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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공부하는 학교의 비결, "학습코칭"

by 김현섭 2021. 2. 21.

온라인 수업 이후, 성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다

20204월 온라인 개학 이후 온라인 수업이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발생했던 문제점 중의 하나가 학습격차 문제이다. 일부 학교의 경우, 중위권 학생의 하향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적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상위권 학생은 어느 정도 자기관리 역량이 있었기에 온라인수업을 성실하게 공부하고 나서 나머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였다. 대면수업에 비해 가정과 학교와의 이동 시간 등이 줄어들고, 개인 자율학습, 사교육 등을 통해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었기에 성적에는 온라인수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위권 학생은 대면수업에서나 온라인수업에서나 학습의지가 전반적으로 낮고 기초학력이 낮았기에 성적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중위권 학생의 경우, 대면수업에서는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던 학생들이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대충 수강하다보니까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콘텐츠 활용형 수업의 경우, 다수의 중하위권 학생들이 강의 동영상을 수강할 때, 1.2배속, 1.5배속 등으로 약간 빨리 돌리면서 대충 듣거나 딴 짓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콘텐츠 활용형 수업 특성상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확인하기 힘들고, 그에 맞는 피드백 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낮았다.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이라고 해도 교사가 컴퓨터 화면상 학생 갤러리창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 상태를 온전히 확인하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학생들의 배움 상태를 컴퓨터 모니터 상으로 확인하여 점검하면 가르치는 수업 내용에 집중하기 쉽지 않았고, 수업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학생 배움 상태에 대하여 집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이라고 해도 강의식 수업으로만 진행하거나 학생들이 비디오 화면을 꺼버리면 교사와 학생간의 상호 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콘텐츠 활용형 수업보다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온라인 수업의 학습 격차 문제, 피드백으로 풀다!

일반적으로 피드백은 개선을 위한 정보를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수업에서 피드백은 교수학습 과정과 결과에서 형식적, 비형식적 평가 활동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학습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한 후, 교사와 학생에게 학습의 개선과 향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김선, 반재천, 2020) , 피드백이란 교사가 학생들이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위해 도움을 주는 행위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도 자기 교육 방식을 성찰하고 학생들이 학습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하는 것이다. 피드백은 학생들의 존재와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인정하는 것, 지식이나 기술 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것, 수업목표에 따라 평가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학생이 학습 목표에 도달하거나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보상과 칭찬을 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학생이 학습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을 때, 그에 대한 책임 행동을 하도록 하거나 개선해야 할 것을 명료하게 말하고 개선 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평가적 피드백보다는 조언적 피드백이 좋다.

피드백의 방법은 목표 참조 피드백, 비계식 피드백, 자기 참조 피드백 등이 있다. 목표 참조 피드백은 학습 목표를 기준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예컨대, “네 글이 전반적으로 논리적으로 서술되었지만 이번 글쓰기의 목표는 자기 생각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므로 좀 더 네 생각이 잘 나와있으면 좋겠어등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비계식 피드백은 정답을 제시하는 피드백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방법을 제안하거나 질문을 통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피드백이다. 예컨대, “글을 쓰기 전에 관련 자료를 먼저 찾아보고 나서 쓰면 어떨까?” 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자기 참조 피드백은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학생의 과거 학습 상황을 기준으로 향상 정도를 기준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예컨대, “네 글을 보니까 지난 시간에 쓴 글에 비해 자기 생각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서 좋았어. 특히 뒷 부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잘 나와있다고 생각해등으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피드백은 대면수업이나 온라인수업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비대면 온라인수업에서는 의식적으로 피드백 활동을 강조해야 한다. 그런데 피드백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진행하면 학습효과는 높지만 교사가 업무 부담이 늘어 소진되기 쉽고, 결국 용두사미형 피드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피드백을 하지 않거나 대충하면 교사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학생들의 학습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므로 온라인 수업에서 피드백 활동은 교사 입장에서는 부담감을 줄이면서도 학습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피드백 체제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학생들이 수업 시간 안에 패들렛에 글을 썼다면 교사가 일일이 서술형 문장으로 댓글을 달아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 결국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패들렛의 학생 글을 읽고 별점을 달아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하면 교사 입장에서 쉽게 피드백을 할 수 있으므로 꾸준하게 피드백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동료학생 피드백 방식을 활용하여 다른 학생들이 댓글 달기 등으로 피드백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교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편하면서도 학습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구글 설문지를 활용하여 온라인 학습지를 제작하는 경우, 구글 설문지의 피드백 기능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오답을 표기했을 때 바로 피드백이 자동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하면 어렵지 않게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해줄 수 있다.

