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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교장 선생님이 수업을 한다면?

by 김현섭 2013. 4. 3.

오늘 소명중고등학교에서 수업 공개가 이루어졌다. 학교차원에서 수업 공개를 통해 수업 나눔을 하는데, 첫번째로 주자로 교장 선생님이 자원하셔서 수업 공개가 이루어졌다. 소명중고등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도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이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자원하여 공개한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교장 선생님의 의도는 수업 공개를 먼저 자원해야 후배 교사들도 편하게 수업 공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과감하게 수업을 공개하겠다고 말씀하신 것 같았다.

수업 주제는 절제를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지체 장애인 출신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먼저 보여주면서 학습 동기 부여를 하였다. 절제의 의미에 대하여 설명하고 우리 삶 속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이야기하면서 절제 습관을 들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수업 속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모델링 수업이었다. 교장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워크북을 활용하여 수업을 하셨는데 워크북 속의 질문지에 대하여 교장 선생님이 직접 숙제를 하셔서 학생들에게 보여주셨다. 대개 교사가 학생용 학습지를 제작할 때 교사가 자신이 만든 학습지에 자신이 직접 기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이 직접 학습지 문제들을 풀어서 학생들에게 보여주니까 학생들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수업 내용을 학교 철학과 연결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소명중고등학교에서는 미디어 절제 교육과 무시험 감독제를 운영하고 있다. 절제라는 덕목과 학교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절제와 무시험 감독제를 연결하여 그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지식과 삶이 연결되어 접근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수업 공개를 첫번째로 자원하신 것이나 학생들에게 부여한 과제를 교사가 직접 숙제를 해서 보여준 것 등은 모델링 수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에서 가르치는 지식과 교사의 삶이 분리된 경우가 많은데, 삶으로서 지식을 가르치게 되면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최근 강조하고 있는 배움 중심 수업도 학생들에게 활동을 많이 주는 것으로만 이해하기 보다 교사의 삶을 통해 학생들에게 의미있는 배움이 일어나도록 기다리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가르침과 배움의 의미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장 선생님이 직접 수업을 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물론 교장의 주업무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교장 선생님에게 수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교장 선생님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이해하고 교사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학교 차원에서의 수업 활동이 보다 강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교장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교장 선생님도 적은 시간이라도 수업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