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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대안학교

소명고등학교 백두산 비전트립 이야기(1)

by 김현섭 2013. 5. 8.

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중간 매듭이 마치고 나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백두산 탐방을 준비하였습니다. 어느 학부모님의 도움으로 인하여 전세 버스를 타고 인천 항만여객터미널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출발했고 차가 막히지 않아 예상 출발 시간보다 다소 이르게 터미널로 도착했습니다. 터미널 앞쪽 마당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여 찬양을 하고 북한과 이번 탐방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탐방의 의미에 대하여 장슬기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배웅 나온 우영이 아버님이 탐방단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드디어 대련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에 승선했습니다. 배 안에는 귀국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주로 보따리상이나 한국 여행객으로 보였습니다. 다행히 우리 일행들이 한 방에 모일 수 있도록 배정되어 좀 더 편하게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배 안에 이층 침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짐을 풀었고 배 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배 안에서 잠을 자는 경험은 대부분 처음이라 잠을 자는 것 자체가 일종의 문화 체험이 되었습니다.

 

 

 5월 1일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교사회의를 하였습니다. 주로 아이들 생활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 핸드폰과 mp3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미디어 기기들이 중국 탐방에 방해가 되고 일행 안에서 의사소통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수고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이 여행의 들뜬 기분으로 인하여 언어 사용 문제가 발생하였기에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선내 기도회를 통해 이번 탐방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비전 트립으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할 수 있도록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아침 9시 드디어 중국 대련에 도착했습니다. 선상에서 바라본 중국 대련은 고층 빌딩으로 채워진 도시였습니다. 인천에 비해 대련이 규모가 크고 잘 발달되어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배에서 내리자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가이드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준비되었던 전세버스를 타고 단동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차창 밖에 보이는 중국 풍경은 머리 속에서 예상했던 모습이 아니라 잘 정비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4시간 넘게 이동했는데, 중간에 휴게소가 별로 없어서 2시간 반 이상 달려서야 비로소 휴게소에 쉴 수 있었습니다. 휴게소에 갔더니 한국과자들도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단동에 도착하자 바로 압록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압록강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조중우의교라고 불리우는 단동 철교가 보였는데, 언론을 통해서 자주 보았던 다리였습니다. 하나의 다리는 6.25때 끊겨 그대로 역사 유물처럼 보전되고 있었고 새로 지어진 철교가 있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중 80%정도가 여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교류에 있어서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오늘은 노동절이라 중국 관광객이 많아서 당동 시내가 번잡했고 예정시간보다 늦게 도착했고 때문에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창으로만 보고 지나갔습니다. 단동 시내에는 북한 음식점이 많이 보여 북한을 가깝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동에서 20분 정도 더 가서 선착장에서 내려 작은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을 통해 수풍발전소까지 갔습니다. 유람선을 통해 북한 의주군 지역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 모습과 마을, 산 등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상대방이 알아차릴 정도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우리가 북한 주민을 향해 손을 들면 건너편 쪽 북한 주민들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저녁 시간대라 퇴근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북한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땅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유람선이 지나갔기 때문에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을 들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압록강 수면 위가 국경선이라 배에서 내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바라본 북한 산은 민둥산이었고, 산등성이를 계단식 밭으로 개조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건너편 비옥한 중국 땅에 비해 너무 빈약해보였습니다. 선교사님은 이를 영적으로 해석해서 사람에 대한 저주가 땅의 저주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이야기했는데, 공감이 갔습니다.

 

 

북한 땅을 바라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한 아주머니가 아기를 등에 업고 저녁 먹거리를 구하려고 강가에서 다슬기 등을 채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제난의 한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에 비해 당원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강가에서 여유있게 낚시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북한 내 계층 차이를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청수시 카바이드 공장을 볼 수 있었는데, 60년대 이후 가동이 중단되어서 흉물스럽게 버려진 공장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의 가난한 일상 생활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강 건너편 중국 농가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학생들도 북한 땅을 보면서 기도하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북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수풍댐 부근에서 배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단동 시내에 있는 한인교회까지 갔습니다. 중국 경찰서 옆에 교회 건물이 있었고, 네온 사인으로 한인기독교인 임시거처라는 글씨가 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서 선교사 목사님을 통해 북한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민족, 역사, 그리고 하나님을 발견하면 좋겠다는 선교사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크게 다가웠습니다. 이번 비전 트립의 핵심 주제를 잘 짚어 주셔서 좋았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가까운 장소에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더욱 실감이 났습니다. 선교사님이 강의 중간 동기 유발로 퀴즈를 내셨는데, 선물로 북한 돈을 기념품으로 주었습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숙소인 단동 국제호텔로 들어가 여장을 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