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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안학교

소명중고등학교 백두산 비전 트립 이야기(3)

by 김현섭 2013. 5. 8.

5월 4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가볍게 식사를 한 후 러시아, 중국, 북한의 접경지역인 방천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방천은 한반도 최북단 꼭대기에 해당되는 곳으로 러시아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선 선봉지구 부근 접경지대에 이르러 인민해방군으로부터 검문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외국인을 갈 수 없다고 하여 차를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에서 잠시 내려 북한지역을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았습니다.

 

 

우리가 잠시 쉬고 있는 작은 정자 안에서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간단한 기념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튼튼해 보이는 병따개와 러시아 목각인형을 구입했습니다. 그때 한 학생이 북한 지폐 세트를 구입했는데, 옆자리 상인이 이를 빼앗고 자기 물건을 훔쳤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 학생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중국말을 몰랐기에 항변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가이드 선생님이 나서서 이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상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소란을 피웠습니다. 일부러 소란을 피워 관광객들에게 덤터기를 씌워 돈을 벌려고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때 조선족 출신 중국군 장교가 나서서 해결해주었습니다. 장교가 나서자 그 상인은 당장 어톤이 낮아졌고, 금세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같은 동포가 해결해주어서 더욱 고마웠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돈 때문에 서로 짜고 의도적으로 소란을 피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차 안에서 학생들에게 황금만능주의와 돈 중심 가치관의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돈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씌우는 상인들의 행동을 통해 세계관과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급격한 경제 발전과 함께 황금만능주의가 사람 마음 속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집집마다 복을 기원하는 글자를 써서 붙이거나 호텔 입구에 재물을 기원하는 우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차를 돌려 도문으로 갔습니다. 도문에서 전주비빔밥집에 가서 돌솥밥을 먹었습니다. 도문교회로 이동하여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짧은 메세지였지만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꿈과 비전을 구분하면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학생들도 목사님 메세지를 통해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조선족 출신 목사님이었는데, 청소년 사역을 오랫동안 하셨던 분이고 한국에서 신학교를 나오신 분이었습니다.

 

 

도문에서 용정시로 이동하였습니다. 용정중학교로 갔는데, 그 안에 대성중학교 옛터가 있었습니다. 대성중학교 출신인 윤동주의 삶을 기념관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윤동주의 일대기를 보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조선족 안내인이 기념관을 돌며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윤동주 기념관 바로 옆에 이상설 선생 기념관도 있어서 이상설의 삶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족 중학생들이 운동장에 놀고 있어서 그들과 잠시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해맑은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당시 독립 투사의 자손이라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일송정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원래 용정시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 위에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이를 일송정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일송정 기념비 앞에서 일행들이 모여 일송정 가곡을 다함께 부렸습니다. 가곡 뒷부분의 ‘거친 꿈이 깊었나’라는 가사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곡을 부른 후 학생들과 함께 우리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송정 기념비 옆에는 일송정 가곡 가사가 있었던 바위 기념석이 있었는데, 중국 당국에서 이를 지우고 용정찬가를 다시 새겨놓았습니다. 중국 당국에서는 민족 의식을 고취하는 일송정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의도적으로 지운 것 같았습니다.

 

 

 

일송정 기념비에서 일송정까지 걸어 갔습니다. 일송정에서 용정시를 보는데 풍경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옛 선조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옛날 이곳을 지켰던 소나무는 죽어서 나중에 새로 심은 소나무가 대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일송정에서 바라본 만주와 해란강은 저녁 석양과 맞물려 더욱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일송정으로 다녀온 후 연길시로 이동하였습니다. 연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허름한 도시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 바라본 연길시는 수원시보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건물들로 탈바꿈한 현대식 도시였습니다. 중국의 발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간판마다 한글이 위쪽에 있고 아래 쪽에 중국말로 씌여 있어서 한국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거리 풍경도 한국 도시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친근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연변대학 부근 홍콩반점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숙소인 연길시 세기호텔에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출장 마사지 소동이 일어나 교사들이 방마다 돌며 주의를 주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의 병폐를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교사들끼리 호텔커피샾에서 평가회를 가지면서 학생 학습 과제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5월 5일 주일

