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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미래학교, 어디까지 왔니?

by 김현섭 2020. 12. 23.

다혼디배움학교? 행복나눔학교? 빛고을학교?

이러한 명칭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정답은 혁신학교이다. 위의 용어들은 지역별 혁신학교 별칭들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으로 혁신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한 이래 전북교육청과 세종교육청에서도 혁신학교 명칭을 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다양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형 혁신학교(서울), 다혼디배움학교(제주), 행복씨앗학교(충북), 행복나눔학교(충남), 행복학교(경남), 빛고을학교(광주), 행복더학기학교(강원), 다행복학교(부산) 등등.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학교 혁신 모델로 시작된 자율학교이다. 2001년 남한초에서 시작된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이 2009년 경기도 혁신학교 정책으로 제도화되어 왔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아래로부터의 개혁 운동을 제도화하고 공교육 혁신 모델로 제시된 경기혁신교육 1.0(2009-2014), 혁신공감학교를 통해 확산하고 4.18체제를 제시한 경기혁신교육 2.0(2014-2018), 학교 안팎에서 민주적 소통을 하며 자율과 자치 역량을 길러 마을과 협력하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교육을 제시한 경기혁신교육 3.0(2018-2022)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학교 정책은 2011년 이후 다른 시·도 교육청에도 확산되어 2011년에는 서울, 광주, 전남, 전북, 강원에서 혁신학교 정책이 도입되었다. 2015년에는 경남, 부산, 세종, 인천, 제주, 충남, 충북에 도입되었다. 2016년에는 대전, 2018년에는 울산, 2019년에는 경북으로 확산되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정의도 시도교육청마다 각기 다르지만 본질적 성격은 동일하다.

 

경기도교육청 : 민주적 학교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윤리적 생활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삶의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자율학교

서울시교육청 : 평등교육과 전인교육을 지향하며 민주적, 창의적인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배움과 돌봄의 행복한 교육공동체

세종시교육청 : 민주적 학교 운영 체제를 바탕으로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자율과 협력의 생활공동체 문화를 형성하여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공교육 혁신의 모델학교

인천시교육청 : 민주적인 교육공동체 문화를 바탕으로, 삶을 위한 배움이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교육의 공공성을 구현하는 혁신 미래 교육의 모델학교

 

혁신(革新)’의 사전적인 의미는 잘못된 것, 부패한 것, 만족스럽지 못한 것 등을 고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왜곡된 교육 혁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교육의 본질로 회복하고자 하는 공교육 혁신 모델 학교라고 혁신학교를 정의할 수 있다. 혁신학교는 민주적 공동체를 바탕으로 학생,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소통하며, 자발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입시와 경쟁보다는 진로와 전인교육, 협력으로 함께 배우는 교육을 내세우며 미래지향적인 공교육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혁신자치학교

혁신학교가 지속되면서 혁신학교의 심화모델이 요구되고, 정치적으로 지방 자치, 교육 자치가 대두되면서 학교 자치가 강조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혁신학교학교자치의 개념을 결합한 혁신자치학교개념이 만들어졌다. , 혁신학교의 가치를 계승 발전하고, 학교자치를 통해 지속 가능한 혁신,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자치학교를 교육정책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청은 서울시교육청과 세종시교육청이다.

 

서울시교육청 : 학교자치를 기반으로 학생 성장 중심의 미래형 학교 모델을 모색하는 학교

세종시교육청 : 세종혁신학교 4년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단위학교 학생의 세종형 학력과 민주적 학교운영을 보장하는 창의적 학교자치체계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학교로, 세종 학교자치정책의 모델과 세종교육혁신을 선도하는 학교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의 질적 심화를 위해 2019년 혁신미래자치학교를 도입하였다. 2020년에는 혁신자치학교와 혁신미래학교를 구분하여 운영하였다. 혁신미래학교는 테크놀로지를 통합적으로 적용하여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선도하는 학교이다. 혁신자치학교의 목적은 실질적인 학교 자치 모델 실현으로 학교 자치 추진 동력을 강화하는 것이며, ‘혁신미래교육 확산, 내실화를 통한 새로운 미래 학교 체제를 모색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형 혁신학교 아래 혁신자치학교, 혁신미래학교, 마을결합 혁신학교, 세계시민혁신학교로 유형화하였다. 세종시교육청은 혁신학교 4년의 운영을 바탕으로 심화 발전시킨 혁신학교로서 학교자치를 강화한 혁신자치학교를 강조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의 혁신자치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거점학교와 비슷한 개념의 학교라고 할 수 있다.

