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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사랑합니다" (사회적 기술)

by 김현섭 2014. 2. 5.

신입 사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직장인들은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에 대해 학벌·학점·토익점수 등 스펙은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업무 역량은 그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110~13일 직장인 5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1%가 신입사원의 성적, 토익, 보유자격증 등 스펙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답했다. 반면 신입사원의 업무 역량을 묻는 질문엔 과거에 비해 나빠졌다는 응답이 28.6%, ‘좋아졌다는 대답(27.3%)을 약간 웃돌았다. 응답자의 43.8%는 신입사원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고 개인적인 사고방식을 꼽았다. 이어 불성실한 업무태도(28.2%) 조직생활 부적응(14.9%) 회사에 대한 애정이 없는 점(12.3%) 등의 순이었다. 직장인의 83.6%는 신입사원이 갖춰야 할 최고 덕목으로 성실·근면한 업무태도를 꼽았다. 학점, 영어, 자격증 등 스펙을 꼽은 비율은 0.4%에 불과했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조건으로 다양한 사회 경험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이 3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환경(27.4%) 학점·영어점수·자격증 등 스펙(12.2%) 출신 학교(0.7%) 등의 순이었다. (한국경제신문 2014.1.13.)

학교 우등생은 성적이 뛰어난 사람을 말하지만 사회 우등생은 업무 능력 못지 않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적 기술이 뛰어난 사람을 말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기술(협동 기술, Social Skill)이란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끼리 서로 배려하면서 대인 관계를 맺어나가는 기술을 말한다. 사회적 기술은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회적 행동을 의미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아직까지도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을 성적에만 두는 경향이 있다.

미래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역량 중의 하나가 이질적인 사회 집단에서의 상호작용이다. OECD가 제시하고 있는 핵심 역량이란 삶의 장면에서 필요한 인지적이고 정의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능력을 통해 삶이 요구하는 복잡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질적인 사회 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는 구체적으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능력, 협동 능력,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질적인 사회 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를 구체적으로 길러주는 것이 바로 사회적 기술 교육이다. 사회적 기술은 현대 사회 뿐 아니라 미래 사회에서도 더욱 더 강조되는 핵심적인 역량이다. 사회적 기술은 스마트 러닝 등 첨단 매체를 활용한 교육으로 다루기 힘들다. 직접 만나서(face to face) 다루고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습관화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이유

첫째, 사회적 기술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기술이란 단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다. 대신 사회적 기술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는 예의범절이다. 유교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예절이 강조되는 문화였지만 산업화,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 부분이 있다. 예절은 수직적인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기술이라면 사회적 기술은 수평적인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절에 대한 보완 개념으로 사회적 기술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둘째, 가정에서 사회적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도가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예전에는 대가족 형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핵가족 시대로 접어든 현재에는 가정에서 사회적 기술을 훈련받을 기회가 부족하다. 특히 한 자녀 가족(외동아들/)의 경우, 오히려 부모의 과잉보호나 관심으로 인하여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모습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학교에서도 사회적 기술이 즉흥적이고 간헐적으로 이루어질 뿐 체계적인 지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존 교과목 중 도덕과 수업에서 사회적 기술을 다루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기술은 도덕 시간에만 다룬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대중문화 환경이 개인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의식과 생활 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대중문화이다. 현재 학생들이 스마트폰이나 pc 게임 등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이러한 대중문화는 개인주의적 문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쉬는 시간에도 여학생들끼리 수다를 떨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SNS(카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남학생들은 방과 후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것보다 친구들끼리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친구들끼리도 직접 대면하여 관계 맺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성숙하게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 자체를 아예 회피하거나 욕을 하거나 주먹질 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차원에서 사회적 기술 교육을

지금까지 사회적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회적 기술에 대한 교사 개인별 노력은 있었으나 학교 단위의 체계적인 노력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학교 단위에서 체계적으로 사회적 기술 교육을 진행하려고 할 때 필요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교사와 학생 모두 사회적 기술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배움은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관계 세우기는 사회적 기술로 완성되어져 간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술에 대한 연수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학생들에게도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하여야 한다.

둘째, 사회적 기술 훈련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과 진행이 필요하다. 연간 실천 계획 사례는 다음과 같다.

시기

사회적 기술

시기

사회적 기술

3

인사하기/규칙세우기

9

교실을 깔끌하게 사용하기

4

칭찬하기/자기 목표 세우기

10

감사를 표현하기/지각하지 않기

5

순서지키기/바른말 고운말 사용하기

11

갈등 해결하기/배려하기

6

나를 알아가기/과제수행하기

12

자기 역할 수행하기

7

힘든 친구 격려하기/공감하기

1-2

나를 돌아보기

8

의사결정하기

 

 

 

체계적인 계획과 실행을 위해 도움을 주는 장치가 사회적 기술 센터이다. 각 학급마다 사회적 기술 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하면 좋다. 학급마다 사회적 기술 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운영하면 좋다. 사회적 기술 센터 운영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회적 기술 : 경청하기

이렇게 행동해요

이렇게 말해요

-고개를 끄덕이기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기

-말하는 사람 방향으로 자기 몸의 방향을 맞추기 등

-‘네가 먼저 이야기해 봐

-‘네가 한 말은 이런 말이니?’

-‘그렇구나, 그래서?’

셋째, 사회적 기술 훈련은 특정 과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과목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정규 과목 수업 뿐 아니라 별도의 재량 과목 형태로도 운영할 수 있다. 담임 교사를 중심으로 담임 재량 시간이나 조종례 시간을 통해서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사회적 기술 훈련이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기술 훈련의 목적은 좋은 사회적 기술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기술들이 학교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기술은 일시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다섯째, 사회적 기술에 대한 보상도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좋다. 사회적 기술을 잘 실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칭찬 주인공 코너, 명예의 전당을 활용해 보상할 수 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사회적 기술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랑합니다

기흥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공수하면서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하여 학교 방문을 많이 하는데, 이렇게 교장 선생님이 외부 인사에게 인사를 정중하게 인사를 한 적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언어의 힘을 알고 있기에 긍정의 언어로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2013년 기흥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장으로 처음 부임하게 되었는데, 정식 발령 전 미리 학교를 답사하면서 학교에 필요한 것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몇 가지 대안을 준비하였다. 그중의 하나가 사랑합니다인사 캠페인이었다. 교장 선생님 뿐 아니라 교감 선생님과 부장 선생님들도 아침 일찍 등교 시간에 나와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로 먼저 인사를 하기 시작하였다. 점심 시간에도 학생 배식할 때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였다. 학교 변화의 시작은 사회적 기술과 관련된 언어로부터 시작되었다.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면서 사회적 기술에 대한 관심과 도전을 해보시기를...

 

사회적 기술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실천하기를 원하는 분들은 신간 사회적 기술”(한국협동학습센터, 2014)을 적극적으로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