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철학과 신념이란 무엇인가?
철학이란 지식과 지혜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인간, 사회, 자연, 만물에 대한 지식을 연구하는 것이다. 철학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포함한다.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 등도 철학의 범주 안에 들어있는 부분이다. 철학의 핵심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행동은 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철학없는 행동은 맹목이고 행동없는 철학은 사변에 불과하다.
신념은 철학의 바탕이 되는 핵심 믿음을 말한다. 교육적 사유도 교육적 신념의 바탕 위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신념과 철학을 구분하기 힘들다. 사람이면 누구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신념은 가장 기본이 되는 생각의 바탕이다. 교육적 신념은 교육에 대한 핵심 믿음을 말한다. 교육, 수업, 교사, 학생, 지식 등에 대한 개인의 믿음이 존재한다. 어떠한 신념이 형성될 때에는 일정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일단 형성된 신념은 잘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올바른 교육 신념은 좋은 교사로 이끌지만 왜곡된 교육 신념은 나쁜 교사로 전락시킨다.
수업을 고민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교육철학이다. 교육철학이란 교육활동에 대하여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는 것이다. 교육철학이란 대상에 따라서 교육관, 수업관, 교사관, 학생관, 지식관 등으로 세부화할 수 있다.
▪ 교육관 : 교육이란 무엇인가?
▪ 수업관 : 수업이란 무엇인가?
▪ 교사관 : 교사는 어떤 존재이고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 학생관 : 학생은 어떤 존재이고 어떠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 지식관 : 지식이란 무엇이고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 개인적인 신념 : 교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신념은 무엇이고 수업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가?
수업을 이해하려면 교사가 가지고 있는 철학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교육 활동은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의도된 가치에 따라 선택이 이루어지고 이 부분에 대한 교육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육 활동을 구성하고 평가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바로 철학이다. 수업 공개시 어떤 교사의 수업을 동일하게 관찰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업 강평회시 각자가 다른 가치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수업자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수업자 입장과 수업 관찰자의 입장이 대립하는 경우, 수업 강평시 논쟁이나 토론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필자가 중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 있었던 일이다. ‘관혼상제’를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한 것을 공개했다. 학교 대표 수업이라 우리 학교 선생님들 뿐 아니라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오셨고, 지역교육청 장학사도 왔다.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된 수업이었는데, 학생들은 관혼상제 주제로 미리 프로젝트 보고서를 작성하여 프리젠테이션을 하였다. 학기초 프리젠테이션 발표만 하면 다소 밋밋한 부분이 있어서 주제와 관련한 역할극이나 퀴즈 쇼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발표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발표 모둠은 관혼상제를 시연하기로 해서 그중에서 전통 혼례 의식과 제례 의식을 재연했다. 학생들은 미리 한복을 준비하고 상과 제사상 음식을 종이 모형으로 만들어 재연을 하였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재미있게 재연하였기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머지 학생들 뿐 아니라 수업 참관자 선생님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공개 수업 이후 수업 강평회가 열렸다. 수업자로서 간단히 수업 소감에 대하여 이야기하였고 수업 참관자 선생님들도 돌아가며 여러 가지 피드백을 해주셨다. 피드백의 주된 내용은 프로젝트 수업을 잘 진행해서 인상적이었고, 학생들이 생각보다 열심히 준비해서 참 좋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수업 강평회 내내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다름 아닌 지역교육청에서 파견 나온 장학사였다. 첫 마디부터 형식적인 칭찬도 없이 장학사는 매우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제례 의식을 재연한 것이 마치 장학사 시각에서는 장난처럼 보였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 갑자기 필자에게 제례 의식시 축문을 태우는 이유에 대하여 공격적으로 질문하였는데, 필자가 그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해서 답변을 잘하지 못하자 그것도 모르면서 제례 수업을 하느냐며 나무라듯이 비판했다. 참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장학사는 엄격한 유교적 집안에서 자란 사람으로 유교 신봉자였다. 그런데 성스런(?) 제례 의식을 학생들이 장난처럼 재연한 것에 대하여 기분이 언짢았던 것이었다.