오늘은 주일이어서 다소 여유있게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차를 타고 연변과학기술대학으로 갔습니다. 대학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연변과기대에서 근무하는 한인 교직원들이 주로 드리는 예배였는데, 선교사 심정으로 먼 타국까지 와서 고생하는 학교 관계자 분들이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때마침 오늘이 가정주일이어서 유치원 아이들이 특송도 하였고, 설교 말씀도 사무엘과 엘리 자녀들 부분을 통해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주제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성가대 찬양이 수준급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예배 이후 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대학식당 음식이 푸짐해서 중국 식문화의 특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변과기대 교수님을 통해 학교에 대하여 안내를 받았습니다. 교수님은 학교 역사와 입학 및 졸업생 현황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학교 설명을 들으면서 소명학교 학생들도 이 곳에 진학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학비도 저렴하고 취업도 잘 되는 학교여서 소명학교 학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 방문 기념 사진을 찍고 연변대학부속병원에 갔습니다. 한 학생이 렌즈를 끼고 3일 동안 교체를 하지 않는 바람에 염증이 생겨서 그 학생이 눈 치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멘토반별로 자유 쇼핑을 했습니다. 멘토반별로 가이드, 운전기사 등 도움 주신 분들을 위한 작은 선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작은 미션도 함께 주어졌습니다. 연변 백화점에 가서 일행이 가서 말린 과일과 보이차 등 간단한 귀국 선물들을 구입했습니다.

연길역에 가서 오후 5시 기차를 탔습니다. 개인적으로 연변에서 출간한 한글 잡지와 신문을 역 매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 연변 조선족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밤새 심양까지 기차로 가기로 했습니다. 침대칸이 있는 기차는 처음이라 기차 탑승 자체가 일종의 문화 체험이었습니다. 배는 침대칸이 2층이었는데, 기차는 3층 침대칸이라 공간이 비좁아 생활하기 불편했습니다. 지도상으로 거리가 얼마안돼 보였지만 기차로는 하루밤 내내 달려야 하는 거리였는데, 중국 대륙의 광대함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침대칸이 비좁아 생활하기 불편하기는 했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비좁은 복도에 앉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즐겼습니다.

5월 6일 월요일

개인적으로 일찍 잠을 청했기에 새벽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선생님과 학생들은 잠을 자지 않고, 새벽까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마음이 이해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잠을 위해서라도 자게 하는 것이 필요하여 아이들에게 잠을 자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아침 8시 심양에 도착했습니다. 심양은 성의 수도로서 규모가 매우 큰 도시였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한국식 사우나로 이동하였습니다. 욕탕에서 씻고 사우나를 통해 몸을 풀었습니다.

심양에서 제일 큰 교회인 심양 한인교회로 옮겨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특강을 들었습니다. 조중국경 바이블로드를 주제로 한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변화를 주제로 목사님으로부터 특강을 들었습니다. 일부 학생들은 피곤하여 잠을 자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머지 학생들은 열심히 강의에 집중하였습니다. 목사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진정한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10프로는 나에게 일어난 일이지만 90프로는 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찰스 스윈돌 이야기를 통해 변화의 중요성에 대하여 역설하였습니다.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한식 부페 형태로 준비하였습니다. 푸짐한 한식으로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차를 타고 심양공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차 안에서 그동안 우리를 도와주었던 가이드 선생님들과 운전 기사분에게 간단한 선물도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운전 기사는 연길에서 심양까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운전하여 와서 공항까지 바래다 주었기에 더욱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운전기사에 대하여 감사 편지와 선물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교사들도 이번 여행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항에서 중국 남방항공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갔습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히 해단식을 갖고 마무리 기도를 하면서 긴 여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서로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고 자기 거주지별로 리무진 공항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민족과 역사 그리고 하나님에 대하여 고민하고 무거운 숙제를 가슴에 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