 

학력과 역량을 풀 수 있는 고리, 학습코칭

대개 학력과 역량은 상호 대립적인 관계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학력과 역량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학력은 지식을 쌓는 것, ‘아는 것이라면, 역량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량을 기르려면 학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학생의 학력이 높다고 해서 그 역량도 반드시 높다고 말할 수 없다. 지식과 실천이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나면 둘의 관계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있어도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기초학력을 증진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려면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강제적인 자율(?)학습, 암기식, 문제 풀이식 공부 등 전통적인 학력 증진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억지로 학생들을 공부하도록 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 바로 학습코칭이다.

학습코칭은 학습과 코칭의 합성어이다.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것이고 코칭은 개인의 잠재력을 펼쳐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 학습코칭이란 학생의 학습을 촉진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학습코칭에서는 공부 철학과 학습동기유발, 과목별 공부하는 방법, 읽기 및 쓰기, 암기와 기억, 사고력 개발, 시험 준비, 시간 관리, 대인 관계, 개인별 학습유형과 상담 등의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 학습코칭에서는 피드백 활동과 매타인지 강화전략을 매우 중시여긴다.

그런데 지금까지 학습코칭은 학습심리학 관점에서 연구되었고, 주로 사교육에서 실천되었다. 그러다보니 기존 학습코칭은 어느 정도 학습의지가 있는 중상위권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전략과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고 실천되었다. 그리고 참여 대상 인원수도 일대일이나 소그룹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기에 기본적으로 개별학습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기존 학습코칭 방법들은 학습의지가 낮은 학생들도 있는 다인수 학급 체제의 공교육에서는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현재 일반학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학습코칭 방법은 자율학습과 학습플래너이다. 자율학습은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독서실에서 공부하도록 교사가 감독하는 것이지만 현실에서 자율학습은 의무적인 타율학습으로 진행하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학습플래너의 경우, 학기 초 학습플래너를 학교 차원에서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학습플래너 이용 방법을 알려주고 나서 학기말에 우수 학생에게 시상하고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생존의 욕구가 높은 학생이나 네모형 학습자에게는 효과적인 방법이었지만 자유의 욕구가 높은 학생이나 별형 학생, 동그라미형 학생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 학습플래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담임 교사가 모든 학생들의 학습플래너 내용을 꾸준하게 점검하고 개별 피드백을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자기 관리 역량을 가지고 있는 소수 학생들에게만 도움이 될 뿐이었다.

 

학교 차원에서 학습코칭을 체계적으로 실천하자!

학교차원에서 학습코칭을 체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학력과 역량을 증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구성원 모두가 학생의 배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학습코칭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강제로 학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여건과 문화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마다 학습유형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다양한 공부 방법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즐거움의 재미를 넘어 몰입의 흥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전통적인 학습방법에 비해 학습코칭은 획일성이 아니라 다양성, 타율이 아닌 자율성과 자기주도성,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 절제와 인내보다 흥미와 참여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둘째, 교육과정 안에서 학습코칭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수업시간에 요약형 학습지를 배부하거나 판서 내용을 기계적으로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코넬노트법, 마인드맵, 비주얼씽킹 등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스스로 정리하여 필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 이외에 피드백을 실시하면 교사의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수업 시간 안에서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체 등 비교과시간이나 중학교 자유학년제 주제선택활동, 고교 학점제의 학생개설과목 설치 등에서 학습코칭을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다인수 학급 구성원들에게 학습코칭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과 방법들이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개별학습 방식의 기존 학습코칭에서 벗어나 협동학습 방식의 학습코칭의 방법들을 개발하여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피드백의 경우, 동료 학생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익히는 시간을 전체 학생들과 함께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교사가 학습코칭을 익히고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코치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부 학습코치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담임 교사가 학습코칭을 잘 이해하고 교실에서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티칭 중심 수업에서 코칭 중심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온라인수업 상황에 맞는 학습코칭 전략과 방법을 개발하여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학습플래너를 공유 문서로 작성하여 모든 학생들이 기록하고 상호 점검할 수 있도록 하거나 기존 학습플래너 내용이나 그날 공부한 내용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학급 밴드에 올릴 수 있다. 학교 차원에서 줌을 활용하여 동시다발적으로 자율학습을 진행하고 관리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학습코칭을 통해 학생들이 배움의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