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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보상과 처벌인가? 칭찬과 격려인가?

by 김현섭 2017. 1. 17.

보상과 처벌인가?

 

정부와 학교 관리자가 교사를 대하는 태도가 곧 교사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로 연결된다. 받은만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문화를 분석해보면 주로 보상과 처벌이라는 행동주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교사의 보상은 가산점 제도와 성과급 제도로 표현된다. 학생의 보상은 각종 대회 및 성적 결과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시상 제도 등으로 나타난다. 교사의 처벌은 교원 징계 제도나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로, 학생의 처벌은 징계 제도와 상벌점제 등으로 드러난다. 보상과 처벌은 학교 문화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수업 시간에 많이 활용하는 토큰 제도이다. 토큰이란 칭찬 스티커, 티켓, 쿠폰, 도장 등을 말한다. 토큰은 대표적인 2차 강화물로서 사탕, 선물 등의 1차 강화물처럼 학생들의 욕구를 직접 채워주지 않지만 학생들이 모은 토큰을 선물이나 수행 평가 점수로 환산해서 보상하는데 활용한다. 많은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외적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에게 효과적이다. 그런데 토큰 제도를 운영하다보면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나타난다. 그러다보니 교사 입장에서는 토큰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토큰 제도의 일반적인 장점은 다음과 같다.

1차 강화물(사탕 등)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수준의 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다.

토큰을 1차 강화물로 바꿀 수 있다. (사탕, 점수, 선물 등)

1차 강화물처럼 바로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다양한 강화물의 선호를 가진 개인들을 단일한 토큰을 통하여 개인의 선호에 맞게 강화물을 교환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토큰 제도가 가지고 있는 단점도 있다.

토큰이 제거되었을 때 긍정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부당한 방법으로 토큰을 가질 수 있다.

과도한 토큰 사용은 내적 동기 유발에 방해가 된다.

 

교사들이 토큰 제도 운영 시 다음과 같은 실수를 잘 저지른다.

주로 결과 중심으로 보상을 한다.

보상 기준이 단순하다.

보상 수준이 너무 인색하다.

보상 기준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

 

무엇보다 외적 보상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다.

외적 보상은 그 효과가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관찰 가능한 행동만을 강화하기 때문에 주의집중과 같은 행동은 완전히 관찰할 수 없다.

기꺼이 도전적인 과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학습 과제의 해결이 목표가 되지 않고 보상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토큰 제도는 제한적으로 활용하거나 가급적 활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 그렇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칭찬과 격려인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칭찬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칭찬 방법도 있다.

상대적인 비교의식에 근거한 칭찬하기

, 이번에 희진이보다 성적이 더 올랐다며? 대단하다, 대단해!”

선천적인 본성에 초점을 둔 칭찬하기

역시 넌 원래 착한 학생이었어!”

두리뭉실한 칭찬하기

참 잘했어요!”

교사의 기대에 기초한 칭찬하기

네가 이번 성적이 10점 이상 오르면 선생님이 너무 기쁠 것 같아. 네가 지금 열심히 공부하니까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야!”

결과 중심으로 칭찬하기

이번 교내 대회에서 우수상을 3개나 받았다니 정말 멋있구나

교사 중심적 칭찬하기

네가 숙제를 해오니까, 선생님이 기쁘네

 

그러므로 칭찬할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라 칭찬하는 것이 좋다.

존재 자체에 대하여 칭찬하기

선생님은 민철이가 달리기 시합에서 넘어져서 비록 꼴지를 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경주를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것이 너무 좋았어. 민철이가 우리반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

후천적인 노력과 성장 과정에 초점을 둔 칭찬하기

지난 성적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니 참 대단해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서 칭찬하기

지난번 보고서 내용보다 문제 의식도 날카롭고 분량과 형식에 있어서 평가 기준 이상으로 수행해서 참 좋았어.”

사실에 기초하여 칭찬하기

이번 시험 성적 결과가 지난 시험 결과보다 평균 10점 이상 올랐다니 너무나 대단해!”

과정 중심으로 칭찬하기

늦게 까지 네가 대회 연습을 하더니 대회 결과도 좋게 나왔구나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에 대하여 감사를 표현하기

네가 늦게 까지 교실 청소를 해주어서 우리 교실이 깨끗해졌네. 고맙다

 

그런데 칭찬하기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학생들은 칭찬하는 권위자의 기준을 의식하게 된다.

칭찬받을 일을 했는데도 칭찬을 받지 못하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칭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자기 자신을 무능력하게 생각하거나 낙담하고 포기할 수 있다.

그래서 아들러는 칭찬하기보다는 격려하기를 더 강조한다. 격려하기란 용기나 의욕이 솓아나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다. 학생이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다. 격려는 내적 동기 유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격려하기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에 초점을 맞추어져야 한다. ‘예전에도 힘든 일을 잘 극복했으니 이번에도 힘내(과거)’넌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미래)’보다 현재 열심히 친구와의 갈등 문제를 고민하는 것을 보니 정말 그 문제를 잘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현재)’가 더 좋다.

 

다음은 격려의 표현들이다. 잘 기억하여 교실에서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을 잘하는 것 같아

너의 ~이 발전한 것 같아

우리는 너를 좋아하지만, 네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네가 ~함으로써 우리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시도해보자

자 한번 보자, 실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거야. 네가 실수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가 더 중요해

너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네가 할 수 있을 것라고 믿어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보렴

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내게 말하렴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만, 네게 이것을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확신해

 

학교관리자와 교사, 교사와 교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에서 칭찬과 격려의 표현이 일상화된다면 그 학교가 가장 행복한 학교가 아닐까?

 

[참고문헌]

김현섭 외(2012), “협동학습2”, 한국협동학습센터

제인 넬슨 외, 김성환 외 역(2014), “학급긍정훈육법”, 에듀니티

드레이커스 외, 전종국 외 역(2013), “아들러와 함께 하는 행복한 교실 만들기”, 학지사

조세핀 김(2014), “교실 속 자존감”, 비전리더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