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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변화

by 김현섭 2012. 5. 21.

수업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관점들

수업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업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냐에 대하여 먼저 고민해야 한다. 수업을 혁신하려면 다양한 수업을 많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공개 수업을 많이 하거나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많이 본다고 해서 수업 혁신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수업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동일한 수업도 다르게 평가되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바라보는 기존의 관점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교육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들에는 수업장학, 수업평가, 수업컨설팅, 수업비평, 배움의 공동체, 수업 코칭 등이 있다. 각 입장은 주된 관찰 목적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각 입장의 장단점을 잘 인식하고 교실 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입장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수업장학

수업 평가

수업 컨설팅

수업 비평

배움의 공동체

수업코칭

주된 관찰 목적

교사의 교수 행위 개선

교사의 수업 능력 측정과 평가

교사의 고민이나 문제 해결

수업 현상의 이해와 해석

학생의 배움

교사의 수업 성찰을 통한 수업변화

실천가와 관찰자와의 관계

교사-장학사

평가자-피평가자

의뢰인-컨설던트

예술가-비평가

선수-코치

선수-코치(상담가)

주된 관찰 방법

양적, 질적 방법

양적 방법

양적, 질적 방법

질적 방법

질적 방법

질적 방법

산출물 형태

수업 관찰 협의록

양적, 질적 평가지

컨설팅 결과 보고서

질적 비평문

수업관찰일지

수업성찰일지, 배움일지, 미션 수행 등

관찰 정보의 공유자

관련 당사자

관련 당사자

관련 당사자

잠재적 독자

관련 당사자

관련 당사자

관찰 결과의 활용

교사의 수업 전문성 향상에 관한 정보 제공

교사의 수업 설계 및 실행 능력에 대한 평가

원칙적으로 의뢰의 판단에 의존함

수업 현상에 대한 감식안과 비평 능력 제고

교사의 성찰, 학생의 배움 피드백

교사의 내면적 성찰, 학생의 배움

참여의 강제성 여부

의무적 참여

의무적 참여

자발적 참여

자발적 참여

의무적 참여

자발적인 참여

최근 수업에 대한 관점은 수업 관찰자의 기준을 강조하는 수업장학이나 수업평가에서 수업 공개 교사의 필요에 맞춘 수업컨설팅으로, 교사 중심의 가르침에서 학생 중심의 배움으로, 양적 평가와 질적 평가의 장점을 결합한 수업비평으로,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수업 평가 방식에서 교사의 내면적 성찰을 강조하는 수업코칭으로 변화하고 있다.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누가(교사성찰), 왜(교육철학), 무엇을(교육과정), 어떻게(교수학습방법)의 4가지 관점을 통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대개 수업 관찰은 수업 시간에 보여지는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방법을 주로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교육과정 재구성과 적절한 교수학습방법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교육철학과 교사 성찰이다. 교육철학과 교사성찰이 이루어지고 학생과의 관계 맺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때 비로소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피드백이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다.

수업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교사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일지, 배움일지, 학생인터뷰 등의 거울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모습을 낯설게 인식하는 내면적 성찰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수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공개 수업이 아니라 일상 수업을 공개하고 관찰하고 수업코칭을 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미션 수행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실제로 수업코칭을 해보면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방법보다는 교사의 내면 성찰, 학생에 대한 관점,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맺기, 교육철학 등이 보다 우선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수업을 바라볼 때 교사의 가르침에서 학생의 배움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수업을 바라볼 때 우선 그 수업을 통해 수업관찰자가 해당 교사의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수업 공개에 따른 긴장감을 풀고 교사의 학습공동체를 형성해나갈 수 있다.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학생의 배움이 어디에서 이루어지고 어디에서 멈추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교사의 수업 활동에 대하여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고 배움이 일어나는지에 대하여 주목하여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식이가 평소 산만하던 아이인데, 선생님 수업에서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영식이를 다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선생님, 뒤쪽 모둠에서는 모둠 활동 중 미숙이가 모둠 활동을 독점하다 보니 상대적이고 내성적인 미애가 모둠 활동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선생님이 그 모둠에 와서 이렇게 지도해 주시면 더욱 그 모둠 활동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등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둘째, 수업을 분석적인 관점에서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수업을 이해하는 관점으로 ‘과학(science)', '예술(art)', ’종교적 기예(craft)'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업을 과학이라고 이해하는 입장에서 파악하다 보니 분석적 평가틀을 활용하여 수업의 각 요소를 해체하여 수업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체크리스트에 의한 수업 평가의 경우, 체크리스트 상으로는 수업이 완벽하지만 실제 수업은 그저 그럴 수 있고 반대로 체크리스트 상으로는 그저 그렇지만 감동이 있는 훌륭한 수업일 수 있다. 발도로프 수업이나 다중지능 수업처럼 예술적인 요소를 많이 활용한 수업은 과학적 분석의 틀로는 다 설명하기 힘들다. 수업을 예술적 관점에서 이해해야만 이러한 수업의 가치가 인정될 수 있다. 하지만 과학과 예술을 넘어 종교적 기예(장인정신)적 관점으로 접근해야만 수업 그 자체를 한 차원 높게 바라볼 수 있다. 교육공학적인 측면에서는 그저 그런 수업이지만 전반적으로 수업이 담백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는 수업이 있다. 이러한 수업은 종교적 기예(장인 정신) 입장에서 이해해야만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수업을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수업에서 지식과 삶이 연결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존 수업 지도안 접근은 주로 3단계(도입-전개-마무리)로 진행된다. 브루멜른은 여기에 4단계로 ‘능력부여하기’를 첨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삶 속에서 실천하기(반응하기)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매 차시 수업마다 배운 내용을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중단원별이나 최소한 1학기에 1번 이상은 배운 내용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교실에서 배운 지식이 구체적인 삶 속에서 드러날 때 그 지식은 비로소 살아있는 지식으로 학생들이 삶 속에 남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