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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교사들이 번 아웃 상태를 탈출하는 10가지 방법

by 김현섭 2012. 11. 16.

교사들이 번 아웃 상태를 경험할 때 무기력에 빠져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교사들이 번 아웃 상태를 탈출하는 방법에 대하여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교사 자신이 번 아웃 상태라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합니다. 번 아웃 상태에 빠진 경우, 교사 자신이 번 아웃 상태에 빠진 것 자체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 자신에게 번 아웃 증세가 나타나도 그 이유를 외부적인 요인(학생이나 주변 동료 교사, 학교 구조 등)으로만 돌리고 자신의 번 아웃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엘리트 의식이 강하거나 자의식이 강한 교사일수록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자기가 스스로 번 아웃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비로소 번 아웃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둘째, 번 아웃 상태에 빠진 자기 자신에 대하여 불쌍히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가 번 아웃된 자기 자신을 오히려 책망하고 초자아(超自我)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자아(自我)를 누르는 것은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많은 교사들이 착한 교사 콤플렉스에 빠져 있습니다. 자기가 감당하기 힘든 부분까지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담당하고 이를 버티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힘에 부치게 되면 번 아웃 상태로 빠지게 되고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번 아웃의 원인을 외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부족함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자기를 더 혹독하게 대하거나 자책감에 빠져 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번 아웃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자기가 번 아웃 상태임을 인정하고 이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 위안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야, 힘들지’하고 자기 자신을 위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야 다른 사람을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셋째, 교사가 번 아웃 상태에 빠지게 된 원인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 자신이 번 아웃 상태에 빠져 있다면 그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에너지가 어디에서 주로 빠져 나가는지 누출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근본 원인을 찾아서 이를 직접적으로 직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원인을 직면하는데 있어서는 교사에게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대개 교사들은 자기가 번 아웃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을 인식해도 번 아웃 상태에 빠지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하여 잘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진행 등으로 인하여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인지, 학생이나 학교 관리자들과의 관계가 깨져서 오는 대인 관계 문제인지, 자기가 완벽주의 성향에 빠져 있어서 자기 자신을 혹독하게 대하여 생긴 것인지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는 주변 동료 교사나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그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이에 맞는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넷째, 교사가 자신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통로를 찾아야 합니다. 에너지를 얻는 방법 중의 하나가 교사가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얻는 것입니다. 학교 안에서 교사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이 많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면 자신의 에너지를 방전만 하고 충전하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많은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내지 못하는 경우, 외부에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내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교사 중에 등산 전문가, 바둑 전문가, 주식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자녀 교육 전문가 등이 많습니다. 어느 분야이든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겠지만 교육전문가가 아니라 다른 영역의 전문가로만 성장한다면 문제가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교 안에서 ‘해야만 하는 일’의 비중을 줄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여백을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 차원에서 교사가 지속적으로 교육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다섯째, 교사가 자신에게 스스로 쉼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의 에너지를 얻는 통로는 진정한 ‘쉼’입니다. 교직 사회에서 인정받는 교사일수록 일 중독에 빠진 교사들이 많습니다. 학교 안에서 인정받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들을 벌이고 그 일에 몰입하여 단기적인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승진에 관심이 많은 40-50대 중견 교사 중에는 일 중독 상태에 빠진 교사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교사들은 늦은 밤까지 학교에 남아서 자원하여 일을 하거나 방학 중에도 수시로 나와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일 중독에 빠진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한 쉼입니다. 일 중독에 빠진 교사일수록 쉼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쉼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육체적인 피로가 번 아웃의 원인이라면 주말에 집안에 푹 쉬고 잘 먹고 잘 자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인 관계에서 오는 피로라면 이러한 방법으로는 온전히 번 아웃 상태를 극복하기 힘듭니다. 수업 혁신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수업 혁신 연수를 통해 새로운 컨텐츠를 배우는 것보다 교사 힐링 프로그램이나 쉼 과정을 통해 자기의 내면을 돌아보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 교사가 자신이 번 아웃 상태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미가 잘 먹기와 영화 감상입니다. 그래서 육체적으로 힘들 때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맛집에 가서 기분좋게 좋아하는 음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잘 자고 나면 어느 정도 육체적인 피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전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감상할 때는 스토리에 푹 빠지는 스타일이라 영화를 감상하고 나면 정신적인 고민거리를 잘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나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우울감에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늦은 밤 집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거나 심야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감상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을 따라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기에게 스스로 보상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일곱째, 교사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고 교육 철학적인 점검과 고민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사가 추구하는 교사상(敎師像)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점검해야 합니다. 어떤 교사들은 수업보다는 행정 업무 능력이 탁월한 교사로 생각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성적이 잘 올리는 교사가 우수한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교사들은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교사가 좋은 교사하고 생각하고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는 교사가 필요한 교사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교사의 자기 정체성을 학생과의 관계성 속에서 찾고, 행정 업무보다는 수업 속에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여덟째, 교사가 배움의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해야 합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자로서 끊임없이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위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학원 진학은 교사에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연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연수를 감상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교사가 현장에서 자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의식과 고민 거리가 있을 때 이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의식과 고민이 없는 상태에서의 배움은 공허한 배움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아홉째, 교사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학습공동체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사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가 힘들다고 느끼게 되면 솔직하게 힘들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 동료 교사들로부터 힘들어 하는 부분에 대한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사는 기본적으로 학교 행정 업무 조직의 구성원으로만 인정되고 학습공동체 안에서의 삶이 없다면 쉽게 소진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학교 생태계 안에서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삶을 공유할 수 있는 학습 공동체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 안에서의 학습 공동체를 경험하기 힘들다면 학교 밖에 존재하는 다양한 교사 자율연구모임 활동을 통해 자기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가 학교 안에서 학습공동체를 만들지 못할 망정 학교 밖 교사 자율연구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열 번째, 교사가 영적인 회복을 통해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종교적이고 영적인 존재입니다. 종교를 통해 영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영적인 필요는 다른 노력으로는 채울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면서 영적인 평안을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