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관계기술인가?

교실에서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의 사전적인 의미는 의견이나 의사가 다른 사람에게 잘 통한다는 의미이다. 소통이란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잘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의사전달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통은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너’가 아니기에 ‘나’의 입장에서 ‘너’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나’는 온전히 ‘너’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실생활에서는 소통 대신 불통(不通)을 자주 경험한다. 불통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견해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통이 되면 인생의 아픔(痛)이 된다. 불통은 오해와 갈등의 시발점이 되고, 그 결과 서로에게 아픔을 주고받는 관계가 될 수 있다.

교실에서도 교사와 학생, 학생 상호 간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오해와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으로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교실을 통해 이루어진다. 애정과 혈연을 기반으로 한 가정생활과 달리 학습과 교우 관계를 기반으로 한 학교생활은 자칫 평화보다는 폭력, 소통보다는 불통을 경험하기 쉽다. 그러므로 교사가 자기 교실은 소통 교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관계란?

관계(關係)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 사물이나 현상 사이에 서로 맺어져 있는 연관성 등을 말한다. 사람 사이의 대인관계(對人關係)는 둘 이상의 사람이 빚어내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관계를 가리킨다. 사람의 본질적 특성 중의 하나가 사회적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의존적 존재이기도 하다. 사람은 가족, 연인, 동료 등 사회를 구성하여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간다.

 

관계기술(Social Skill)이란?

관계를 잘 맺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어떻게 맺어가야하는지 구체적인 기술을 알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관계기술(사회적 기술, Social Skill)이란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끼리 서로 배려하면서 대인 관계를 맺어나가는 기술’로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회적 행동을 말한다. 대표적인 관계기술로는 칭찬하기, 경청하기, 칭찬하기, 배려하기, 공감하기, 격려하기, 갈등 해결하기, 인사하기, 긍정적으로 표현하기 등이 있다.

 

교실에서 관계기술 교육이 왜 중요한가?

첫째, 관계기술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르쳐야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개인주의적 성향과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관계의 중요성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기술은 선천적인 특성이 아니라 후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화 관점에서 교사가 직접 관계기술을 가르쳐야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인성 교육, 특히 사회성 교육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사회성 교육에 있어서 지식과 기술, 태도가 결합되어야 한다. 사회성 교육의 핵심은 관계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관계기술을 교실에서 직접 실천하고 반성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이질적인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이라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세계화 현상과 다문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관계기술 교육은 학생들이 현재의 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역량이라는 것이다.

넷째, 학급 운영 측면에서 평화적인 교실 공동체를 만들고, 공동체 교육에 있어서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폭력 예방 교육과 평화 교육 측면에서 관계기술을 강조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가치와 덕목 중심의 도덕 교육 측면에서 관계 문제를 다루었지만 이제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관계기술을 보다 더 강조해야 한다. 우리 학급을 평화적인 교실 공동체로 만들고, 공동체 역량을 심어주기 위한 실제적인 내용이 바로 관계기술이다.

 

관계기술에 대한 지도 단계

관계기술은 훈련을 통해 세워질 수 있다. 기술 습득은 반복과 연습을 통해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기술 훈련의 단계에 따라 관계기술의 지도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관계기술에 대한 목표 설정

학급에서 관계기술을 가르칠 때에는 학기 초 관계기술 목록을 정리하여 그 중에서 우리 학급 아이들에게 필요한 관계기술을 추려서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많은 관계기술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 우리 아이들의 특성이나 발단 단계,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정하면 좋다. 대개 한 달에 1가지 정도의 관계기술에 집중하여 지도하면 좋기에 1년 과정이라면 8개 정도의 관계기술을 선정하면 좋다. 중등학교의 경우, 학급 담임 교사가 아니라 교과 담임 교사로서 수업 시간에만 아이들을 만난다면 2-3가지 관계기술에 초점을 두면 좋다.

 

▪ 목표 제시 및 동기 부여

이 달의 관계기술이 정해졌다면 그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동기 유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왜 해당 관계기술을 이번 달에 목표로 선정했는지, 이것이 왜 중요한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동기 부여 시 스토리텔링, 동영상 시청, 간접 체험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경청하기라면 짝꿍을 정하고 짝꿍이 말하면 다른 짝꿍은 일부러 딴 짓을 하게하고 그 느낌을 말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시범 보이기(Modeling)

해당 관계기술을 교사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관계기술과 관련한 말과 행동을 알려주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칭찬하기라면 우선 칭찬의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좋지 않은 칭찬법과 좋은 칭찬 방법을 비교해 주고, 칭찬을 할 때에는 구체적인 사실과 이유를 들어서 칭찬하고, 존재 자체를 칭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칭찬의 말로 ‘와우~ 대단해’, ‘네가 이런 행동을 한 것이 놀라워’ 등이 있고, 칭찬의 행동으로 박수치기, 엄지 척, 토닥토닥 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교사가 직접 아이들 앞에서 해당 행동을 하는 것이다.

