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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안학교

소명고등학교 백두산 비전트립 이야기(2)

by 김현섭 2013. 5. 8.

5월 2일 목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7시에 출발하였습니다.

일단 단동철교로 가서 단동 철교를 바라보고 단동 철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길림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차 안에서 슬기짱 멘토반 아이들의 어제 탐방 소감 이야기를 하였는데, 학생들이 소감을 들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번 여행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림성으로 진입하자마자 무장경찰이 검문을 했습니다. 최근 북핵을 둘러싸고 북한과 중국과의 냉기가 흐르고 남북 경색 분위기가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다른 때보다 무장경찰들이 검색을 강화해서 실시하였습니다. 일행은 허락을 받고 검문소 주변에 내려 화장실을 들러 잠시 쉬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휴시시간에 체육시간에 배운 새천년체조를 통해 몸을 푸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유림 처소 교회에 방문했습니다. 유림 처소를 섬기고 있는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를 믿고 변화된 자신의 삶에 대하여 간증하고 유림 처소 교회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분을 통해 연변 조선족들의 일상 생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최초 한글성경 번역자인 존로스 목사님 이야기와 존로스 목사님이 세운 교회와 그 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100년전 선교사님의 사역이 오늘날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 이 땅을 위해 헌신했던 많은 선교사님들의 헌신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회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 교회와 담당 집사님을 위해 소명학생들이 다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단한 헌금도 준비하여 드리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교회에서 뜻밖의 과일 선물을 주셔서 배와 멜론을 맛있게 먹고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유림에서 2시간을 더 달린 후에야 비로소 집안시에 도착했습니다.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조선족식 불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점심 이후 집안시 안에 있는 고구려 고분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집안시는 옛날 고구려 수도였던 국내성입니다. 북한 땅이 마주보이는 국경도시인데 옛날 고구려 시대 고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반에 공개된 5호분 고분은 옛날 귀족 무덤이었는데, 당시 생생한 벽화 그림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천년이상 세월이 흘렀어도 색깔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조선족 식당 주인이 관광 가이드를 해주었는데 우락부락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교과서 사진에서 보던 광개토대왕비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6미터가 넘는 거대 석비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고구려인들의 기상이 담겨진 광개토대왕비를 보는 데 마음 속에서 진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일제 시대 일본군 장교가 시멘트로 일부를 채우고 글자도 바꾸어 놓은 부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근처 기념품점에 들러 간단한 기념 선물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생산한 기념 지폐나 물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광개토대왕비를 보고 나서 장수왕릉도 가보았습니다. 거대한 돌을 인근 채석장에서 채취하여 이동하여 만든 계단식 피라밋 형태였습니다. 그 규모가 크고 돌 하나가 50톤이 넘는 돌들로 쌓여 있었습니다. 그때 고구려의 국력과 건출술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계단식 피라밋 아래 부분에 면당 세 개씩 굄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뒷편 굄돌 하나가 어느날 없어졌는데 그것으로 인하여 현재 전체 구조가 허물어져 가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거대한 돌들은, 근처 계곡 채석장에서 채취하여 겨울철 시내가 얼려진 상태에서 얼음 위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집안시를 보면서 경주가 생각났습니다. 지난주 경주를 지나가면서 신라고분군을 지나쳤기에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학창 시절 역사시간에 삼국시대를 공부할 때 주로 신라를 중심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구려에 대하여는 별로 자세하게 배운 기억이 없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함석헌 선생님이 <뜻으로 바라본 한국 역사>에서 고구려에 대한 애통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중국 지방 정권으로 여기는 현실에서 집안시 고구려 고분군 관람은 역사와 민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관람 이후 집안시에서 통화시로 이동하였습니다. 통화시는 최근 급격하게 발달하고 있는 공업 도시였습니다. 도시 주변에 한창 공장 지대가 건설되고 있었습니다. 통화시에서는 러시아식 건축물이 많이 보여 더욱 이국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통화시에 있는 한식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늦게 먹어서 별로 밥맛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음식 맛이 좋아서 다들 맛있게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통화시 강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백두산 부근 송강하시로 출발하였습니다. 밤 10시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호텔이라기보다 여관과 비슷한 곳인데, 시설이 별로 좋지 않고 날씨도 추워서 사용하기 불편했습니다. 내일 백두산에 등정할 계획인데, 생각보다 날씨가 추워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뜻깊은 일정이 될 것같아 기대도 되었습니다. 어제의 주제는 북한이었다면 오늘의 주제는 역사였다고 느껴졌습니다. 역사 인식의 중요성에 대하여 하루 동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5월 3일 금요일

