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인가? 협동인가?

경쟁과 협동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은 사회심리학이다. 레윈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집단 안에서 구성원 간의 역동성을 설명하였다. 레윈의 장 이론에 영향을 받은 도이취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3가지 유형을 구분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의 상호작용이 없는 것을 개별(개인주의), ‘나의 성공이 너의 실패’(부정적인 상호의존)인 경쟁, ‘나의 성공이 너의 성공’(긍정적인 상호의존)인 협동으로 나누어 그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였다.

개인주의적 목적 구조는 구성원들의 각자가 추구하는 목적들이 서로 아무런 관계를 가지지 못한 상태이다. 구성원들은 다른 구성원들의 목적과 상관없이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자기 스스로 일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개인들은 자기 목적을 달성하는데 집중을 하고 다른 구성원들의 목적 달성 여부에 대하여는 무관심하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노력이 나와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쟁적인 목적 구조는 구성원들의 목적 달성이 부정적인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구성원들이 경쟁적으로 연결된 다른 구성원들이 그들의 목적을 획득하는데 실패할 때만 자신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들은 누가 상대적으로 최고인지 결정하기 위하여 서로 적대적으로 일을 한다. 개인은 그들이 수행한 것을 다른 사람들의 수행 결과와 비교하여 평가된다. 어떤 개인이 원래 기대치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없다.

그에 비해 협동적인 목적 구조는 공유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자기가 속한 집단의 공동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고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협동 과정을 통해 자기에게 이롭고 다른 구성원들도 이롭게 하는 것이다. 협동적인 상황에서 개인들은 서로가 돕고 거들고 열심히 하도록 서려 격려하며 목적이 성취되었을 때 기쁨을 공유한다.

도이취는 임수 완수에 따른 보상 분배 방식에 대하여 연구를 하였다. 승자 독식, 성과에 따른 차등 배분, 균등 분배 등 세 가지 방식에 따른 비교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를 보니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상호의존도가 낮은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보상 방식 차이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큰 상관이 없었다. 그에 비해 일의 성격이 상호의존성이 높은 협동적인 과제인 경우에는 명백한 차이가 생겼는데, 균등 배분 방식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왔고, 승자 독식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승자 독식의 경우에는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집단이 경쟁 과정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의욕을 잃어버리고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쟁과 협동 중 어느 것이 개인의 이익에 부합한지를 알 수 있는 실험이 유명한 ‘죄수 딜레마’ 게임이다. 두 명의 죄수에게 협력과 배신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에 대한 보상을 다르게 한다. 둘 다 협력하면 나는 3점, 다른 사람 3점, 나는 협력하고 다른 사람이 배신하면 나는 0점, 다른 사람은 5점, 반대로 나는 배신하고 다른 사람이 협력하면 나는 5점, 다른 사람은 0점, 둘 다 배신하면 나는 1점, 다른 사람도 1점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은 어느 경우이든 내가 배신하면 유리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둘 다 큰 이익을 거두기 힘들다. 둘 다 협력하는 것이 둘 다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사회 생활도 그러하다. 나도 이익이고 상대방도 이익인 구조로 계약을 맺으면 그 계약이 오래갈 수 있지만 둘 중의 하나가 큰 이익을 얻고 다른 한 쪽이 손해를 입는 구조라면 그 계약이 오랫동안 유지되길 힘들다. 둘 다 손해나는 결정을 했다면 둘이 속해있는 공동체나 조직 자체가 와해될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둘 다 이익인 구조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도이취의 사회적 상호작용 이론을 교육학에 적용한 사람이 존슨이다. 존슨은 개별, 경쟁, 협동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개별적인 구조의 특징은 상호의존성이 없음, 상호 작용이 없음, 분명한 개별적인 책무성,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개별 과제 제시, 개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 제시 등을 들 수 있다. 경쟁적인 구조의 특징은 희소한 가치 존재, 승자의 수에 따른 다양한 경쟁 방식, 승자를 산출하는 방식에 따른 다양한 경쟁 방식, 참여자들 간의 상대적인 비교 등이 있다. 그에 비해 협동적인 구조의 특징은 긍정적인 상호의존성, 대면적인 상호작용, 사회적 기능 필요 등이 있다.

 

방식	개별	경쟁	협동
특성 및 이익	독립적, 개인적	부정적인 상호연결	긍정적인 상호연결
보상	무제한	제한	무제한
동기	외적	외적	내적
정체성	개별적	상대적	공유, 공동체
교우 관계	무관심	적대적	우호적

 

존슨은 학습 활동도 학생 상호 간의 사회적 상호 작용 방식으로 이해하여 학습 구조론을 체계화한다. 존슨의 학습 구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개별학습	경쟁학습	협동학습
교수활동 형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와 행동이 분명하고 세분화됨	학습 내용이 분명하며 경쟁 규칙이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함	고급 사고력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업이 이루어짐
학습 목표의 중요성	학습 목표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짐	학습 목표보다는 상대적인 비교에 의한 성공과 실패에 관심이 많음	학습 목표를 중요시여기며 집단의 목표 달성에 관심이 많음
학생 활동	각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의해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과제에 책임을 지고 자기 노력에 대하여 평가함	각 학생이 승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지며 경쟁 상대자의 결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비교함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아이디어와 자료 공유가 이루어지고 공동 책임, 집단에 대한 기여, 과제 분담 등이 이루어짐
도움의 원천	개별 학생, 교사	교사	동료 학생

 

존슨은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학습 활동에 있어서 개별학습 구조나 경쟁학습 구조에 비해 협동학습 구조가 학습 목표 달성에 효과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의존을 통해 긍정적인 대인 관계를 맺게 되고 건강과 복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