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업혁신

수업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by 김현섭 2012. 1. 26.

1. 수업에 대한 접근 방식

최근 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혁신학교 운동이 전개되면서 수업 혁신을 통한 학교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 운동으로 인하여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교사의 가르침 중심에서 학생의 배움 중심으로 전환하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교육청마다 수업컨설팅단을 만들어 수업컨설팅과 관련한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기존 수업에 대한 양적 평가를 비판하고 교육인류학 측면에서 질적 평가가 시도되고 있고,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수업 비평의 개념도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기존 수업 장학의 틀 속에서 이루어진 수업 평가 도구들에서 탈피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사가 자기 수업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수업을 이해하는데 어떠한 관점에서 수업을 이해해야 할지 혼란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이러한 관점들을 정리하면서 수업에 대한 ‘누가(주체)’, ‘왜(교육철학)’, ‘무엇을(교육과정)’, ‘어떻게(교수학습방법)’라는 관점에서 수업을 바라보고자 한다. 수업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주된 관찰 목적이 무엇이냐의 문제이다. 주된 관찰 목적에 따라 수업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수업 장학은 교사의 수업 행위를 변화시켜 교수-학습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초점을 둔다. 수업 평가는 교사의 수업 행위를 평가하고 등급화하는 것이 주된 관찰 목적이다. 수업 컨설팅은 컨설팅을 의뢰한 교사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수업 비평은 수업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 치중한다. 배움의 공동체에서는 학생들의 배움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교사가 학생들의 배움을 야기시킬 수 있도록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각 입장은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수업 관찰 접근법들을 토대로 수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하여 몇 가지 고민하고자 한다.

2. 누가(who)

(1) 교사

교육철학자 파커 팔머는 기존 수업에 대한 연구는 주로 ‘무엇을(교육과정)’과 ‘어떻게(교수학습방법)’에 치중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대개 수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교육과정)’과 ‘어떻게(교수학습방법)’에 대하여 연구하지만 ‘왜(교육철학)’를 다루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파커 팔머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누가(교사/학생론)’의 문제가 수업을 고민하는 데 핵심적인 주제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수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먼저 ‘누가’(who)라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다. 수업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수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교사, 학생,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이해해야 한다. 수업을 이해하려면 먼저 교사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 교사가 어떠한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교사의 성장 배경과 특성이 무엇인지, 교사의 교수학습 유형은 무엇인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최근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 참여한 수업 코칭가들이 수업에 대한 관찰과 피드백을 하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교사 문제였다. 수업 코칭에 참가한 어떤 교사는 교사 중심, 지식 중심, 강의 중심의 완벽주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교사였다. 수업 코칭가들이 수업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교사 중심, 지식 중심, 강의 중심을 탈피할 것을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그 교사는 여러 가지 학습 활동을 자기 수업에 도입했는데 완벽주의 스타일로 여러 가지 활동들을 넣었다. 그러다 보니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 중심의 수업은 또 다른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교육 철학이 무엇이냐에 따라 교사의 수업 방식이 각기 다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인정하고 학업 성취도 향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면 입시 위주의 수업 방식을 선호할 것이고 구성주의 철학에 동의하는 교사는 학생 중심, 경험 중심의 수업 방식을 강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지금까지 학창 시절을 통해 어떻게 배워왔는지가 중요하다. 대부분 주로 강의식 수업, 경쟁식 수업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어 교사가 되었다. 그런데 교사가 되어서 막상 배워보지 못한 방식인 협동학습, 프로젝트 수업을 현장에서 적용하려고 하면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수업 혁신의 최대의 적은 교사 자신임을 인식해야 비로소 수업 혁신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 교사의 수업 스타일도 중요하다. 교사도 인간이기에 성격이나 기질, 다중지능이 각기 다르다. 교사의 성격유형검사(MBTI)를 조사해보면 상당수의 교사들이 세상의 소금(ISTJ) 유형이나 사업가(ESTJ) 유형이다. 이러한 유형은 자기 통제력이 뛰어나고 꼼꼼하고 규칙적인 유형이다. 그에 비해 많은 학생들은 스파크(ENFP) 유형에 속한다. 이러한 유형은 ‘말이 많고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질문을 던지며 감정적으로 행동하며 책상을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학생들’이다. 즉, 정반대의 성격 유형을 가진 사람끼리 교실 안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 자신이 어떠한 유형이고 그 특징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학생들의 유형을 이해해야만 원만한 소통과 신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다중지능이론의 입장에서 보면 언어적 지능과 논리수학적 지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지능, 신체적 지능, 음악적 지능, 대인 지능, 자성 지능, 자연이해 지능이 존재한다. 그런데 교사들은 대체로 언어적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이 뛰어나다. 그러나 나머지 다중 지능이 다 뛰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기에 발달한 지능을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나간다. 그에 비해 상당수의 학생들은 언어적 지능과 논리수학적 지능이 교사에 비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가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이 때로 답답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 학생

