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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수업동아리 abc

by 김현섭 2012. 8. 31.

 왜 수업 코칭을 받으러 방송국에 가야 하나?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업무에 대하여 인정받고 싶어하고 더 나아가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교사도 가르치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수업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학교는 행정 중심 구조이다 보니 학교에 오랫동안 근무할수록 행정 전문가를 양성할 뿐 수업 전문가를 제대로 양성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수업을 잘하고 싶은데 학교 생태계 안에서는 수업 성장을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수업을 하는데 있어서 주변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쉽지 않으니까 심지어 창피한 것을 무릎쓰고 방송국에 가서 수업 코칭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제는 학교 생태계 안에서 교사가 수업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학교 문화를 바꾸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안에서 교사들이 수업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좋은 방안 중의 하나가 교사 자발성에 근거한 수업 동아리이다. 수업 동아리 활동은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수업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수업 동아리 활동은 같은 학교 교사들끼리 수업에 대하여 고민을 나누고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수업동아리의 활동 원칙

수업 동아리 활동 원칙은 자발성, 공동체성, 전문성이다. 수업 동아리 활동의 원동력은 교사들의 자발성에 달려 있다. 자발성이 살아있어야 동아리 활동이 형식적으로 흐르지 않고 내실을 다질 수 있다. 처음 수업 동아리를 모집할 때부터 희망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구성원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 동아리 활동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신뢰 관계가 잘 형성될 수 있어야 한다. 수업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목적이 교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모임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모임의 성격이 분명해야 구성원들도 오해하지 않고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공동체성을 다지기 위해서는 관계성을 세워나가야 한다. 관계성을 세우기 위한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수다’와 ‘잘 먹는 것’이다. 수다 형식을 통해 학교 생활하면서 겪는 고민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함께 식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고 수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수업 동아리 모임에서는 수다가 살아있어야 하지만 자칫 수다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수다에서는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다. 수업 동아리 모임에서는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것을 뛰어넘어 문제점의 근본 원인에 대하여 고민하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동아리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필요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필요에 맞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채워나갈 수 있어야 한다.

수업동아리의 활동 내용

수업 동아리 활동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하면 좋다.

■ 수업에 대한 고민 나누기

■ 외부 강사 초청 연수

■ 독서 스터디

■ 수업 공개 및 수업 피드백

■ 우수 학교 탐방, 다른 학교 수업 공개회 참여 및 동아리 차원의 집단 연수 참여

■ MT 내지 단합대회

■ 학교 밖 교사자율연구모임 및 관련 기관과의 연대 활동

■ 최종 성과물 정리하기 등

중앙기독초 교육과정 모임 및 협동학습모임

중앙기독초등학교는 수원에 소재한 사립초등학교이다. 중앙기독초등학교 안에는 교육과정 모임, 협동학습 모임 등 자발적인 수업 동아리들이 있다. 교육과정 모임의 경우, 매주 1회 내지 격주 1회로 모이고 있다. 교육과정 모임에서는 수년 동안 나니아 연대기를 재구성하여 국어 수업 시간에 맞게 공동으로 수업지도안을 개발하여 실천하였다. 최근에는 4학년 국어과 문학 단원을 재구성하여 공동 수업지도안을 개발하고 수업시간에 실천하고 있다. 교육과정 모임은 주로 5-6년차 이상의 교사들이 주로 모여 학년과 상관없이 주제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토론을 통해 자기 학년에 맞는 적용 방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협동학습 모임에서는 매주 1회 내지 격주 1회로 모여 협동학습을 주제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협동학습 책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 협동학습의 다양한 방법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고 있다. 협동학습을 실천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하고 있다.

중앙기독초의 경우, 학교 차원에서 학기초 학습 동아리를 소개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한다. 학습 동아리에서 필요한 외부 강사비, 간식비 등을 학교 예산에서 지원하여 교사들이 꾸준히 학습할 수 있도록 예산적인 지원을 한다. 그러기에 10여년 동안 수업 동아리 모임이 꾸준히 발전하고 유지할 수 있었다.

