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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교육플러스 개인 인터뷰(0731)

by 김현섭 2022. 7. 31.

▲ 안녕하세요. 김현섭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업디자인연구소의 김현섭입니다. 사단법인 교육디자인네트워크 대표도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협동학습을 통한 수업혁신 운동을 했고, 좋은교사운동에서 학교혁신 운동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래교육과 교육과정 혁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는 주로 오전에는 연구 활동, 오후에는 교사 연수 강사나 수업코칭 활동, 저녁에는 각종 교사모임에 참여하거나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교수학습자료 개발 등을 하고 있습니다.

 

▲ 중등 교사였던 것으로 압니다.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로 학교를 나오게 되었나요?

지난 26년 동안 서울 송정중, 영림중, 대림중, 가산중, 구현고 등에서 도덕윤리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휴직 중 한국협동학습센터와 좋은교사운동을 통해 교사들의 수업 지원과 학교 혁신 지원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30대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 집중했고, 40대 이후에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20-30대까지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면, 40대 이후에는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40대 중반 이후 인생의 하프타임을 맞이하면서 학교로 복직을 할 것인가, 아니면 퇴직을 하고 연구소를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연구소라는 제2의 길을 선택했죠. 왜냐하면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좋은 교사 역할은 나 말고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있지만,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돕는 일은 개인적으로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고교 시절 교사로 진로를 정한 된 이유가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50대 교사를 그만두고 연구소 일를 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 자리에서 그렇지 않은 자영업자(?) 자리로 옮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소중한 한 가지를 얻으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다른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수업디자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데요. 연구소의 주된 활동 영역과 내용은 무엇입니까?

수업디자인연구소는 교사들의 수업 성장을 위해 수업혁신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천하고, 확산하는 연구실천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28월 현재, 현재 100명의 정회원과 9개 소모임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기술 등을 비롯한 학생 참여 수업 방법을 교사 연수를 통해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교육방송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수업코치로 활약한 이래, 많은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선생님들의 수업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업코칭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등에서 교육청 주관 수업코칭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기도 했고, 올해에도 샘물초, 나사렛새꿈학교 등 많은 학교에서 수업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교육과정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정 관련 연구 및 수업자료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평화감수성(통일교육), 경제교육, 노동인권, 지역연계 수업자료 개발 등을 했고, 올해에도 인천 및 광명 중3 진로연계학기 수업자료집, 서울 및 안산 생태전환교육 수업자료집, 안산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상호문화이해교육 수업자료집, 시흥 디지털 리터러시 및 생태전환교육 수업자료집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비상교육과 함께 초등 사회과 검정 교과서를 개발했고, 초등 수업자료집(3)과 중학교 수업자료집(7)도 개발하여 무료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소모임은 교사, 수석교사, 교육전문직 등 직종별로 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방학마다 소모임에서 연구한 결과물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학습코칭, 관계수업, 보드게임 등의 연수가 진행됩니다. 또한 연구소의 연구성과물을 단행본과 교구 등으로 출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입니다.

수업디자인연구소 외에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모교육디자인연구소, 유아교육디자인연구소, 특수교육디자연구소 등 11개 연구소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사단법인 교육디자인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업디자인연구소가 교육디자인넷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교육디자인넷 차원에서 여러 연구소와 함께 학교컨설팅, 각종 현장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종 및 대전 혁신학교 연구를 했고, 올해 전북 중학교 교육과정 개발 모델 연구, 충북 지역연계 교육과정 개발 연구 등을 하고 있습니다.

▲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수업 혁신은 다른 교육 영역에 비해 혁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개 교사의 수업 전문성은 교직 4년차까지는 급성장하지만 이후 10년차까지는 완만하게 성장합니다. 10년차 이후는 수업 역량의 정체(건기)를 경험하고, 이후 교사의 자기 정체성과 열정에 따라 성장과 퇴행으로 갈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0대 초반 교사들의 수업 역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50대 초반 교사들의 수업 역량은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은 교사의 일상적인 주요 업무이지만 생활지도나 행정 업무에 비해 업무의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수업 준비가 부족해도 수업 자체는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업의 전문성 문제는 교사에게 선택적인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인 문제이면서 동시에 교사의 자기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수업 성장 문제를 교사의 사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절대 그러하지 않습니다. 집단 지성과 수업공동체를 통해 교사가 수업 성장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지성만으로는 수업 성장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디자인연구소가 교사의 수업 성장을 위해 연수나 수업코칭 활동, 교수학습자료 개발, 전문적 학습공동체 지원 사업 등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혁신은 수업디자인연구소만으로는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교육혁신의 방향에 동의하는 사람이나 단체들과 함께 네트워크 방식으로 함께 노력하려고 합니다. 일종의 교육혁신을 위한 싱크 탱크 및 액션 탱크로서 플랫폼 방식의 운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소장님의 활동이 대한민국 교육을 어떤 방향으로 바꿔가길 바라나요?

