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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배움 중심 수업과 교수전략

by 김현섭 2013. 3. 18.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배움 중심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배움중심 수업은 배움의 공동체 운동을 영향을 받아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재해석하여 체계화를 시도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의 수업혁신 전략으로 배움 중심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배움 중심 수업이란 학습자의 자발성과 자기주도성을 기초로 하는 학습자 중심의 수업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되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지식을 창조,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존재해야 하는 수업이다. 배움의 공동체가 수업의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이러한 수업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학생과 학생간, 교사들간의 학습공동체를 강조하는 것이라면 배움중심수업은 수업에서 담아낼 내용 즉 어떤 배움이 수업에서 일어나도록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는 개념이다. 이것은 미래사회의 지식과 핵심역량에 대한 정의의 재정립을 통해서 발전된 개념으로 미래 사회에서 지식이 고정되거나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발전되어 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교실에서 학생과 학생 간에 일어나는 소통과 협력을 통한 지식의 상승작용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의 지식의 창조와 형성의 과정이 일어나는 것을 진정한 배움이라 정의할 수 있다."(이성대(2012). 배움중심수업과 수업혁신 기조발제. 국제혁신교육교사대회 자료집. 경기도 교육청)

배움 중심 수업이란 학생의 배움을 강조하면서 교수학습방법적인 측면 뿐 아니라 교육과정 측면까지 새롭게 생성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배움 중심 수업에 대한 정의는 다분히 구성주의적 관점에 기초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식은 고정불변한 그 무엇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발전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교사는 지식의 권위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을 촉진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이해해야 한다. 학생은 배움의 주체로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식, 교사, 학생에 대한 구성주의적 관점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가?

수업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동일한 학습 내용도 어떠한 교수전략에 따라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수업을 전개할 수 있다. 교수학습방법은 미시적인 수업 기술이라면 교수전략이란 교수학습목표를 이루기 위한 기본적인 가르침의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수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지식이나 교사 중심의 직접적인 교수전략이다. 직접적인 교수전략의 핵심 질문은 ‘교사가 직접 가르칠 것인가?’이다. 대표적인 수업 방법으로 설명식 강의법, 시청각 수업, 프리젠테이션 설명 등이다. 객관적인 인식론에 근거하여 교사가 객관적인 지식을 잘 설명하여 학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둘째, 경험이나 학생 중심의 간접적인 교수 전략이다. 여기에서의 핵심 질문은‘학생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가?’이다. 대표적인 수업 방법으로 발견학습, 실험, 탐구 학습, 비구조화된 프로젝트 수업 등이 해당된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셋째, 직접적인 교수전략과 간접적인 교수전략의 장점을 통합한 참여적 교수전략이다. 여기에서의 핵심 질문은 ‘교사가 이끌고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하는가?’이다. 대표적인 수업 방법으로 협동학습, 구조화된 프로젝트 수업, 실천 공유 전략 등이 여기에 속한다. 교사가 전반적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준 수업 형태이다.

 

직접적인 교수전략은 사실, 규칙, 행동 계열을 가르치기에 좋다면 개념, 패턴, 추상화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간접적인 교수전략이 좋다. 직접적 교수전략의 장점이 간접적 교수 전략의 단점이고 직접적 교수전략의 단점이 간접적 교수전략의 장점이 된다. 그러므로 이 둘의 관계는 상호대립적인 접근이지만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교수전략과 간접적인 교수전략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 바로 참여적 교수전략이다. 그래서 최근에 개발되고 강조되고 있는 교수학습방법들이 대체로 참여적 교수전략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려면 참여적 교수전략에 근거한 교수 학습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배움이 씨줄과 날줄처럼 연결되어있다는 점에서 가르침과 배움은 동일한 선상에서 강조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까지 교육의 흐름은 교사의 가르침만을 강조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생의 배움을 강조하는 교육계 흐름은 의미있는 운동이라고 본다. 하지만 학생의 배움만을 강조하는 흐름은 또 다른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강조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된다. 한가지를 강조하면서 그 외 나머지 요인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즉,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배움을 상호 연관하여 파악해야 한다. 학생의 배움은 교사의 가르침 안에서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다. 교사의 가르침 밖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잠재적 교육과정)은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2차적인 관심사이지 1차적인 관심사가 될 수 없다. 수업에서 교사의 가르침 의도대로 학생의 배움이 일어났는지를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교사의 가르침은 학생의 배움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가르침이 있다고 해서 배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교사의 가르침은 학생의 배움을 전제로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움 중심 수업은 매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배움 중심 수업이 학생의 배움만 강조하여 교사의 가르침의 중요성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이 둘의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만 진정한 좋은 수업을 이룰 수 있다.

배움 중심 수업은 간접적 교수전략을 넘어 참여적 교수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학생의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사와 학생과의 상호작용 관점에서 배움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