덕양중학교 독서 모임과 활동지 모임

덕양중학교는 경기도에 소재한 혁신학교 거점학교이다. 전체 교직원수가 약 10명 정도되는 작은 학교이다. 공모 교장이 부임하면서 학교 안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덕양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덕양중학교 안에는 수업 동아리 모임으로 독서 모임과 활동지 나눔 모임 등이 있다.

독서 모임에서는 교육 관련 책을 정해 발제하고 토론하면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독서 모임을 통해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수업과 관련하여 새로운 시도를 적용하기도 한다.

활동지 모임은 교과에 상관없이 범교과적으로 모여 운영한다. 격주 1회 정도 꾸준히 모여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학습지에 대하여 공개하고 이를 피드백하고 있다. 교사가 자기 수업에서 활용하는 학습지를 미리 만들어 동아리 모임 안에서 공개하고 설명한다. 그리고 다른 구성원들이 학습지에 대하여 자유롭게 피드백을 한다. 활동지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기 수업에 대한 공개가 이루어지고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 실제 수업에 반영하고 있다.

2012년 2학기에는 공개 수업을 담당한 교사를 돕기 위한 공개 수업 준비 모임도 준비하고 있다. 수업 공개 교사가 가지고 있는 부담감을 줄이면서 내실있게 공개수업을 할 수 있도록 공동체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심여고 뮤지컬 모임

서울 성심여고는 서울에 소재한 가톨릭계 사립 인문계 고교이다. 성심여고의 경우, 여러 차례의 수업 개선 연수와 학교 관리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내 수업 동아리가 조직되었다. 학교 차원에서 수업 동아리 지원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관심있는 일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하였다. 과목과 상관없이 10여명의 교사들이 모이게 되었고 독서 토론 모임 형태로 진행하였다. 파커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공동으로 도서 구입하여 독서 스터디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친한 교사들끼리 2인으로 짝꿍을 만들어 수업 친구로 맺고 상호 간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나서 서로의 수업에 대하여 피드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여 수업 코칭에 대한 연수를 개최하였고 수업을 어떻게 피드백할지에 대하여 나누었다.

2012년 2학기에는 뮤지컬 분과를 만들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학년을 담당한 국어, 미술, 음악, 체육 등이 모여 뮤지컬을 중심으로 교과통합형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국어시간에 뮤지컬 대본을 만들고, 체육 시간에 춤 동작을 만들어 연습하고, 미술 시간에 필요한 무대 배경을 제작하거나 소도구를 만들어 보고, 음악 시간에 음악 작곡을 하는 것이다. 음악 교사가 분과장으로 활동하면서 교과별 프로젝트 활동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학기말에 2학년 학급에서 만든 뮤지컬을 전체 학생들 앞에서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구현고 행복수업모임

서울 구현고등학교는 서울에 소재한 자율형 공립학교이다. 2009년 수업 혁신에 관심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수업 동아리인 ‘행복수업모임’이 조직되었다. 동아리 차원에서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연수를 개최하고 이를 통해 관심있는 교사들을 모아 수업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다. 인문계 고교 특성에 맞게 토론 논술 수업을 주제로 삼아 독서 스터디 활동을 하였다. 2학기에는 개인별로 우수 수업 실천 사례를 발표하면서 개인의 교육적인 성과물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1년에는 EBS 수업 코칭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나서 소감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그리고 수업 성찰과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연수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하여 진행하였다. 이후 독서 스터디(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통하여 발제 및 토론 활동을 통해 수업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인문계 고교 특성상 수업 동아리 활동은 일과 시간 이후에 모여 진행하였다. 특정 교실에 모여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독서 토론 및 주제 연구 활동 형태로 진행되었다. 활동 성과물을 정리하여 자료집을 만들었다. 모임 때마다 모임 후기를 정리하여 회원 교사들에게 알렸고 외부 강사 초청 연수의 경우에는 전체 교직원들에게 공지하여 많은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도전, 수업 동아리~

수업에 대한 고민이 있는 주변의 동료 교사들을 모아보라. 수업동아리를 조직해서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고민을 만들어보라. 도움이 필요하면 좋은학교만들기 위원회나 수업코칭 연구소로 연락을 주면 좋겠다.

아래 사진은 청주 수곡중학교 수업 동아리 샘들과 함께 수업 동아리 운영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청주 수곡중,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