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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좋은 교사가 된다는 것은?

by 김현섭 2015. 9. 21.

좋은 교사가 된다는 것은?

 

교사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두 가지 기준이 있다. 하나는 착한 교사인가 나쁜 교사인가로 구분하는 성품을 말하고 유능한 교사인가 무능한 교사인가를 구분하는 역량과 능력이 있다. 그런데 성품과 역량은 둘의 연관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착한 교사이지만 무능할 수 있고, 나쁜 교사이지만 유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착하면서 유능한 교사가 좋은 교사일 것이다.

 

착한 교사인가? 나쁜 교사인가?

 

성품이란 성질과 품격의 합성어로서 성질은 정신적 바탕 혹은 사물이나 현상이 본디부터 지니고 있는 독특한 바탕이고, ‘품격은 물건의 좋고, 나쁨의 정도, 혹은 품위, 기품을 말한다.(강선보 외, 2008) 성품이란 한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의 총체적 표현으로서 좋은 성품이란 일찍부터 좋은 생각, 좋은 감정, 좋은 행동을 습관화하는 것이다.(이영숙, 2013)

교사의 성품 문제와 관련한 것들은 개인 내면과 관련한 자존감, 자기성찰능력 등이 있고, 관계와 관련한 사랑, 배려 등이 있고, 일과 행동과 관련한 열정, 사명감, 실천력 등이 있다.

영역

성품

교사 내면

자존감, 소명의식, 교육철학과 신념, 자기 성찰 능력 등

관계

존재에 대한 사랑, 배려 등

일과 행동

열정, 사명감, 실천력, 시대정신 등

 

[교사의 내면]

교사 내면이 무너져 있으면 학생을 온전히 사랑할 수도 없고, 교직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도 어렵다. 교사 내면의 자존감이 무너져 있어서 열등감과 우울함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과로와 쉼 부족 등으로 인하여 에너지를 다 소진해 번 아웃 상태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로부터 공격받거나 관계가 깨지고 내면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해 내면에 깊은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교사에게 자존감은 매우 중요한 바탕이다. 자존감이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교사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면 학생이나 동료 교사도 온전히 사랑하기 힘들다. 자기가 스스로 존중하려고 노력한다고 저절로 생기기보다는 인생의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랑과 존중을 어느 정도 받았는지의 경험을 통해 생긴다.

자존감은 소명의식과 관련이 있다. 소명의식이란 하나님으로부터의 부르심과 그에 대한 응답을 말한다. 세속적인 측면에서 소명이란 자기를 넘어선 초월적 부름을 경험하는 것으로서 특정 역할을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지향하는 이타적인 태도라고 정의하기도 한다.(딕과 더피, 2009) 이러한 초월적 존재로부터의 자기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자존감을 세우는데 큰 영향을 준다.

교사는 누구나 교육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 새내기 교사 시절의 생존과 적응 단계에서는 아예 없거나 이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교직 경험을 쌓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철학과 신념이 형성되어 간다. 그런데 한번 형성된 교육철학과 신념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그대로 교직 생활 동안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저경력 교사에게는 멘토링이 필요하고 고경력 교사에세는 자기 철학과 신념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올바른 교육철학과 신념을 잘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일단 형성된 교육철학과 신념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수정 보완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성찰 능력은 자기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다중지능이론 연구자들이 성공한 사람들의 다중지능을 포트폴리오로 분석하였더니 공통된 다중지능으로 자성 지능이 나왔다. 성숙한 교사와 미숙한 교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 성찰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유능한 교사도 자기 성찰 능력이 떨어지면 교만과 오만에 쉽게 빠져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무능한 교사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자기 성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사가 아무리 수업 준비를 철저하게 해도 실제 수업에서 학생의 배움이 늘 잘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성숙한 교사는 학생의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 그 이유에 대하여 고민하여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교사는 학생 탓이나 환경 탓으로만 돌릴 뿐 자기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지 않는다.

