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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안학교

Jump-Up, 기독대안학교!!!

by 김현섭 2022. 5. 1.

공교육의 대안교육화? 대안교육의 공교육화?

최근 학생수 감소 현상은 일반 교육계 뿐 아니라 기독대안학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기독대안학교들이 생기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학생들을 더 이상 모집하기 힘들어서 기독대안학교들이 사라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기독대안학교들은 신앙과 앎과 삶의 일치를 추구하면서 기독교세계관을 바탕으로 교과를 재해석하고 수업을 진행했고, 교사들의 헌신과 열정 등을 통해 많은 아이들을 변화시켜왔다. 신앙을 기반으로 자녀에게 전인교육, 개별화 교육을 하고자 하는 기독학부모들에게 좋은 대안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하지만 최근 기독대안학교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학생수 감소 현상 뿐 아니라 기독대안학교들간의 경쟁 체제와 개학교주의로 인한 폐쇄성, 재정적인 한계, 교사들의 소진 현상과 경제적인 대우 문제, 입시 문제, 정부의 간섭과 규제 등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공교육의 대안교육화 현상대안교육의 공교육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교육은 체계적인 지원체제와 예산이 강점이라면, 대안교육은 분명한 학교 철학(신앙)의 공유, 교육과정의 자율성, 교사의 열정과 헌신이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각 진영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서로가 벤치마킹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기독대안학교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 모색

기독대안학교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한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요구에 맞게 학교별 특성화 전략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기독대안학교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신행일치(信行一致)를 추구했다는 것, 교사들의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어서 기존 공교육 학교들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독대안학교들마다 설립할 당시 자기 학교만의 독특성을 바탕으로 출발했기에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발전해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독대안학교마다 다른 학교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교육콘텐츠를 벤치마킹하면서 학교 간의 차별성보다는 공통성이 더 많아졌다. 예컨대, 신입생 선발캠프, 국토순례 프로그램, 자원봉사 활동, 성경공부 내지 QT, 체계적인 독서교육 및 진로 지도, 영어교육 등은 대부분의 기독대안학교들이 공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학생수 감소, 코로나 사태, 미래교육에 대한 관심 증대 등 사회 변화에 따라 기독대안학교들도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학교들에 비해 많은 교육콘텐츠를 가지고 운영하는 기독대안학교들 입장에서는 교사들의 소진 현상, 재정적인 한계 등으로 인하여 어려움이 쌓여가고 있다. 예전 성공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더 열심히 노력하자는 접근으로는 더 이상 학교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양보다는 질적인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기독대안학교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학교 특색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인문독서교육 특성화 학교, 에듀테크 활용 교육 특성화학교, 창업 학교 등 다양한 학교별 특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연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둘째, 기독대안학교들 간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공교육에서도 성공적인 고교 학점제를 위한 공동 교육과정 지원 체제가 운영되고 있다. 왜냐하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소인수 과목을 운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대안학교들 간의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각 기독대안학교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교육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학교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이동하여 학점을 이수받을 수도 있고,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손쉬운 접근은 지역별, 권역별 체육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거나 집중이수제 방식으로 방학 중 인턴쉽 프로그램이나 영어 캠프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이 경우, 처음부터 많은 학교들이 모여서 하는 것보다 규모와 색깔이 비슷한 3-4개 학교들이 연대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학교 간 신뢰관계가 쌓이면 학기 중에 방과후 수업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운영하거나 진로 탐색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기획하여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정규 교육과정 운영 시간 안에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영어캠프나 해외이동수업 등을 공동으로 기획하여 운영할 수 있는 단계로 자연스럽게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방과후 교육과정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서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 해외 교류
(영어캠프, 해외이동수업 등)

 

셋째, 학교 간 연대 체제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교회와의 협력 체제로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대개 기독대안학교들이 학교 공간 문제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공동 교육과정을 다른 학교로 이동하여 참여할 수도 있지만 거리 상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지역 기관이나 교회와 연대를 통해 1교 다캠퍼스 체제로 운영하면 좋을 것이다. 예컨대,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목공 수업을 지역 목공소에서 함께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독대안학교 연합체육대회를 해당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운영하거나 체육 수업으로 수영을 할 때 지역 수영장에서 공동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지역 교회를 통해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기독대안학교 교사들을 위한 체계화된 연수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신규(기간제) 교사, 부장교사(중간관리자), 학교관리자(교장, 교감, 연구소장)를 위한 연수를 세부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대안학교들은 일반학교들에 비해 업무가 많지만, 그에 비해 교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연수는 그리 많지 않다. 전체 교사들을 위한 연수는 학교 자체 연수 형태로 진행되지만, 교직 주기나 업무 특성에 맞는 대상 맞춤형 연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예컨대, 신규 교사나 기간제 교사 숫자가 적으면 간단한 자체 연수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교육과정, 생활지도, 수업 지원, 방역, 영성 훈련을 위한 주제 영역별 연수, 부장교사를 위한 연수가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연수들은 개별학교에서 모두 감당하기 쉽지 않으므로 공동으로 연수를 기획하여 운영하거나 지역별 협의체를 만들어 상호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기독대안학교연맹 차원에서 진행할 수도 있고, 기독대안학교 지역협의체를 중심으로 공동 기획하여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등 외부 연구소 등에 위탁하여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섯째,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한 기독교세계관에 기초한 수업 교재를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기독대안학교 선생님들의 고민 중의 하나가 내가 하는 수업이 제대로 잘하고 있는 것인지 검증받고 싶어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특히 음악, 미술 등 소인수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학교 안에서 해당 과목 교사가 한 명 뿐이라 수업 나눔과 정보 교류에 대한 갈증이 있다.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하려면 학교를 넘어선 교사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기독대안학교 교사들 간의 교사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면 관심사별로 모여서 기독교세계관에 기초한 교재 개발이 가능해진다. 교과서를 개발하는 것은 많은 예산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현실적으로 추진하기는 힘들겠지만,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수학습 자료를 공유하거나 공동 수업디자인 모임을 통해 공동 수업지도안 개발은 그리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별로 접근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교과서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

 

여섯째, 국제 바칼로레아(IB)처럼 한국형 기독바칼로레아(가칭 KCB)를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 국제 바칼로레아(IB)는 국제학교들을 중심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국제적인 교육과정 및 평가 관리 기구로 발전했다. 기독대안학교들 간의 공동 교육과정이 잘 운영된다면 이를 기반으로 한국형 기독바칼로레아(KCB)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학교 교육과정과 평가의 질 관리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기독바칼로레아(KCB)를 통해 국내외 기독대학들과 연계 체제를 구축하여 입시 문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