교육 철학과 신념은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가?
대개 교사들의 교육 철학은 교직 4-5년차 때 형성된다. 대학 시절 배운 교육철학은 이론적인 부분에 치중되어 있어서 교사의 내면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새내기 교사 시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교사로서 생존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집중한다. 새내기 교사들의 특징은 특별한 교육 철학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새내기 교사 시절은 낯선 교직 업무와 환경에 대한 생존과 적응이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직 4-5년 정도 교직 경험이 쌓이게 되면 교사가 나름대로의 교육 철학과 신념이 형성되어 간다. 예컨대, 고3 담임 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한 경우, 입시와 학력 신장을 최고의 가치로 삼기 쉽다. 첫 해 개인주의적이고 방임적인 학교 분위기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한 경우, 그러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교사의 태도에 반영된다. 그래서 교직 생활 초기에 어떠한 경험을 했는가에 따라 교사 개인의 교육 철학과 신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형성된 교사의 교육철학과 신념은 그 뒤로 왠만해서는 변화하지 않고 유지된다.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나머지 교직 생활을 지배하는 교육철학과 신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교육철학과 신념은 끊임없는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은 성찰의 기회보다는 분주한 일상의 업무와 효율성에 쫓겨 실용주의적 가치관에서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고경력 교사일수록 자기 수업을 바꾸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과 관행이 자신의 철학과 삶을 규정짓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관 : 인성 교육인가? 학력 신장인가?
많은 교사들과 학교에서 가지고 있는 교육적 딜레마가 ‘인성 교육을 추구할 것인가?’, ‘학력신장을 추구할 것인가?’이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이러한 고민이 극대화된다. 최근 교육과정은 구성주의의 영향을 받아 학생 중심, 경험 중심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수능은 지식 중심의 학문중심 교육과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의 격차가 크다. 특히 일부 인문계 고교들의 슬럼화 현상이 대두되면서 이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 일반 인문계 고교인 S고교의 경우,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단평가를 실시했는데, 약 70%학생이 평균 70점 이하였다. 중학교 내신 성적 기준 90% 이상인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대학 진학이 쉽지 않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의 경우, 98% 학생조차 인문계 고교로 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 현실을 살펴볼 때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3년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3년의 교육과정을 2년 동안 진행하고 나머지 고3 1년 동안 교육방송 수능특강 교재로 수능 대비 문제 풀이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인문계 고교에서는 하위권 학생들을 포기하고 중위권 이상의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을 포기하고 잠을 자거나 학습 무기력에 빠져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중하위권 학생이 소수였기에, 이를 무시하면서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중하위권 학생이 다수가 되면서 인문계 고교 교육과정대로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교사 입장에서는 다수인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쉽지 않고, 소수인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하면 다수의 중하위권 학생들이 잘 따라오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대개 교사들은 이러한 딜레마 상황에서 전자보다는 후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인문계 고교 교사들은 ‘학력 신장’ 내지 ‘입시’라는 가치를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 그러다보니 수업에서도 왜곡된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일상 수업에서는 강의식으로만 수업하거나 EBS 교재로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하지만 정작 학교 주관 수업 공개회에서는 그렇게 수업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고3 수업만 오랫동안 지도한 교사들은 고1,2 수업을 꺼리기도 한다. 어떤 교사들은 다른 교사들의 공개 수업도 입시 중심으로 피드백하는 경우도 있다. 그 수업이 얼마나 수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려고 한다. 강의식 일제학습 방식으로 진행하는 자기의 수업을 입시에 최적화된 수업으로 정당화하면서 강의식 일제학습의 문제점과 한계들은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 없고 대학 진학을 할 수 있는 학생들만이라도 잘 가르치는 것이 좋은 수업이라고 자기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입시라는 사회 구조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는 인문계 고교의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이 문제는 쉽게 정리하기 힘든 문제이다.
