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 만화방이 있다면?

학교 공간 혁신?

최근 학교 공간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롭게 신축하는 학교나 증개축하는 학교의 경우, 학교 공간 혁신이 반영되어 추진되고 있다. 학교 공간 혁신은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하는 시설사업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학교 공간을 조성하고 학교에 대한 생각을 바꾸며, 교육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학교 공간 혁신에서 중요한 원칙이 있다. 학교 공간이 학생들의 배움 중심, 생활 중심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공간이 학생들이 공부하기 좋은 공간, 생활하기에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 학생들이 쉬거나 놀 수 있는 공간,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공간, 교사, 학생, 학부모 교육의 3주체가 사용하기 불편함이 없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있어서도 교육부, 시도교육청, 단위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해야 한다.

배움 중심 공간으로 학교 공간을 혁신하려면 학생들이 학교 공간 설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교사들이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공간 설계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가 지역 사회 문화에 기여하고 협력하기 위한 개방적인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

 

상북중학교 학교 공간 혁신 이야기

울산에 위치한 상북중학교는 총 5개 학급으로 이루어진 작은 학교로서 울산형 혁신학교인 ‘서로나눔학교’이다. 2020년 현재 울산 중고등학교 중 최초의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이다. 원래는 사립중학교였지만 2019년 3월 공립중학교로 전환한 학교이다. 학교 건물은 2020년 8월 예전 향산초등학교 자리로 신축 이전하였다. 학교 건물을 신축하면서 학교 공간을 배움 중심 공간으로 만들었다.

학교 전경

◾ 1층 학교 도서관

학교 도서관은 학교에서 상징 같은 공간이다. 대개 일반 학교에서 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 위치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상북중 학교 도서관은 누구나 접근하기 좋은 1층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 내 시설 중 가장 좋은 공간이다. 얼핏 보아서는 유럽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까페처럼 보인다. 입식 책상 뿐 아니라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다양한 도서관 활용 수업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학교 도서관 외관

학교 도서관 입구

학교 도서관 내부

 

◾ 일반 교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공간이 일반 교실이다. 상북중 교실은 일반 교실과 가장 큰 차이점은 교실 뒤편 공간이다. 대개 일반 학교 교실 뒤편에는 사물함과 학습게시판이 있기 마련인데, 상북중에서는 학생 개인 사물함은 창가 쪽 공간으로 옮겨져 있고, 학습게시판은 복도에 설치되어 있다. 대신 교실 뒷 편에는 무대로 꾸며져 있었다. 이 공간은 발표 수업을 할 때 무대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평상 시에는 학생 쉼 공간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등을 통해 눕거나 앉아서 놀 수 있는 공간이다. 교실 뒤편 한 구석에는 작은 탈의실 공간 겸 창고 공간도 있다. 교실 앞쪽 공간은 대형 TV 모니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사물함 공간이 있어서 지저분한 물건을 잘 보이지 않게 보관할 수 있어서 교실이 상시 깔끔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일반교실 전경

교실 뒷쪽 부분

교실 복도

 

교실 앞쪽 부분

학생탈의실

◾ 북 까페와 학생회실

상북중 만의 특별한 공간은 학생들을 위한 북 까페가 있다는 것이다. 시중에 있는 만화방처럼 학생들이 좋아하는 각종 만화책들이 구비되어 있고, 구석구석 앉거나 누워서 볼 수 있는 공간이 구분되어 있다.

북 까페 바로 건너편에는 학생회실이 있다. 학생회 자치 활동을 위한 공간이 있어서 학생들이 모여 회의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북 까페와 학생회실은 학생 자치의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북 까페

 

◾ 학부모실

학부모실이 따로 있어서 학부모들이 언제나 와서 이야기하고, 각종 학부모 모임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다. 여기에서 학부모 동아리 활동도 이루어진다. 학부모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야외교실

운동장 한 구석에는 야외 교실이 설치되어 있다. 교탁과 칠판, 의자 등이 배치되어 있는데, 야외 교실은 교사와 학생들이 현재 만들어 가고 있다. 미술 수업 시간이나 학생 목공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직접 야외 교실을 설계하고 이에 필요한 교탁, 의자 등을 직접 만들고 있다.

야외교실

목공 동아리 야외교실 만들기 활동

 

◾ 텃밭

학교 안에 텃밭이 있는데, 효과적인 텃밭 관리를 위해 텃밭 주변을 다듬어서 운영하고 있다.

야외 텃밭

 

상북중의 학교 공간 혁신은 많은 예산 투자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학교 공간 설계 과정도 순탄하게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학교 구성원들의 고민과 노력, 지역사회의 협력, 교육청의 지원 등이 어울려진 결과물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 공간이 상북중처럼 교육과정 중심 공간, 학생 생활 중심 공간, 학교자치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소원한다.

중앙현관 학생작품게시판

야외 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