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있는 사고, 깊이있는 학습!

깊이있는 사고

‘○○야, 생각없이 말하지 말고, 생각하면서 신중하게 말해’

교사가 교실에서 종종 사용하는 말 중의 하나다. 특히 장난꾸러기 학생들에게 사용한다. 아이들에게 깊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넓고 깊게 생각하는 것을 흔히 ‘사유(思惟)’라고 말한다. 사유의 사전적 의미(표준국어대사전)를 살펴보면 사유란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로서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을 말한다. 유사한 단어로 ‘사색(思索)’이 있는데, 사색이란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르는 것’으로서 깊게 생각하기를 말한다. 그래서 사유는 사색을 포함한 ‘생각하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깊이있는 사고는 ‘사색’을 넘어 ‘사유’까지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고에 있어서 깊이와 넓이의 조화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의 깊이만 강조하면 좁은 영역에 국한된 사고를 할 수 있고, 생각의 넓이만 강조하면 문제 발생시 흔들릴 수 있다. 넓이 ⇒ 깊이 ⇒ 넓이 ⇒ 깊이 ⇒ ... 의 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야 진짜 깊이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

 

깊이있는 사고를 블룸의 교육목표문류체계학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지식(기억), 이해를 넘어, 적용, 분석, 종합, 평가, 창조 수준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단계	예상되는 학생 행동	수업의 과정	주요 용어
지식 (기억하기)	정보를 기억하거나 회상할 수 있으며 사실, 용어, 법칙 등을 인지할 수 있음	반복 암기	정의하기 묘사하기 확인하기
이해 (이해하기)	읽거나 들은 내용을 번역하거나 달리 말함으로써 표현 방식을 바꿀 수 있음	설명 예증	요약하기 부연하기 달리 말하기
적용 (전이하기)	이미 배운 정보를, 배울 당시와는 다른 맥락에서 응용할 수 있음	실습 전이	적용하기 활용하기 응용하기
분석 (관련짓기)	어떤 문제를 구성하는 부분들로 나눌 수 있고, 부분들 사이의 관련성을 도출해 낼 수 있음	연역 귀납	관련짓기 구별하기 식별하기
종합 (창조하기)	부분들을 결합하여 독특하거나 새로운 문제 해결 방안을 만들 수 있음	확산 일반화	공식화하기 구성하기 산출하기
평가 (비판하기)	주어진 기준에 따라 어떤 방법, 아이디어, 사람 또는 산출물의 가치를 결정할 수 있음	식별 추론	평가하기 결정하기 정당화하기

 

즉, 저차원적 사고 활동을 넘어 고차원적 사고 활동을 강조하는 것이다.

지식	이해	적용	분석	종합	평가
저차원적 사고 (Low order thinking)		고차원적 사고 (High order thinking)
닫힌(수렴적) 사고		열린(발산적) 사고

 

블룸의 제자인 앤더슨과 크래스월(2001)은 신교육목표분류체계학을 통해 종합을 빼고, 평가 다음에 창조(창안)를 제시하였다. 즉, 기억, 이해, 적용, 분석, 평가, 창조로 재구조화하였다. 창조란 일관적이거나 기능적인 전체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묶거나 요소들을 새로운 패턴 또는 재조직하기를 말한다. 주요 용어로 생성하기, 계획하기, 산출하기 등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하버드 대학의 프로젝트 제로에서는 이해를 적용, 분석, 종합, 평가, 창안에 앞서는 사고 유형이 아니라 사고의 결과로 판단하였다. “사고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역동적이고, 상호연결되어 있다. 사고는 내용과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다.”

프로젝트 제로에서는 이해하기를 돕는 사고 활동으로 다음을 제시하고 있다.