 

[관계]

교사는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 동료 교사와 협업을 해야 하고, 많은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수행한다. 관계를 맺어나가는 기본적인 바탕은 존재에 대한 사랑이다. 교사는 기본적으로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 사람에게는 이기적 성향과 이타적 성향이 혼재되어 있다. 그런데 교사는 본질적으로 이타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기적인 성향이 더 큰 사람은 교사가 되지 않아야 한다. 학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교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처음에는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더라도 언제부터인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졌다면 교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사가 학생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배려라는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다. 학생의 자존감을 세우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배려하는 자세와 행동이 필요하다.

[일과 행동]

열정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마음을 가지고 열중하고 몰입하는 마음을 말한다. 열정은 일을 추진하는 밑거름이 된다. 열정이 있어야 일에 대한 성취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교사의 열정은 교직에 대한 사명감에서 시작된다. 사명감이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 가짐을 말한다. , 교사로서 학생을 사랑하고 수업을 잘할 수 있고, 업무를 잘 처리해야겠다는 의지를 말한다.

열정은 실천력으로 이어진다. 교사는 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하려는 실천력이 있어야 한다.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을 생활 지도하고, 각종 행정 업무를 추진하고 학교 공동체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교사는 또한 민주 시민으로서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시대와 사회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관계의 폭이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세계에 까지 그 영역이 확대될 수 있어야 한다.

 

 

유능한 교사인가? 무능한 교사인가?

 

역량이란 어떤 과제나 역할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수행 관련 능력이다.(윤정일 외, 2007) OECDDeSeCo 프로젝트에서는 역량을 개인의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거나 잘 기능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이나 사회적 차원에서 가치있는 결과물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사의 역량을 이해한다면 교직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수행 능력내지 교실에서 가치있는 결과물을 산출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사 역량을 이해 차원에서 학생, 교과 수업 및 평가, 교육과정, 학급 운영, 학교조직 및 행정 체제, 지역 사회, 공교육 체제, 현대 사회에 대한 이해 능력 제시하였다. 분석 및 조직 차원에서 정보 관리 및 연구, 기획 및 조직으로, 관계 형성 차원에서 대인 관계, 의사소통, 리더쉽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토대로 교사의 핵심 역량을 분석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의 3대 업무는 수업, 생활지도, 행정 업무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교사의 역량을 분석해 보았다.

 

교직 업무 분야

핵심 역량

관련 다중지능

수업

지식 습득력

교육과정의 이해 및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교수학습방법 및 평가 실천 능력

공감 및 의사소통 능력 등

언어/논리수학적 지능

언어/논리수학적 지능

대인/논리수학적 지능

대인 지능

학생 생활지도

공감 및 의사소통 능력

리더쉽 및 갈등 해결 능력 등

대인 지능

대인 지능

대인 지능

행정 업무

업무 이해 능력

기획 및 행정업무 처리 능력

의사소통 능력

ict/정보처리 능력 등

언어/논리수학적 지능

논리수학적/자성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기타

자율성

문제해결력 등

논리수학적/자성지능 등

자성/대인지능 등

[수업]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학습 능력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직은 선호 직업이기에 지적으로 우수한 사람들이 교직을 지망하기에 기본적으로 지식 습득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교사된 이후에 지속적으로 자기 전공 분야 및 기타 교직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을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노력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교무실이나 자기 거실 책장에 놓여 있는 책들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교육과정의 이해 및 재구성 능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동안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자율성이 교사에게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학교 혁신과 수업 혁신, 그리고 교육과정 개편의 흐름과 추세로 볼 때 교육과정 이해 및 재구성 능력이 더욱 중요시 여기는 상황이 되고 있다.