필자가 수업코칭을 했던 중학교 K선생님은 ‘질서’를 매우 중시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일종의 틀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학생들을 통제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질서를 강조한 이유는 ‘학력 신장’ 때문이었다. 원래 K선생님의 꿈은 교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법조인이었다. 그런데 수능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성적에 맞추어 대학 진학을 하다보니 여차여차해서 나중에 교사가 되었다. 특히 영어가 발목을 잡았는데, 그것이 선생님의 한으로 남아 있다보니 기회만 있으면 학생들에게 영어를 강조하게 되었다. 영어과 담당 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업 시간에 의도적으로 영어를 많이 사용했고, 담임하고 있는 학급 학생들에게 하루에 영어 깜지를 1장 이상 쓰게 하는 숙제를 내주기도 하였다.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성적을 올리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주변 교사나 학부모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정작 교실에서는 학생들과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아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인성 교육과 학력 신장은 두 마리 토끼인가? 아니면 동일한 토끼의 다른 모습인가? 필자는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인성 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학력 신장이 잘 이루어질 수 있고, 진정한 학력 신장은 인성 교육의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두 마리 토끼라고 하더라도 이는 파커 파머가 말한 수업의 역설로 설명할 수 있다. 즉, 그 둘이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존할 수 있는 가치라는 것이다. 좋은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교실을 살펴보면 인성 교육적인 측면과 학력 신장 측면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업관 : 수업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수업을 바라보는 두 가지 은유는 과학과 예술이다. 기존 수업 접근 방식은 과학적 접근에 토대를 두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수업 평가 척도나 체크리스트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수업을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즉, 과학이 아니라 예술로 접근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업 형태는 발도로프 수업이나 다중지능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발도로프 수업을 기존의 수업 척도로 분석하면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지만 발도로프 수업이 가지고 있는 풍부함과 깊이가 있다. 어떤 수업은 기존 평가 척도나 체크리스트 상으로는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지만 수업 자체가 주는 영감과 깊이 있고 여운이 있다. 반대로 어떤 수업은 평가 척도나 체크리스트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수업이 주는 감동과 여운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수업 실기 대회에서 1등급 받은 수업들이다.
필자는 수업코치로서 초등학교 6학년 국어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6학년 담임 교사인 J선생님은 교직 10년차 정도에 오랫동안 수업에 대하여 고민을 한 선생님이다. J선생님은 국어과 수업을 과감하게 재구성하여 나니아 연대기를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일단 교실을 소설 속 공간으로 꾸몄다. 소설 속 등장인물 캐릭터가 그려진 롤 블라인더가 교실 창문에 걸려 있었고 소설의 도입 단계에서 나오는 옷장을 직접 만들어 교실에 설치해 놓았다. 학급 구성원 수는 10명 정도로 학생수가 적다보니 자리 배치를 원형으로 배치해 놓았다. 수업시 소설을 문단별로 돌아가며 읽다가 용 부분이 나오자 교사는 학생들에게 눈을 감기고 교실 중앙에 용이 있다고 상상해보도록 하였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그 용이 어떻게 보이는지 묘사해보도록 하였고 그 용과 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학생들의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하면서 수업을 풀어갔다. 수업 이후 J선생님이 자기 수업에 대한 평가를 궁금해 하였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몇 일전 학교 전체 공개 수업을 이러한 방식으로 수업했는데,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의기소침해진 상황이었다. 필자는 선생님 수업 문법 다른 선생님이 바라보는 수업 문법과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결코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며 격려를 했다. 실제 6학년은 전체 학년 중 제일 힘든 아이들이 많이 배정되어있었던 학년 학급이었는데, J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나서 학생들이 생활지도 측면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고 성적도 많이 올랐었다.
문법과 차원이 다른 수업은 그에 해당하는 수업 문법에 맞추어 접근해야 한다. 그렇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 그 수업의 진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 협동학습은 협동학습의 기본원리에 따라서 접근해야 하고, 프로젝트 수업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토의 토론 수업은 학생들의 참여도와 주제의 적절성이나 전문성 등에 맞추어 접근해야 한다. 해당 수업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접근해야지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 섯불리 평가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교사관 : 교사는 성직자인가? 노동자인가? 전문가인가?
