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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발표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

by 김현섭 2016. 4. 4.

교사 : “기훈아, 네가 쓴 글을 나와서 발표해보렴

학생(기훈) : (눈치를 보며 천천히 나온다)

교사 : “괜찮아,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해 볼래?”

학생(기훈) : 제 글은요...”

교사 : “기훈아, 목소리를 좀 더 크게

학생(기훈) : “...”

교사 : “남자답게 큰 목소리로 발표하라니까

학생(기훈) : “발표 안하면 안될까요...”

 

 

수업 시간에 교사가 학생들에게 발표할 기회를 많이 준다고 해서 학생들이 알아서 발표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서로 발표하려고 애를 쓰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발표하기를 꺼려한다. 학생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은 수업의 참여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발표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발표하기 힘들어 하는 경우, 그 원인에 대하여 먼저 생각하라.

교사가 학생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었는데도 학생들이 잘 발표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원인을 잘 이해해야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해서 발표하기를 꺼려할 수도 있고, 과제는 어느 정도 수행했지만 자신감이 낮아서 발표하기를 꺼려할 수 있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기를 힘들어할 수도 있고, 교사의 강압적 지도 방식에 눌려서 발표하기를 힘들어할 수도 있다. 자기 생각은 있지만 친구들의 눈치를 보느라 발표하기를 주저할 수도 있고, 발표 내용이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면 발표 대신에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고, 발표 내용이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되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부담이 될 때에는 다른 학생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외향적인 학생이면 칭찬하고, 내성적인 학생이면 격려하라.

외향적인 학생은 가급적 자기가 발표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내성적인 학생이면 가급적 발표하기를 피할 수 있다. 외향적인 학생들은 자기가 알아서 발표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사가 구태여 지목하여 발표할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겠지만 내성적인 학생들은 스스로 발표하려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교사가 의도적으로 지목하여 발표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외향적인 학생이 발표를 하면 칭찬하면 좋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의 욕구가 있기 때문에 칭찬 쿠폰 등의 외적 보상 제도가 없어도 칭찬 자체만으로도 큰 보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내성적인 학생이 발표를 피하려고 하겠지만 발표의 기회를 의도적으로 주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자기 표현을 하려면 최소 7초는 기다려주면 좋다. 내성적인 학생이 용기를 내서 발표하는 경우, 교사가 적극적으로 격려하는 것이 좋다. 격려란 실패해도 있는 그대로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교사의 의도와 다른 발표를 했더라도 용기를 내서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해줘서 고마워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

 

3. 목소리가 작은 학생에게는 마이크를 사용하라.

수업 시간에 가급적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마이크 소리가 옆 반 교실에 영향을 미쳐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계 소리보다는 자연적인 소리가 소통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사의 목소리가 작은 경우, 마이크보다는 복식 호흡을 배워서 배로 울림을 내어 소리를 키우는 것이 좋다. 그런데 목소리가 작은 학생을 위해서는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필자는 발표 기회가 많은 수업을 할 때는 일부러 마이크를 들고 수업에 들어갔다. 목소리가 작은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마이크가 없을 때는 다른 학생들에게 경청하기를 훈련시키면 좋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수 있도록 평상시 학생들에게 경청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발표 능력이 떨어지거나 목소리가 작은 학생들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지 않으면 발표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를 없애는 것이다. 발표 시간은 발표를 잘하는 학생보다 발표를 못하는 학생을 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

 

4. 발표하는 방법을 미리 가르쳐라.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발표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 수업처럼 미리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경우, 프리젠테이션 작성 방법, 발표 진행 방법 및 유의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다. 도입 단계에서는 에피소드나 동영상, 질문 등을 통해 흥미 유발을 하도록 하고 전개 단계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보여주도록 하고, 마무리 단계에서는 요약하거나 명언 등으로 여운이 남도록 지도할 수 있다. 자기 관심사를 늘어놓기보다 발표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또한 유명한 발표이나 연설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발표가 잘 이루어진 이유들을 분석하고 토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필자는 수업 시간에 스티븐 잡스나 엘 고어 연설을 보여주고 분석하고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발표 능력도 많이 향상된 것을 경험했었다. 두리뭉실하게 지침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설명하거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5. 발표하기 전에 미리 교사가 점검하라.

전체 학생들에게 발표의 방법을 가르쳤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발표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발제나 프로젝트 수업 발표 등 사전 준비해서 발표를 하는 경우, 그 전날 점심 시간 등을 활용하여 미리 선생님 앞에서 점검을 받도록 하는 것도 좋다. 일종의 예행 연습을 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가 사전 피드백을 통해 발표의 방법을 지도할 수 있고, 준비 상태에 따른 적절한 피드백을 할 수 있다. 특히 발표 자체가 수행 평가로 연결되는 경우는 사전 피드백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사는 개별 학생과의 의미있는 개별적인 만남과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발표만 시키고 교사가 채점하여 점수를 통보하는 태도로 그쳐서는 안된다. 발표를 못했다고 야단치기보다 미리 발표를 점검하여 사전 피드백하는 것이 더 좋다.

 

6. 긍정적으로 피드백하라.

일단 학생이 발표를 했으면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다. 비록 발표 학생이 오답을 말하거나 교사의 의도가 상관없는 발표를 했다 하더라도 교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긍정적인 피드백 방법 중의 하나는 과정과 결과를 분리하여 반응하는 것이다. “경미가 준비를 많이 해서 발표한 것이 보여서 선생님은 참 좋았어. 하지만 발표 내용은 비록 선생님의 의도한 방향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누가 한번 이 질문에 대하여 발표해볼래?”

발표 내용보다 학생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 “상철이가 많이 긴장한 것 같아. 긴장하지 않았으면 더 발표를 잘했을 것 같은데, 약간 아쉽네

또한 질문을 통해 다시 한번 그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다. “준혁이의 발표는 잘 들었어. 그런데 만약 민혁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까? 만약 민혁이가 발표한 내용대로 행동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까?”

질문을 통해 다른 학생에게 연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민석이의 의견에 대하여 희수는 어떻게 생각하니?”

발표 학생이 엉뚱하거나 장난스럽게 말했다 하더라도 교사가 이러한 학생들을 비난하거나 놀리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반응을 한다면 많은 학생들이 배움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성이 뒷받침된다면 비록 교사가 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학생들이 상처를 받지 않겠지만 반대로 관계성이 깨져 있다면 교사가 올바른 메시지를 말한다 하더라도 학생들은 있는 그대로 메시지 내용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