수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학생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교육이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라고 정의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수업은 교사의 가르침보다 학생의 배움이 수업 성공 열쇠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교사가 교육공학적 측면에서 완벽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하더라도 학생들 입장에서는 전혀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는 결국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로 연결된다. 그러기에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학생을 이해하는 요소로 성장 과정, 욕구, 인지, 인격, 외적 행동, 감정, 발달 단계, 의지 등 다양한 변인들이 존재한다. 학교 현장에서는 외적 행동을 강조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에 근거한 접근들이 주로 이루어진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이해하는 관점을 살펴보면 외모, 성적, 규율 태도 등의 3-4가지 기준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을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관계가 무너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교사가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특정한 한 두 가지의 관점으로만 학생을 이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전인격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성장과정, 성적 수준, 발달 단계, 가정 환경 및 경제적 수준, 성격 유형, 다중지능 분포, 진로 희망과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갈 것이다. 수업을 디자인할 때에도 수업하는 대상의 학생들의 필요와 욕구, 수준 등을 고려하여 수업을 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학습 주제라 할지라도 특목고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것과 학습 수준이 낮은 전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교수전략이나 학습방식 측면에서 전혀 다른 형태의 수업으로 진행될 수 있다.

(3) 교사-학생의 상호 작용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작용 방식을 살펴보면 교사가 일제식 수업인 교사→학생 방식, 발표 수업 등의 학생→교사 방식, 문답법 등의 교사⇄학생 방식, 팀 티칭 등의 교사⇄교사 방식, 협동학습 등의 학생⇄학생 방식 등이 존재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일방 통행 방식보다는 교사와 학생 간의 활발한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쌍방통행 방식의 수업이 더 좋은 수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학생-학생간의 상호 작용

학생과 학생과의 동료 상호 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잘 이해해야 한다. 학습 과정에 있어서 학생과 학생과의 상호 작용 방식은 3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Johnson & Johnson은 학습구조론을 통해 3가지 상호작용 방식을 잘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개별학습 구조이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학습하는 방식이다. 즉 서로 간의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두 번째는 경쟁학습 구조이다. ‘나의 성공이 너의 실패요, 너의 성공이 나의 실패’인 관계이다. 부정적인 상호 의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종의 제로섬 게임으로 나의 성공이 다른 사람에게 실패로 돌아가는 win-lose 게임이다. 세 번째는 협동학습 구조이다. ‘나의 성공이 너의 성공이요,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인 관계이다. 긍정적인 상호의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학생 상호간의 동료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학습하는 것이다. 세 가지 상호작용방식은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 협동학습 구조가 다른 학습 구조에 비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그러므로 수업에 있어서 개별학습이나 경쟁학습보다 협동학습을 보다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활용하면 교사-학생, 학생-학생과의 상호 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양적인 관찰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질적인 관찰을 해보면 학습 활동만 잘 이루어질 뿐 실질적인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배움이 일어나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3. 왜(why)

