교사의 학창 시절 학생참여형 수업에 대한 경험이 적고, 사교육이나 EBS 교재 중심의 수업을 받은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기 경험 세계를 뛰어넘기 힘들다. 대개 교사가 자기가 학습한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학습하도록 유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배 교사들에게 배운 익숙한 수업방식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학창 시절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면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업을 전혀 경험을 하지 못했거나 프로젝트 수업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면, 프로젝트 수업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선배 교사들이 프로젝트 수업을 체계적으로 익혀서 운영한 경험이 거의 없기에 교사의 성장과정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제대로 경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학창시절 선배교사의 강의식 수업에 영향을 받아서 교사를 꿈꾸게 된 경우가 많기에 나중에 교사되어도 학창시절 자기가 좋아했던 선배 교사의 수업방식으로 그대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코로나19 시절 젊은 교사가 온라인 수업, 블렌디드 수업을 통해 주로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공부했고, 반대로 학생참여형 수업에 대한 경험이 적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학부과정을 보낸 젊은 교사들은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교육학 공부를 한 경우가 많다. 대학 졸업 이후에도 임용고사 준비 기간 동안 노량진에서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수업을 받은 경우가 많다. 교사 준비 과정에서 알바 형태로 학원 강사를 한 경우도 있다. 처음 교직 경험을 학원 강사로 시작한 경우, 학원 강사의 경험을 기반으로 그대로 학교 교사가 되어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부 젊은 교사들은 학원 수업과 학교 수업의 차이가 있다는 생각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넷째, 교원임용고사 시 수업실연 평가 단계에서 교사 중심 수업으로 준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용고사 실기평가에서 평가관이 학습 주제를 제시하면 고시생들은 짧은 시간에 수업을 준비하고, 바로 실연하고 평가받는다.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여 좋은 수업평가를 받으려면 구조화된 수업 모델에 맞추어 수업을 해야만 한다. 임용고시 학원에서 수업실연 연습 방식은 구조화된 수업루틴에 맞추어 수업을 실연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그래서 나중에 임용고시생이 교사가 되면 학습 주제를 잘 파악하여 지식을 재구조화하여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을 잘한다. 그런데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충분하지 못하고, 중하위권 학생들도 잘 챙기지 못하고 일부 외향적인 상위권 학생들과의 상호작용만으로 수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교사의 가르침은 정교하나 학생 배움은 그만큼 일어나지 못해 가르침과 배움의 간극이 벌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면 학교 수업을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문제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변하려면 학교 수업과 학원 수업과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학원 수업은 학습 의지가 있는 중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학교 수업은 학습 의지가 없는 무기력 학생, 하위권 학생들도 포함하여 수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학교에서 학원 강사식 수업으로 진행하면 중상위권 학생들은 좋아할 수 있겠지만, 하위권 학생들은 잘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학원 수업은 입시 중심, 결과 중심, 학력 신장 중심 수업으로 진행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기준은 철저하게 입시 경쟁, 점수 향상이다. 그래서 시험 출제 빈도수나 입시 경향에 맞추어 교재를 집필하고, 학습지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학교 수업은 국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육목표에 따라 인성 중심, 과정 중심, 역량 중심 수업을 추구한다. 2022 교육과정에서는 개념기반 교육과정, 역량중심 교육과정, 깊이있는 수업, 성장중심 평가, 논서술형 평가를 강조한다. 공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사교육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

학원 수업은 강의식 설명법, 문답법, 문제풀이식 수업을 선호한다. 경쟁에 뒤쳐진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빠른 시간 안에 정답을 찾는 효율적인 수업을 추구한다. 하지만 학교 수업은 학생 참여형 수업, 깊이있는 수업을 추구한다. 모두를 위한 책임 교육 차원에서 느린 학습자도 배려한 수업을 강조한다. 그래서 학교 수업에서는 학생 상호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비효율적이라도 학생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학원 수업 시 학습 동기 유발 전략은 상대평가에 근거한 상호 비교, 미래에 대한 불안 조장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학습동기 유발 전략은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어느 정도 통할 수 있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다. 학교 수업 시 학습 동기 유발 전략은 배워서 남주자는 홍익인간을 추구하고, 인성교육에 근거한 사회성과 공동체 역량을 강조한다. 미래교육 맥락에서 학생주도성을 추구하면서 역량 중심 수업을 지향한다.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 결과중심 평가보다는 과정중심 평가, 선발적 평가관보다는 성장중심 평가를 강조한다. 학원 수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학교 수업의 가치와 방향성과 많이 다르다. 학교 수업으로 부족한 학생들에게 이를 보완 차원에서 학원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원 수업 문화가 학교 수업 문화에 침투하여 역전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재 대학 수능 평가 방식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빨리 풀고, 난도가 높은 문제를 잘 해결하고, 킬러 문항의 함정에 잘 빠지지 않고, 하나의 정답을 잘 찾는 학생에게 유리한 평가이다. 그래서 실제로 학원 강사식 수업이 점수 향상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많은 일반계 고교에서 고2나 고3 수업에서 학원 강사식 수업을 하는 문화가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시대 추구해야 할 수업 방향은?

최근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 시대로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이제는 기존 대학 수능 평가 방식으로 미래사회의 역량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서는 학생들이 학습자 주도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야 미래사회를 잘 개척하고 살아갈 수 있다. 많은 지식과 정보 전달이 중요한 산업사회에서는 객관식 선다형 평가가 의미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시대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검색하고 요약하고 가공하고 원하는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을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만든 콘텐츠를 비판적 사고 역량에 따라 수용해야 하고, 합리적 판단을 넘어 윤리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객관식 선다형 평가보다는 논서술형 평가가 더 어울린다. 게다가 창의성과 예술성, 사회정서적 역량을 기르려면 지식 중심 수업 및 평가 모델에서 역량 중심 수업 및 평가 모델로 전환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서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한다. 학습자 주도성을 기르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공지능 활용 수업은 의미가 있지만, 인공지능을 통해 학습자 주도성을 잃어버리는 방향으로 수업을 운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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