 

•관찰하고 묘사하기

•설명하고 해석하기

•증거로 추론하기

•연관성 찾기

•다른 견해와 관점 고려하기

•핵심 포착하기와 결론 형성하기

•궁금해하고 질문하기

•복잡성을 밝혀내고 사물의 이면 바라보기

•패턴찾기와 일반화하기

•가능성과 대안 창출하기

•증거, 논거, 행동 평가하기

•계획 수립하기와 행동 모니터링하기

•주장, 가정, 편견 식별하기

•우선 순위, 조건, 지식 명료화하기

 

2022 교육과정의 핵심 아이디어와 깊이 있는 학습

2022 교육과정 각론 내용 체계에서 핵심 아이디어가 새롭게 도입되었고, 성취기준의 의미가 수정되었다. 2015 교육과정 각론 내용 체계는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 기능’을 제시했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교과(목)에서 배워야 할 필수 학습 내용을 ‘지식 · 이해, 과정 · 기능, 가치 · 태도’로 세분화하여 제시하였다.

 

[2015 교육과정 각론 내용 체계]

-내용 체계 : 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으로 구성

-영역：교과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최상위의 교과 내용 범주

-핵심개념：교과의 기초 개념이나 원리

-일반화된 지식：학생들이 해당 영역에서 알아야 할 보편적인 지식

-내용 요소：학년(군)에서 배워야 할 필수 학습 내용

-기능：수업 후 학생들이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으로 교과 고유의 탐구과정 및 사고 기능 등을 포함

-성취기준 :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수업 활동의 기준

 

[2022 교육과정 각론 체계]

-내용 체계 : 영역, 핵심 아이디어, 내용 요소(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

-영역 : 교과목의 성격에 따라 기반 학문의 하위 영역이나 학습 내용을 구성하는 1차 조직자

-핵심 아이디어 : 영역을 아우르면서 해당 영역의 학습을 통해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진술한 것, 이는 해당 영역 학습의 초점을 부여하여 깊이있는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됨

-내용 요소 : 교과목에서 배워야 할 필요 학습 내용

∙ 지식⋅이해 : 교과목 및 학년(군)별로 해당 영역에서 알고 이해해야 할 내용

∙ 과정⋅기능 : 교과 고유의 사고 및 탐구 과정 또는 기능

∙ 가치⋅태도 : 교과 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는 고유한 가치와 태도

-성취기준 : 영역별 내용 요소(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를 학습한 결과 학생이 궁극적으로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도달점

-출처 : 경남교육청 (2023), “ 미리 준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초등)

핵심 아이디어란 “영역을 아우르면서 해당 영역의 학습을 통해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진술한 것”이다. 이는 “해당 영역 학습의 초점을 부여하면서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토대”가 된다. 3가지 영역 구성 요소로서 지식과 이해, 과정과 기능, 가치와 태도를 제시하였다. 핵심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학생이 질문을 제기하며 학습자가 의미를 구성하는 탐구 과정이 필요하다. 핵심 아이디어는 빅 아이디어(핵심 개념과 원리, 일반화)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핵심 아이디어는 핵심 개념과 원리를 일반화하여 진술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22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깊이 있는 학습을 구현하는 것을 강조한다.

[초등 역사일반 각론 체계표]

핵심 아이디어		⋅시대에 따라 지역, 교통⋅통신, 풍습 등 생활 모습이 달라진다.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는 역사의 증거로 활용된다. ⋅일상생활 속 과거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자신을 역사적 존재로 인식한다.
범주		내용 요소
		초등학교		중학교
		3~4학년	5~6학년	1~3학년
지식 ⋅ 이해	역사 학습의 기초	⋅역사의 시간 개념 ⋅역사 증거 ⋅변화와 지속(지역, 교통⋅ 통신, 풍습)	⋅역사 탐구 방법	⋅역사의 의미와 역사 학습의 목적 ⋅역사 탐구의 절차와 방법
과정⋅기능		⋅역사적 질문 생성하기 ⋅신뢰성 있는 역사 정보를 선택, 분석, 추론하기 ⋅역사적 서사를 구성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기 ⋅사회문제의 역사적 연원을 파악하는 질문 생성하기		⋅자료의 선택⋅분석⋅해석과 논쟁을 통해 역사 지식을 형성하기 ⋅적절하고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해석, 판단하기 ⋅역사적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역사적 서사를 구성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기
가치⋅태도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 ⋅역사적 시간 속에서 자기 위치 확인 ⋅타인의 역사적 해석을 존중하는 태도 ⋅역사에 성찰적으로 접근하는 태도		⋅타인의 역사적 해석을 존중하는 태도 ⋅역사적 연원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 존중 ⋅역사에 성찰적으로 접근하는 태도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가치관 ⋅자신을 역사적 존재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자세