동일한 학습 주제라 할지라도 어떠한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그에 맞는 교수학습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업이 달라진다. 교육과정에 무엇을 포함시키고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가 교육철학과 관련된 것들이다.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 국가주의, 민족주의, 진보주의, 보수주의, 상대주의, 경험주의 등 다양한 관점이 반영된다. 그래서 일부 교과모임에서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철학적 기반에 비판을 하고 교사 중심의 대안적 교육과정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 수준에서 국가주의 입장에서 정리된 교과 내용이 교사 수준에서 진보주의 시각으로 재해석되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교수학습방법도 교사의 교육철학에 따라 선호되는 방법들이 달라진다. 교사가 교사 중심, 지식 중심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직접적 교수 전략을 선호할 것이고, 학생 중심, 경험 중심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간접적 교수 전략을 시도하려고 할 것이다. 학업성취도 향상이나 좋은 입시 결과를 추구한다면 경쟁학습이나 문제풀이식 수업을 하려고 할 것이고, 학생들의 흥미 유발을 추구한다면 매체 활용 수업이나 활동 중심 수업 방법을 많이 활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교사가 어떠한 교육철학적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수업하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4. 무엇을(what)

‘무엇을 가르칠 것이냐’는 교육과정에 대한 질문이다. 교육과정은 국가수준 교육과정, 지역수준 교육과정, 학교 수준 교육과정, 교사 수준 교육과정으로 나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일반적으로 수업에서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심이 되는 부분은 교사 수준 교육과정일 것이다. 교사가 국가 수준 교육과정을 자기 교실에서 실현하려면 결과적으로 자기 수준에서 재구성한 방식대로 수업할 것이다. 교사가 국가수준 교육과정에 따라 구성된 기존 교과서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주제라도 전혀 다른 형태로 수업 활동이 전개될 것이다. 교사가 교육과정의 내용(국가수준 교육과정 및 교과서 등)을 잘 이해했는지, 교사 개인의 교육철학적 관점에 따라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데 있어서 3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첫째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데 있어서 국가수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 내용을 가급적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둘째는 학생들의 학습 수준이나 교육철학적 고민 등에 따라 교육과정 내용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 세부 내용을 재구성하여 접근하는 것이다. 셋째는 국가수준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와는 상관없이 교사가 재량껏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수업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두 번째 유형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국가 수준 교육과정이 대강화하고 지역수준, 학교 수준, 교사 수준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재량권이 많아지게 된다면 세 번째 유형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세 번째 유형의 경우, 학생의 학습 수준이나 교사의 철학적 고민 등의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입시 위주의 문제풀이식 수업 등처럼 편법 수업으로 흐르거나 교사가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는 전문성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면 첫 번째 유형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5. 어떻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는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질문이다.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고민은 교육과정의 고민만큼이나 중요한 고민이다. 왜냐하면 교수학습방법에 따라 학습 경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주제로 수업을 한다고 할 때, 강의식으로 말로만 설명하는 것과 실제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배우는 것을 비교해보면 그 둘의 교육적 효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고민을 저차원적이고 교육공학적이고 기술(skill)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깊이있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다양한 교수학습방법론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수업모형이 개발되고 적용되고 있다. 수많은 모형과 기법이 존재되고 개발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접근 방식은 교수 전략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교수전략은 직접적 교수전략, 간접적 교수전략, 참여적 교수전략이 있다. 각 교수전략에 따라 수업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직접적 교수전략에서는 교사 중심, 지식 중심으로 접근하고 간접적 교수 전략에서는 학생 중심, 경험 중심으로 접근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최근에는 직접적인 교수전략과 간접적 교수전략의 장점이 결합된 참여적 교수 전략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각 교수학습방법에 따라 수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설명식 강의법의 경우에는 교사가 얼마나 지식을 재구조화하여 전달하느냐가 관찰 포인트가 될 것이고 ICT 수업에서는 ICT 요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했는지와 교사와 학생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다중지능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다중지능을 고려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지점이다. 팀 티칭 수업에서는 교사간의 협력과 학생과의 소통 방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강조한다. 협동학습의 경우, 협동의 철학, 모둠 구성 방식, 교사의 수업 운영 기술 및 학급 경영 방식, 사회적 기술, 협동학습의 기본 원리, 다양한 협동학습 방법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가 수업 분석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그런데 협동학습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ICT 수업의 기준으로 관찰한다면 아무리 좋은 협동수업이라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기존의 수업 관찰의 경우, 이러한 잘못에 빠지기 쉽다. 기존에 개발된 수업 평가 도구들이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교육 공학적인 접근에서 개발되어 있다 보니 참신한 접근을 시도하거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학생 중심 수업도 결과적으로 그리 좋지 못한 결과로 정리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수업 형태에 맞는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6. 수업에는 왕도가 없다!