교수학습방법에 따라 학생의 경험이 달라진다. 저학년이나 학습 수준이나 의지가 낮을수록 교육과정보다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비중이 더 크다. 학생의 관심사, 수준, 의지, 능력에 맞게 교사가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

 

[학생생활지도]

수업이나 학생 생활 지도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핵심 역량이 공감 및 의사소통 능력이다. 교직 업무는 기본적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기에 학생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대하여 공감하고 배려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공감 능력은 학생 존재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의사소통 능력은 이질적인 학생이나 동료 교사들과의 대화 능력을 말한다.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계를 잘 유지하지 못하고 사소한 오해를 통해 큰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다. 일이 많으면 늦게 학교에 남아 일을 처리하면 되지만 갈등이 일어나면 교사 개인만 노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의사소통능력은 학급이나 학교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는 교직 특성상 리더쉽이 꼭 필요하다. 경력에 따라 영향력의 대상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새내기 교사라 할지라도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쉽이 없으면 관계와 질서 세우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수업이나 학생 생활 지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학생 간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정 업무]

학교 교육활동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가 학교 행정의 핵심이다. 자기가 맡은 업무를 잘 이해하는 업무 이해 능력, 학교 행사나 담당 업무를 기획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획 및 행정업무 처리 능력, 이해 관계가 다른 동료 교직원들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의사소통 능력, 학교 전산 업무를 잘 감당할 수 있는 정보처리(ict) 능력 등이 필요하다.

 

[기타]

교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자율성이 필요하다. 누군가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활동에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일들을 자발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자율성과 관련이 있다.

여러 가지 교직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해도 이것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해결력이 필요하다. 미래 사회에서는 자율성과 문제해결력이 더욱 더 강조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교사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을 살펴보면 다른 직업과 달리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교사의 기본 업무는 학생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관계가 깨지만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교사는 학생들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공감은 단순히 학생의 감정만을 이해해주는 것을 넘어 배려라는 행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배움이 잘 일어나지 않거나 학생 생활 지도 상에 어려움에 당면했을 때 이를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둘째, 교사의 연구 역량은 교수나 연구자의 연구 역량과 달리 이론적인 지식보다는 실천적 지식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이 안다고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영역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론적인 지식을 현장의 실천과 경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내면화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교사에게 꼭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역량은 자율성이나 문제 해결력이란 것이다. 기존 학교 문화나 교직 문화가 수직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관료제 문화이었기에 상대적으로 학교 안에서 자율성이나 문제 해결력을 길러낼 수 있는 토양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학교도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학교 및 교직 문화가 수평적 관계를 토대로 자율성과 문제 해결력을 강조하는 추세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만 이해하고 교육정책을 추진한다면 교사의 자율성이나 문제 해결력 신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성장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

 

그렇다면 성품과 역량은 별개의 영역인가? 성품과 역량은 개인 안에 통합되어 있다.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으면 역량은 쉽게 신장시킬 수 있고 긍정적인 방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좋은 성품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기의 역량을 그릇된 동기나 잘못된 목적을 위해 활용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착하지만 무능한 교사는 끊임없는 연수와 코칭 과정을 통해 자기 역량을 신장시켜나갈 수 있다. 하지만 나쁘지만 유능한 교사는 연수나 코칭 과정을 통해 성품을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한 사람의 성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성품은 성장의 대상으로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성품은 인생의 극적인 변화와 계기, 초월적인 경험, 깊은 내면적인 성찰, 깊은 영적 체험, 개인적 사건이나 고통을 통한 교육 철학의 근본 변화 등이 있을 때 변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성품의 변화는 기존 학교 문화와 제도 안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해 역량은 노력하면 어느 수준까지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 교사의 필요에 맞는 연수나 교사 개별적 상황에 맞는 코칭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면 시간과 노력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품이 나쁜 사람이 교사가 되지 않도록 교사 선발 과정을 보완해 나가야 하고 그러한 교사들이 교직에 있다면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다른 영역에서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착하지만 무능한 교사는 자기 성찰과 연수, 코칭 등의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사에 필요한 핵심 역량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핵심 역량을 보다 구체화하고 교사가 자발적으로 자기 핵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부정 방향의 교사라도 교사라면 누구나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역능)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의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학교 및 교직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