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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창의적인 수업을 위한 환경 제안

by 김현섭 2012. 1. 26.

수업은 우선 교사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 교사 개인의 열정과 신념에 따라 수업의 질이 결정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처럼 열악한 교육 현실 속에서 혼자만 열심히 잘한다고 수업을 제대로 잘하기 쉽지 않다. 동료 교사의 이해나 학교 운영자의 지원 등이 뒷받침될 때 좋은 수업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수업 혁신을 이루려면 교사 개인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수업을 위한 환경을 몇 가지로 제안하고자 한다.

 

가. 일반 교실 자리 재배치

학습 공간은 학습 구조에 따라 각각 다르게 디자인될 수 있다.

일제 학습 구조는 교사나 매체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구조이다. 일제 학습 구조에 가장 적합한 교실은 극장식 교실 형태이다. 극장은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뒷자리에서도 정면이 잘 보이게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앞 자리 좌석과 뒷 자리 좌석 위치를 엇갈리게 배치하여 뒷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도 정면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또한 많은 사람도 한 공간에 효율적으로 배치되어 있고 시선이 강사나 매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개별 학습 구조는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이다. 개별 학습 구조에서는 다른 학생들의 학습과 자신과의 학습이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기 때문에 자리 배치도 같은 수준 학생들끼리 자리를 배치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인별로 자리를 배치하는 것이다. 개별 학습 구조의 전형은 독서실 형태이다. 독서실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있기는 하지만 상호 작용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책상과 책상 사이에는 칸막이를 설치하여 다른 사람의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배치한다. 만약 독서실에서 옆 사람과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게 된다. 즉, 독서실에서는 학생이 개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배치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경쟁 학습 구조는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 관계가 부정적인 상호의존관계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이나 다른 모둠과 일정 간격을 벌어 놓아야 한다. 경쟁 학습 구조를 위한 자리 배치는 경쟁 단위가 개인이냐 모둠이냐에 따라 다르게 배치된다. 경쟁 학습 구조의 전형은 시험 대형이다. 수능 시험의 경우, 자리 배치를 개인 책상을 중심으로 5×7 배열로 배치하고 옆 줄과의 거리를 상당 부분 떨어뜨려 놓는다. 만약 시험 문제를 모른다고 해서 옆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다른 사람의 답안지를 본다면 이는 곧 부정 행위가 된다.

협동학습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을 긍정적인 상호 의존 관계로 만들어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협동학습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자리 배치할 때에도 다른 친구들과 마주 볼 수 있도록 배치한다. 책상을 배열할 때 4인 1모둠으로 책상을 마주 보게 배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을 할 때 어떠한 학습 구조로 수업을 하느냐에 따라 그에 맞는 적절한 자리 배치를 해야 한다. 만약 일제 학습 구조에서 강의하려고 하는 데 자리 배치를 모둠 중심으로 배치하면 학생들은 곧 떠들고 말 것이다. 그리고 분위기도 쉽게 산만해지기 때문에 교사도 쉽게 지치게 될 것이다. 반대로 협동학습을 실시하려고 하는 데 교실 구조가 극장 형태라면 여러 가지로 수업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가 해당 수업시간에 주로 사용하고자 하는 학습 구조에 따라 교실 자리 배치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나. 교과교실이나 다목적 교실 구성

일반 교실을 다목적 교실로 꾸미는 작업은 의미가 있지만 만약 교과 교실이나 다목적 교실을 협동학습 교실로 꾸밀 수 있다면 보다 적합한 교실 환경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중등학교에서 교과 교실을 만들면 좋은 이유는 교사가 교실을 움직이지 않고 수업에 필요한 환경을 적절하게 구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교실의 경우, 학습 활동 할 때 발생하는 소음 등이 다른 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반대로 교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교과 교실을 활용하면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교과에 필요한 학습 도구 설치 및 진행에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수업은 특정한 구조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협동학습 구조에 맞는 교실로 구성한다고 해서 좋은 방법은 아닐 것이다. 예전에 열린 교육 운동이 초등학교에 많은 영향을 줄 때 어떤 학교에서는 진지한 검토없이 다른 학교를 모방하여 교실 벽면을 터서 열린 공간을 만들어 수업을 하였으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 적이 있었다. 열린 교육 운동의 뿌리는 개별학습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개별학습 구조에 맞는 교실 공간을 만들어 놓고 실제로는 일제학습이나 경쟁 학습 등의 다른 학습 구조로 활용하여 수업을 하다보니 생긴 문제였다. 그러므로 주로 사용하는 학습 구조에 따라 적절한 학습 환경을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은 전용 교과교실제의 한 모델이다.(교육마당, 2001.5)

 

교과교실 공간을 크게 7개 영역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교사연구공간, 자료 비치 공간, 다목적 학습 공간, 작업 공간, 학습 공간, 학습 활동 전시 공간, 교과 자료 비치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교과 교실을 구성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상황은 해당 교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업 방식과 특성이다. 만약 일제 학습 구조로만 수업을 주로 진행한다면 교과 교실이 아니더라도 일반 교실에서도 충분히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교과에서 협동학습을 주로 진행할 것이라면 협동학습에 맞는 교과 교실을 구성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협동학습 교실의 사례를 잘 나타낸 사례가 도봉정보산업고등학교(2001)이다.

다음은 도봉 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교과교실제를 시범학교(2001)로 운영할 때 구성한 교과 교실의 사례이다. 교과 교실제를 추진한 실무 교사인 김신영 선생님은 협동학습 뿐 아니라 4가지 학습 구조를 모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복합 학습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여 많은 학습 효과를 거두었다. 도봉 정보산업 고등학교에서 구성한 국어 교과 교실을 구성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교과 교실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개의 교실을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 각 공간마다 적절한 학습 구조를 전제하여 구성하였다는 것이다. 우선 두 개의 교실을 하나로 묶어 공간을 넓히고 교실 가운데 부분을 이동식 칸막이를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적절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앞쪽 부분은 일제 학습에 적절하게 구성하였고 뒤쪽 부분은 협동 학습에 적절하게 구성하였다. 앞쪽 부분은 전동 스크린을 설치하고 교단 선진화 장비를 갖추어 시청각 학습이나 일반 일제 학습에 적절하게 구성하였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책상을 없애고 접이식 이동 의자로 배치하였다. 그리고 필요시 의자를 접어서 한 쪽에 치우고 전체 공간을 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러면 동심원 구조로 수업하기에 좋은 넓은 학습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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