지난 밤 춥긴 했지만 그런대로 잘 잤습니다. 여관 옆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현지식당이라 우리 입맛에 꼭 맞지는 않아서 일부 남학생들은 별로 아침을 먹지 않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찐 계란과 누룽지죽을 중심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옷을 든든히 챙겨입고 백두산으로 출발했습니다. 한 학생이 삼선 슬리퍼를 신고 백두산을 등정하겠다고 나섰지만 선생님들의 만류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큐티나눔과 어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고구려 유적지를 보면서 느낀 점을 주로 이야기했는데, 장난꾸러기로 알고 있었던 ○○가 소감 나눔하면서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했는데 가슴이 더 뭉클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도 성숙해 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백두산에 도착했는데, 새로 만든 장백산 입구가 보였습니다. 초현대식으로 지은 관문이었는데 최근 중국의 발전상을 반영한 시설로 느껴졌습니다. 백두산은 한민족에 있어서 특별한 공간이지만 만주족들도 백두산을 자기의 성산으로 여겨서 최근 중국 10대 명산에 백두산이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장백폭포로 먼저 갔습니다. 따뜻한 봄에서 매서운 한 겨울로 이동한 경험이었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1m 이상 쌓인 눈을 치운 좁은 길을 따라서 장백 폭포 근처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있었고, 날씨도 무척 추웠습니다. 하지만 장백폭포 인근 풍경은 한마디로 장관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웅장한 산세와 아름다운 비단 두폭을 내려놓은 듯한 폭포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장백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 관광객들도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폭포가는 길에 옆자리에 앉은 중국 대학생 일행과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로가 어설픈 영어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나를 대하는 대학생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장백폭포에서 천지로 이동하였습니다. 천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계단길은 이미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습니다. 백두산 천지로 올라가는 길을 개척하고 계단길을 만든 사람은 한국인 업자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통해 천지를 가자 중국 당국에서 못마땅하게 여겨서 이러저러한 구실로 그 길을 폐쇄시켜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천지까지 가려면 중국 당국에서 운영하는 SUV를 타야만 갈 수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마음이 찝찝했습니다.

6인식 소그룹을 만들어 정상까지 운행하는 차를 타고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은 한마디로 장관이었습니다. 눈이 덮인 산과 웅장한 산세가 어울러져 너무나 멋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본 국내 산 풍경 중 가장 볼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백두산을 영산으로 여겼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정상 산장에 도착하자 눈보라가 치고 있었습니다. 산장에서 천지로 이동하는 길은 매우 짧았는데도 불구하고 눈보라가 심해 걸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천지에 도착했지만 눈보라가 시야를 가리고 있었고 얼음에 덮혀있어서 아름다운 천지를 다 볼 수 없었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천지를 볼 수 있다는 속설이 왜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백두산을 내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백두산을 내려와 근처 이도백하 강원도식당으로 옮겼습니다. 강원도식당은 지금까지 중국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맛있는 음식이어서 일행이 너무나 맛있게 식사를 했습니다. 백두산 관광을 하는 한국 일행들이 꼭 들르는 식당이라는 설명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식당 한쪽 벽면에는 한국 관광객들의 메세지 종이가 많이 붙어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도 쪽지를 만들어 벽면에 붙이고 나왔습니다.

이도백하에서 두만강 쪽에 있는 도문으로 이동하였습니다. 4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몸이 많이 지쳤습니다. 도문에 도착해서 조선족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도문호텔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호텔에 가서 학생들끼리 모여 속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비전 트립을 통해서 11학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