 

2022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교수학습 설계의 원리로 ‘깊이있는 학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가. 학교는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습을 통해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을 설계하여 운영한다. 1) 단편적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고 각 교과목의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내용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학습 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2) 교과 내 영역 간, 교과 간 내용 연계성을 고려하여 수업을 설계하고 지도함으로써 학생들이 융합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 3) 학습 내용을 실생활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적용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교에서의 학습이 학생의 삶에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이 되도록 한다. 4) 학생이 여러 교과의 고유한 탐구 방법을 익히고 자신의 학습 과정과 학습 전략을 점검하며 개선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 5) 교과의 깊이 있는 학습에 기반이 되는 언어⋅수리⋅디지털 기초소양을 모든 교과를 통해 함양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깊이있는 학습이란 단편적 지식의 암기를 지양하고 각 교과목의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내용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학습이다.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학습 경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깊이있는 학습은 “학생들의 실생활과 연계하며 교과 간 연계를 추구하고,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함양하는 학습”이다. 즉, “학생이 학습 내용을 자기 지식화 혹은 체화하고 이를 통해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소수의 핵심 내용을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이다. 핵심 내용은 “교과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내용이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삶 속에서 지속해서 활용할 가치가 있는 내용”이다. 교과 간 연계와 통합은 학습자가 여러 교과의 지식과 기능을 서로 관련지어 습득하고 이를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원한다. 성찰은 인간이 수행하고 있는 사고에 대한 사고로서 메타학습과 관련이 있다. 메타학습은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을 반성하고 조절하는 과정이다. 특히 메타 인지는 현재 나의 상황, 앞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등에 대해 스스로 사고하는 ‘사고에 대한 사고 과정’으로서 평생 학습을 위한 학습 습관을 형성하고 배운 것을 다른 상황과 맥락에 전이시키는 데 필수적이다.(온정덕, 2022)

 

출처 : 경남교육청(2023), 미리 준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초등)

깊이 있는 학습이란 ‘활동 중심 학습보다는 높은 수준의 사고와 심층 학습을 추구하는 학습’을 말한다. 쉽게 말해, 깊이 있는 학습이란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학습을 말한다. 즉, 핵심적인 내용, 본질적인 내용을 깊이 있게 접근하는 학습이다. 핵심과 주변,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는 기준이 ‘학습의 전이(transfer)’이다. 원래 ‘전이(轉移)’의 사전적 의미는 ‘자리나 위치 따위를 다른 곳으로 옮김’이다. 전이의 교육학적 의미는 다른 교과 영역으로 확대하거나 다음 단계로 심화학습으로 발전할 수 있거나 삶 속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깊이 있는 학습을 잘 이해하려면 개념기반 탐구학습 모델을 살펴보면 좋다.

출처 :  경남교육청 (2023), “ 미리 준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초등)

 

[참고문헌]

교육부 고시 제2022-33호

경남교육청(2023), “미리 준비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초등)

김현섭(2015), “질문이 살아있는 수업”, 수업디자인연구소

온정덕(2022), ‘역량과 주도성을 기르는 2022 개정 교과 교육과정’, 서울교육 2022 겨울호(249호)

임유나(2023),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아이디어’에 대한 비판적 검토‘,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제23권 18호

론 리치하트 외, 최재경 역(2023), “생각이 보이는 교실”, 사회평론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