그동안의 교육혁신 운동과 정책이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후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에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분리화 현상으로, 배움 중심 수업에서 가르침 중심 수업으로, 역량 중심 교육에서 학력 중심 교육으로 퇴보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다시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되고, 교실에서는 배움 중심 수업을 넘어 익힘과 깨침을 담보할 수 있는 학생 참여 수업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교육혁신은 왜곡된 교육현실을 비판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것이지만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미래교육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 예상되는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가치와 역량을 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다음 세대를 세워야 합니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 뿐 아니라 미래적 가치도 담보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학교혁신도 혁신학교를 넘어 미래학교로 발전해야 합니다.

교육 주체 차원에서 교사가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고,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학생들은 배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들은 교육 주체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교육청과 지자체, 교육단체들은 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혁신은 학생의 배움과 행복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혁신 영역 중 수업혁신, 교육과정 혁신, 학교혁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실천운동을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수업디자인연구소가 교사들이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을 위해 수업에서 노력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코치와 교육과정 디자이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 그렇다면, 활동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다른 진로를 고민 중인 교육 현장 동료 및 후배들에게 조언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연구소 활동은 코로나 기간 동안 대면모임에서 온라인모임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온라인 모임을 대면 모임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교사들도 온라인 모임에 익숙해지다보니 대면모임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하여 약간의 부담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어느 모임이든 신입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와야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것처럼 연구소도 신입 회원들이 꾸준하게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코로나 기간 동안 교육전문직 회원들은 늘어났지만 반대로 현장 교사들의 신규 회원 가입은 정체되었습니다. 이를 잘 극복하여 현장 교사들과 함께 하는 연구소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싶습니다.

교직 외에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드린다면, 생각보다 교사 외에도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개 교사로 출발하여 평교사로 마무리하거나 교감, 교장 등 학교관리자가 되거나 수석 교사로서 후배 교사들을 돕거나 교육전문직으로 진출하여 교육행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외에도 다른 길들이 있습니다. 평교사라고 해도 다른 교과 교사, 상담교사, 진로교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교육단체나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현장 교사들을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교직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코치나 교육상담가, 교육컨설던트, 교육분야 기자, 독서지도사 등도 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길을 고민한다면 그에 맞는 도전과 준비를 해야 합니다. 교직 이후 동네 도서관 관장이나 독서지도사가 되고 싶다면 현재 수업에서 다양한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실천하고, 도서관 활용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습지도사가 되고 싶다면 일단 학습코칭을 배우고, 현재 학급 담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학습코칭을 실천해야 합니다. 연구원이나 교육컨설던트가 되고 싶다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관련 전공 공부를 시작해야 하고 관련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교장이 되고 싶다면 교육철학과 학교 경영에 대한 공부와 경험을 해야 합니다. 좋은 교사가 좋은 교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수업, 생활지도, 행정 업무를 하지만, 교장은 학교 공동체 비전 제시, 학교 의사결정, 갈등 조정, 예산 펀딩, 인사 등을 합니다. 교사 업무와 교장 업무의 성격이 다릅니다. 좋은 교사 경험이 좋은 교장을 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좋은 교사가 반드시 좋은 교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기 꿈에 맞는 준비와 노력이 현재부터 이루어져야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자기 미래는 현재의 자기 삶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제가 수업혁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수업에 대하여 제대로 배우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서 제가 직접 협동학습연구회와 수업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게 된 것입니다. 좋은 학교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기에 좋은교사운동 좋은학교만들기 위원회를 조직하였고, 대안학교를 직접 설립하고 운영했고, 현재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컨설팅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육혁신은 혼자서는 불가능하기에 교육디자인넷을 통해 교육플랫폼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갈증과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열정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인품과 역량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을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이 우리 교육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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