 

미래학교

미래학교는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이다. 미래학교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활발한 미래학교 정책을 추진하는 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미래학교를 자유, 상상, 도전을 추구하는 학교로서 학생이 미래 사회를 주도하는 학교, 창의적 학습공간과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 학교의 경계를 허물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자치공동체 학교로 개념 정의한다. 경기미래학교는 틀을 깨는 학교로서 다양한 학교 유형을 제시하고, 선을 넘는 학교로서 유연한 학교 제도를 지향한다. 학생 주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민주적 학교 자치를 강조하고, 경계가 없는 학교로서 개방적 학교 환경을 구축한 학교이다. 이러한 경기미래학교는 초중 통합 운영 미래학교, 중고 통합운영 미래학교, 미래 국제학교, 해리포터 스쿨, 생태숲 미래학교 등의 유형들로 구분될 수 있는데,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초중이나 중고 통합 운영 미래학교는 학생수 감소에 따른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무학년제, 학생자유선택제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중고 통합 운영 미래학교로서 오는 2023년 개교를 목표로 부천 옥길, 의왕 내손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어울려서 언어특성화 교육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미래 국제학교는 2021년 개교를 목표로 시흥에서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 중심 학생자치학교 모델로서 해리포터 스쿨은 오는 2021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 추진 중에 있다. 생태적 가치와 공동체를 강조하는 생태숲 미래학교도 준비 중이다.

충북교육청에서도 미래형 대안교육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형 대안교육이란 미래사회의 관점에서 예측된 공교육의 문제에 대응하고, 미래 사회에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고자 현재의 교육환경 및 기술, 교육 및 조직의변화를 꾀하는 교육이다. 미래형 대안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치유성장형 학교, 역량 충전형 학교, 개인 맞춤형 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치유 성장형 학교는 치유와 성장 공동체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로서 교과 간 융합 교육과정, 위기 극복, 자아 성장 등 창의체험 활동, 치유와 돌봄, 회복적 생활교육 등으로 구성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 현재 45명 정원의 작은 학교로서 은여울고등학교가 추진 중이다. 역량 충전형 학교는 자아확립을 위한 성찰과 체험의 행복충전학교로서 자아 성찰과 삶을 구체적으로 설립할 수 있는 프로젝트형 교육과정, 민주시민교육과 관계회복 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려고 한다. 사회체험 인턴십, 교과 융합 지역 연계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1년 교육과정 수료 후 원적교로 복교할 수 있는 전환학교제 학교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오딧세이 학교처럼 고교 자유학년제 학교로서 운영될 예정으로 2023년 개교를 목표로 목도전환학교가 추진 중이다. 개인맞춤형 학교는 미래형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공립 대안학교로서 개별화 교육과정, 디지털 활용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 경험 중심 교육과정, 무학년제, 공동체적 가치와 생태적 가치를 추구하는 학교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학교가 단재고등학교인데, 교육과정 심의를 마치고 현재 설립 추진 중이다.

 

미래형 혁신학교?

2019년 교육부에서 미래형 혁신학교를 처음 제시하였다. 미래형 혁신학교란 혁신학교 운영 4년차 이상의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공감과 연대, 창의성을 지닌 시민양성 모델학교로서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의 총체적 변화를 시도하는 학교를 말한다. 2019년 교육부에서 제시한 미래형 혁신학교혁신자치학교와 비슷한 개념이다.

그런데 지난 2020105일 교육부에서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과제()'을 발표하면서 미래형 혁신학교를 추진하겠다고 공표하였다. 교육부에서 미래교육 운영 모형을 시범 적용하는 미래형 혁신학교2021103개 선정해 혁신적 교육 사례를 확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미래형 혁신학교의 방향과 특징으로 창의적 교육과정-수업-평가, 공간 혁신, 지역 연계, 에듀테크 등을 제시하면서 미래형 혁신학교를 통해 공교육을 혁신하는 모델학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래학교와 혁신학교 개념을 결합하면서 혁신학교에서 미래학교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부에서 제시한 미래형 혁신학교가 기존 혁신학교미래학교와의 관계가 어떠한지,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로는 기본적인 개념과 방향성만 제시한 상황이다. 이러한 방향과 특징을 살펴보면 기존 혁신학교에 테크놀로지 기반 교육(스마트 교육)이 첨가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교육부에서 말하는 미래형 혁신학교에 제일 가까운 현실적인 학교는 서울의 창덕여중이 될 것이다. 앞으로 미래형 혁신학교가 어떻게 추진될 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혁신학교 ⇒ 혁신자치학교 ⇒ 미래형 혁신학교 ⇒ 미래학교?

시간이 흐른다고 현재 학교가 미래학교로 저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미래학교의 구체적인 모습은 현재 우리의 고민과 결단을 통해 만들어져 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상되는 미래사회의 변화와 모습에 맞추어 미래학교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함께 고민하면서 미래학교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의 혁신학교와 대안학교의 운영 성과와 시행착오 경험이 미래 학교의 방향과 구체적인 모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