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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 시간에 피하면 좋은 질문의 8가지 습관들

by 김현섭 2018. 3. 1.

1. 질문 없이 수업하기

 

수업에서 질문을 사용하지 않아도 수업은 진행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 일방 통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업이 교사와 학생과의 상호 작용이라면 쌍방 통행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쌍방 통행의 의사소통 방식에서는 질문이 필수적이다.

 

2. 자문자답하기

 

교사 : “지난 시간에 배운 공리주의에 대하여 생각하는 대로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요?”

학생 : “.....”

교사 : “공리주의하면 잊지 말아야할 유명한 문구가 있죠?”

학생 : “.....”

교사 :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공리주의는 사회적 쾌락을 강조했어요. 그리고 동기보다 결과를 중시하여 선악의 기준점을 삼았다는 것이겠죠. 오늘은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설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죠.”

 

교사가 질문하고 교사가 정답을 말하는 것을 좋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사가 자문자답하는 것은 학생들이 교사가 원하는 정답을 말하지 않거나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서 교사가 질문의 대답을 말한다. 최악의 질문 방식이 자문자답인 이유는 응답반사를 교사가 스스로 없애는 일이기 때문이다. 응답반사란 누군가 질문을 하면 질문을 받은 사람이 그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교사의 자문자답은 학생들이 느껴야 할 응답반사의 힘을 잃어버리게 한다. 만약 교사의 질문에 대하여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면 특정 학생을 선택하여 질문하고 그 학생이 대답할 때까지 최소 7초 이상을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내성적인 학생은 정답을 알아도 대답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교사가 질문만 하고 학생 대답에 대하여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기

 

교사 : “원하는 자료나 정보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생A : “인터넷에서 찾아봐요.”

학생B :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봐요

학생C :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물어봐요.”

교사 : “교과서에서는 자료나 정보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나와있는데, 교과서 189쪽을 찾아볼까요?”

학생 : “???”

 

질문의 목적은 대답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업시간에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질문은 하지만 학생들의 대답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학생들의 대답과 상관없이 교사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거나 교과서 진도대로 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교사와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수업 대화가 원활하지 않고 툭툭 끊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선생님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을 했는데, 선생님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대답해야 할 이유를 느끼기 힘들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문답법을 일제학습의 변형으로 사용한다. 문장 형태만 의문형일 뿐 학생들의 대답을 기다리거나 학생의 대답에 대하여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질문이라고 보기 힘들 것이다. 교사가 질문을 했다면 학생의 대답이 오답이거나 엉뚱한 대답이라고 할지라도 대답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4. 닫힌 질문만 사용하기

 

교사 : “지난 시간에 배운 개념 3가지를 누가 말해볼까요?”

닫힌 질문은 지식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이다. 그런데 닫힌 질문으로만 수업이 진행된다면 정답 제시형 수업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5. 열린 질문을 하고 닫힌 질문처럼 교사가 반응하기

 

교사 :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나요?”

학생A : “돈이요.”

학생B : “사랑이락 생각해요

학생C : “가족 간의 화목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D :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요.”

교사 : “맞아요.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낄 수 있겠죠. 행복이란 주관적 만족도라고 볼 수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A, B, C : “???”

 

열린 질문은 정답이 여러 개인 질문이고. 닫힌 질문은 정답이 하나인 질문이다. 그런데 많은 교사들이 자기가 생각한 정답이나 정답에 가깝게 말한 경우에만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별다른 반응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다 정답같아 보이는데, 특정 대답에만 교사가 정답처럼 반응한다면 학생들도 쉽게 답변하기 곤란할 것이다. 때로는 교사의 질문 의도와 다르게 어떤 학생이 반응을 보였다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피드백하지 않고 긍정적인 수용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6. 교사가 추상적인 질문을 하고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하기

 

교사 : “배려란 무엇일까요?”

학생A : “좋은 것이요.”

교사 : “물론 좋은 것이긴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래요?”

학생B :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요.”

교사 : “배려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줄 수 있을까요?”

학생들 : “???”

 

교사의 질문 형식에 따라 학생들의 답변의 내용과 범위가 달라진다. 교사가 추상적으로 질문하면 학생들은 추상적으로 대답한다. 교사가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대답한다. 그런데 교사가 추상적인 질문을 사용했는데, 학생들이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가 추상적인 질문을 사용하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원한다면 오히려 학생 입장에서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교사의 질문에 대하여 분명히 답변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교사가 자꾸 질문을 하면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감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수업 대화에서 교사의 추상적인 질문을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꾼다면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학교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로부터 배려받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면 구체적인 사례를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요? 그래, 민혁이가 이야기해볼래?”

 

7. 유도 질문 사용하기

 

교사 : “OECD 국가 중 교통 사고율 1, 자살율 1위인 한국이 살기 좋을까? 아니면 행복만족도 1위인 덴마크가 살기 좋을까?”

학생 : “.....”

 

위의 수업 대화에서 어떤 학생이 그래도 제가 태어난 한국이 살기 좋아요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교사의 질문 안에 교사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교사들이 이러한 실수를 저지른다. 위의 질문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꾼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세계 각국 중 가장 행복한 나라는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도 함께 말해볼래요?”

그런데 유도 질문은 나쁜 질문 습관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프레이밍(framing) 질문은 좋은 질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이밍 질문이란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질문을 하되, 질문 안에 정답을 포함시키지 않은 질문을 말한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행복 만족도가 높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반대로 행복 만족도가 낮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교사의 수업 역량은 질문 역량과 비례한다. 교사가 좋은 질문을 해야 학생들의 사고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킬 수 있고, 내재적인 학습 동기 유발을 이끌어낼 수 있다.

좋은 수업은 학생들 마음 속에 좋은 질문을 남긴다.”

교사가 학생들 마음 속에서 좋은 질문을 각인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학생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질문들을 막고 있는가? 질문에 대한 교사의 태도와 자세에 따라 배움의 수준이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8. 질문-대답-평가 방식으로만 수업 대화를 진행하기

 

교사 : 지금 몇시죠?

학생 : 오후 320분입니다.

교사 : 맞았어요.

 

수업 시간에 활용하는 수업 대화 구조는 교사의 발문-학생의 대답-교사의 평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수업 대화는 잘못된 대화 방식은 아니지만 사실 확인 정도 수준으로만 그칠 수 있다. 수업 대화가 풍부하려면 좀 더 다른 방식으로 풀어갈 수도 있다.

 

교사 : 지금 몇시죠?

학생 : 오후 320분입니다.

교사 :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학생 : 작은 시침은 3을 향하고 큰 분침이 4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답인 경우, 그 정답이 어떻게 나왔는지 그 이유를 물어봄으로써 학생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교사 : 지금 몇시죠?

학생 : 오후 34분입니다.

교사 :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학생 : 작은 시침은 3을 향하고 큰 분침은 4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 : 큰 분침이 가리키고 있는 숫자가 해당 분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분침 중 가장 큰 숫자가 12인데, 한 시간이 12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나요?

 

오답인 경우, 그 대답에 해당하지 않는 반증 사례를 제시하여 학생 스스로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