 

▪ 반복과 연습

관계기술의 최종 목표는 개인적인 내면화와 습관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과 연습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먼저 인사하기라면 인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서 실제로 친구들끼리 먼저 인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사하기 행동을 하루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꾸준히 반복하여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행동이 습관화가 되기 위해서는 66일 동안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보상과 강화

보상이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말한다. 강화란 어떤 행동이 발생했을 때 후속 자극을 주는 것으로 긍정 행동을 증가시키고, 부정 행동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보상이나 강화 방법으로 선물을 주거나 토큰을 줄 수도 있겠지만 공개적으로 칭찬 내지 격려하거나 칭찬 주인공 코너나 명예의 전당에 올려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반성과 피드백

관계기술에 대한 목표 행동을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표현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관계기술 행동의 변화에 대한 평가와 반성, 피드백이 가능해 진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운영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진지하게 반성과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다음 관계기술 지도 시 피드백 내용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성 및 관계기술에 대한 유형 분석

 

행동을 이해하려면 행동 너머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야 하고, 생각과 감정을 알려면 그 속에 숨겨진 욕구를 알아야 한다. 욕구란 마음속의 원하는 것을 말한다. 욕구는 행동의 근본 동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관계기술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감정 뿐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욕구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욕구코칭에서는 5가지 기본 욕구를 중심으로 5가지 욕구 유형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생존과 안정의 욕구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일을 선호함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함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음

-상식과 규칙을 중시함

-꼼꼼하고 체계적임

 

▪ 사랑과 소속의 욕구

-사람을 좋아하고 친하게 잘 지냄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잘 알아차림

-다른 사람에게 먼저 친절하게 행동함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고자 함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좋아함

 

▪ 힘의 욕구

-일을 잘 추진함

-장애물을 잘 극복함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큼

-자기 방식대로 일 처리하는 것을 선호함

-탁월성과 리더쉽을 가지고 있음

 

▪ 자유의 욕구

-자유를 추구함

-누군가에게 규제를 받는 것을 싫어함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고 하지 않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함

 

▪ 즐거움의 욕구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함

-낙관적인 태도를 가짐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음

-가르치고 배우는 것 자체를 좋아함

-잘 웃고 유머를 좋아함

 

▪ 5가지 기본 욕구로 보는 욕구 리스트

	생존	사랑	힘	자유	즐거움
높을 때	쉼 휴식 안전 안정 질서 조화 정직 진실 건강 예측가능 효율성 일관성 회복 치유 자기 돌봄 성실 인내 청결 의미 가치	감사 배려 수용 친밀함 따뜻함 부드러움 우정 소속감 관심 존중 사랑(애정) 공유 기여 봉사 나눔 도움 지지 협력 소통 연결 유대 상호의존 상호성 공감 연민 위로 스킨십 돌봄 보호 이해 신뢰	인정 목표 성취 꿈 희망 자아실현 보람 능력 자신감 숙달 도전 개척 표현 성장 확신 열정	혼자만의 시간 평화 여유 자유 자율성 벗어남 해방 창조성 선택 자유로운 움직임 독립 자기주관 자기표현 개성 독특함 평등 자연과 함께	독특함 아름다움 배움 호기심 놀이 재미 유머 창조성 발견 기쁨 새로움 경험 역동   *영성 진리
낮을 때	즐거움 즉흥성	혼자만의 시간 독립 자유	수용 평화 허용	틀 울타리	의미 실용적

 

▪ 기본 욕구와 관계기술

욕구별로 관계기술을 바라보면 관계기술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은 사랑과 소속의 욕구와 생존과 안정의 욕구가 높은 사람들이다.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를 잘 알아차리기 때문에 관계기술을 잘 습득하고 실천할 수 있다. 대신 감정 조절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아서 사소한 오해로 관계가 불편해지는 경우, 관계 유지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생존과 안정의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하기에 관계기술을 잘 지키려고 노력한다. 대신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규칙을 강조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관계 규칙을 잘 지키지 못하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에 반하여 힘의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목표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기에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과 욕구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있다. 자유의 욕구 유형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기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규칙을 지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관계기술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즐거움의 욕구 유형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선호하기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자기에 대한 관심에 비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고, 세밀한 부분은 부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