교사에 대한 역할에 대한 오랜 논쟁거리는 교직을 성직자로 보느냐, 노동자로 보느냐, 전문가로 보느냐의 문제이다. 사실 교사는 3가지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인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어떠한 측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 입장에 대한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성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교사가 사명의식을 가지고 학생들을 사랑하면서 자기가 말한 말에 책임을 지는 인격자로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노동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일을 하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고 잘못된 관행에 대하여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전문직의 관점에서는 교사가 수업 및 생활지도 등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남다르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은유
교사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상(敎師像)이 있다. 교사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교사 역할 모델과 은유가 있다. 예컨대, 학원 스타 강사나 또래 친구, 아기 엄마, 군대 조교, 정원사, 매니저 등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따라 수업 시간의 교사의 역할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학생관 : 학생은 통제의 대상인가? 배움의 주체인가?
학생을 어떠한 존재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교사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다. 학생을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보면 학생들의 자율성을 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대로 학생을 배움의 주체로 생각하면 학생들을 타율적인 규제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학생이란 존재는 성장하는 존재이다. 교사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듯이 학생도 성장하는 존재로서 부족한 존재이다. 학생을 과소 평가하거나 과대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학생들은 학습의지가 높은 학생도 있고 낮은 학생도 있다. 학습 능력이 높은 학생이 있고 낮은 학생도 있다. 동일한 학생이라도 과목에 따라 학습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학습 의지가 높을 때는 구성주의적 접근이 좋겠지만 반대로 학습 의지가 낮을 때는 행동주의적 접근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데 학생을 성장하고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을 놓치게 되면 양 극단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무엇보다 교사는 발달심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학생의 삶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은 각 발달단계마다 다른 발달과업을 가진다. 각 연령대 특성에 맞게 수업을 디자인해야 배움을 잘 이끌어낼 수 있다.
개인적인 신념 : 재미?, 질서?, 관계?, 성적?, 배움???
교사마다 삶의 경험 속에서 각자가 추구하는 우선 순위 가치가 있다. 가치 1순위가 무엇이냐에 따라 교사가 수업에 임하는 접근 자세와 태도가 다르다. 어떤 선생님은 ‘재미’이고, 어떤 선생님은 ‘학력 신장’이고, 어떤 선생님은 ‘질서’이고, 어떤 선생님은 ‘관계’이다. 각 가치들은 매우 의미있는 것이다. 재미가 없으면 학생들이 수업을 지루해할 것이다. 수업을 통해 성적을 올리는 것은 좋지만 성적이 오히려 떨어졌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수업 속의 질서가 무너지면 진정한 배움이 일어날 수 없다. 관계가 없으면 배움이 일어날 수 없다. 즉, 각각의 가치들은 의미있고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교사마다 자기가 가장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가치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최우선 가치 이외에 다른 가치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기거나 경시여길 때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교직 5년차 교사인 Y교사는 수업을 어떻게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래서 다양한 연수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배우고 교실에서 실천하였다. 놀이 수업이나 마술 수업 등을 자주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Y교사는 보드 게임을 무척 좋아했는데, 점심 시간마다 학생들과 보드 게임을 즐기도록 했다. 심지어 수업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우스개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빨리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보드 게임을 주어서 남은 수업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도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재미있게 수업을 하는 Y선생님을 무척 좋아했다.
Y교사 수업은 늘 재미있고 학생들도 좋아한다. 하지만 Y교사 수업은 재미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학생들이 지루해하는 것을 힘들어 하고 재미를 위해 학습 목표와 상관없는 교육 활동을 시도한다. 이러한 수업을 무조건 좋다고만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교육 철학과 신념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인지 심리학에서는 생각이 감정과 행동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곡된 사고 방식과 신념을 교정함으로서 올바른 감정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건 → 비합리적 생각 → 부적절한 감정과 행동 → 비합리적 생각에 대한 논박 → 합리적 생각으로 수정하기 → 적절한 감정과 행동
교육철학과 신념은 교사가 교직 경험을 하고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왜곡된 교육철학과 신념을 바꾸는 것은 그 형성 시간만큼이나 힘들다. 하지만 왜곡된 교육철학과 신념을 바꾸어야 수업도 제대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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