(가) 4단계 접근법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기존 수업 설계 단계는 도입-전개-정리의 3단계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3단계 접근법은 지식과 이해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의 핵심은 학생들의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추구한다고 볼 때 적용과 실천 단계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브루멜른이나 김태현은 발전적 적용(초월), 삶에 접속하기라는 말로 4단계를 강조한다. 즉, 배운 내용을 실제 삶과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반응을 이끌어내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실천적 공유전략이나 프로젝트 수업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즉, 4단계는 이론과 실천의 괴리를 줄여주는 핵심적인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차시 수업에서 현실적으로 4단계 접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중단원 차원에서라도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 가르침에서 배움으로!

기존의 수업 관찰 방법들은 주로 교사의 교수 행위에 초점을 두었다. 그런데 배움의 공동체나 구성주의에서는 학생의 학습 행위에 초점을 두고 수업을 이해한다. 수업에서는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배움이 동시에 일어나지만 교사가 의도한 가르침대로 학생의 배움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가르침과 배움의 괴리가 클수록 그 수업을 성공적인 수업이라고 평가하기 힘들 것이다. 가르침과 배움의 괴리 현상이 일어날 때 수업의 판단 기준은 가르침보다는 배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교사가 교재 중심으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그 수업을 통해 어떠한 배움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학생의 배움이 긍정적이지 못하다면 그 수업을 결코 좋은 수업이라고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다) 분석적 접근에서 통합적 접근으로!

기존 수업에 대한 이해 관점은 분석적이고 공학적인 접근을 주로 시도하였다. 그러다 보니 수업의 요소들을 분석할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전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을 볼 때 그저 그런 수업일 수 있다. 반대로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지만 각 요소를 분석해보면 그리 좋은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 수 있다. 좋은 수업은 위에서 제시한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수업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가 존재하지만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수업이라는 큰 틀 속에서 교사-학생-지식이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기존의 분석적 접근 방식에서 탈피하여 수업에 대한 직관적이고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라) 이론적인 이해에서 삶의 실천으로!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이다. 이러한 교육의 정의를 받아들인다면 수업은 학생들이 바람직한 가치를 향해 구체적인 학생 삶의 방식이 변하고 바람직한 행동으로 옮겨져야 제대로 된 수업이 될 것이다. 교사가 아무리 화려한 교수법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수업해도, 학생들이 학습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다하더라도 학습한 주제대로 구체적인 삶 속에 실천하지 못한다면 수업의 의미가 상실될 것이다. 즉, 학생들이 ‘정의(Justice)'에 대하여 재미있게 공부했으나 현실 속에서 사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의 이익을 희생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결코 좋은 수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수업은 고민할수록 더욱 더 어렵게 느껴진다. 교직 경력이 적을 때는 한 두 가지 요소만 생각하기 때문에 수업을 만만하게 생각하지만 교직 경력이 쌓일수록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수업이다. 그러므로 수업에는 왕도가 없다. 생활의 달인은 존재해도 수업의 달인은 존재하기 힘들다. 다만 수업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수업의 달인의 모습이 아닐까....

참고문헌

보리크, “효과적인 교수법”, 피어슨 에듀케이션 코리아, 2002 존 매살 리브, “동기와 정서의 이해(3판)”, 박학사, 2003 파커 파머,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한문화, 2000 반 다이크, “가르침은 예술이다”, IVP, 2003 정문성, “협동학습의 이해와 실천(개정판)”, 교육과학사, 2006 이혁규, “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 우리교육, 2008 암스트롱, “복합지능과 교육”, 중앙적성출판사, 1999 브루멜른, “교실에서 하나님과 동행하십니까?”, IVP, 1996 김태현, “나의 사랑하는 수업”, 좋은 씨앗, 2010 김현섭, ‘수업 혁신 모델 비교 연구’, “협동학습 저널 봄호”, 2011

'수업혁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과적인 프리젠테이션 요령  (0) 2012.01.26
효과적인 강의법  (2) 2012.01.26
수업에 대한 몇 가지 명제들...  (0) 2012.01.26
나는 어떤 교사인가?  (0) 2012.01.26
수업 혁신 모델 비교 연구  (0) 201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