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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수업 나눔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라~

by 김현섭 2015. 3. 20.

수업 나눔, 어떻게 할 것인가?

 

기존 수업 강평회의 문제점

 

기존 수업 강평회는 수업 장학에서 이루어진다. 수업 장학에서는 다른 교사의 수업을 참관하고 대개 그 수업에 대하여 장점, 단점,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피드백한다. 그런데 이러한 피드백 방식은 수업자에게 반감을 줄 수 있다. 수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기존 수업 장학 방식의 한계를 쉽게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자기 수업의 장점을 말할 때는 일단 기분이 좋긴 하지만 자칫 비행기 띄우기처럼 느껴져서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누군가가 자기 수업에 대한 단점을 지적하면 수업자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고 느껴지면 자기 자신도 모르게 방어 기제를 사용하게 된다. 방어기제가 작동되면 아무리 좋은 피드백도 수업자에게 의미있게 다가가기 힘들다. 누군가가 제시하는 수업에 대한 해결책은 수업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 일단 해결책 내용 자체가 수업자에게 맞는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교사마다 교수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정답이될 수는 있지만 유형이 다른 교사에게는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경력 교사가 고경력 교사에게 제시하는 해결책은 오히려 정서적 반감을 줄 수 있고 고경력 교사라 할지라도 저경력 교사에 대한 해결책 제시가 저경력 교사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겉으로는 수긍하는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속으로는 흘려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장점-단점-해결책 제시가 문제인가? 수업 분석과 해결책은 외부자보다는 수업자 스스로 성찰의 과정을 통해 이를 스스로 고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발된 것이 수업 나눔이다.

 

수업나눔

 

신을진 교수님과 김태현 선생님이 공동 개발한 수업 나눔 방식(2012)은 기존 수업 강평회에 대한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5단계 수업 나눔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수업자 입장에서 수업 바라보기

2. 학생의 배움 입장에서 수업 바라보기

3. 수업자의 수업 고민을 이야기하기

4, 수업자 고민에 대하여 해결책 모색하기

5. 수업자 스스로 도전과제를 선택하고 공언하기

 

김현섭(2013)은 기존 수업 나눔 방식에 수업자 수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단계를 첨가하여 7단계 수업 나눔 방식을 제시하였다.

 

1. 모둠별로 수업 소감을 자유럽게 나누기 / 수업 코치가 수업자와 이야기하기

2. 수업자 수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3. 수업자 입장에서 수업 바라보기

4. 학생의 배움 입장에서 수업 바라보기

5. 수업자의 수업 고민을 이야기하기

6. 수업자 고민에 대하여 해결책 모색하기

7. 수업자 스스로 도전과제를 선택하고 공언하기

 

이러한 수업 나눔 방식은 기존 수업 강평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업자 중심의 수업 나눔을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수업 나눔 방식도 실제 운영상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수업 나눔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업 나눔이 진행하는 경우, 수업 참관자들이 수업 나눔에 소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수업 나눔은 철저하게 수업자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대개 약 90분 정도 진행된다. 그런데 누군가의 이야기를 1시간 이상 경청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특히 교사는 말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수업 코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반 교사들이 수업 나눔에 참여하는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예컨대, 처음에는 수업자 이야기에 집중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진다. 수업자가 자기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일부 교사들이 딴 생각을 하거나 스마트폰 등 딴 짓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일부 교사들이 잘 경청하지 않는 것을 수업자가 알아차리면 수업자도 자기 이야기를 편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워진다. 수업 나눔에 참여하는 숫자가 너무 많으면 아무래도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업자도 규모가 주는 위압감 때문에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수업 나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수업 나눔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없을까?

 

수업 나눔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라!

 

수업 나눔시 참여자들이 너무 많으면 한계가 있으므로 진행 방식을 학년별로 참석자를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수업 나눔을 실시할 때는 전체 교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도 가능하겠지만 학년별로 진행하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년별로 진행하고 중등학교에서는 학년별 교사와 해당 과목 교사들이 결합하여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존 수업 나눔 방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구조화된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수업자의 소감 및 주안점 이야기하기 모둠별 수업 분석 및 질문 만들기 전체적으로 수업 나눔하기 등의 3단계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총 진행 시간을 1시간으로 가정한 경우, 수업자 소감 및 주안점 이야기하기(5)- 모둠별 활동(20) - 전체 수업 나눔(35)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세부화하여 단계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수업자의 수업 장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2. 수업자의 소감 및 주안점을 간단히 이야기하기

3. 수업 참관자들을 41모둠 형태로 모둠별로 구성하기

4. 모둠 안에서 수업 소감과 분석한 내용을 나누기 및 수업 질문을 만들기 / 그동안 수업자는 수업 코치(내지 수업 나눔 진행자)와 수업 소감 나누기

5. 모둠 안에서 정리한 수업 질문을 하면 수업자가 이야기하기

6. 수업자의 고민에 대하여 공동의 해결 방안 모색하기

7. 수업자의 도전 과제를 선택하고 공언하기 내지 수업 나눔 소감 나누기

 

여기에 수업 코칭 전문가가 있다면 8단계로 수업 코칭 활동 내용을 피드백하는 시간(해드 코칭/슈퍼 바이저 활동)을 가지면 더욱 좋다. 이러한 구조화된 접근은 모든 참가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장점이 있다. 모둠 안에서 수업 분석을 통해 질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수업을 분석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수업 나눔은 집단 코칭 방식 중의 하나로서 전체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개별 코칭에 비해 수업 나눔의 깊이는 상대적으로 얕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업 나눔으로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 수업 나눔 이후 별도의 개별 코칭 활동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업 나눔지(모둠활동 포함).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