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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 혁신이 힘든 7가지 이유

by 김현섭 2012. 5. 21.

학교 혁신 분야 중 가장 힘든 것이 수업 혁신이다. 수업 혁신이란 말이 부담스럽다면 교사가 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이유라고 생각해봐도 좋다.

수업 혁신이 힘든 이유를 7가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들이 수업에 대한 관심이 생활지도나 행정 업무에 비해 낮다. 왜냐하면 학교가 수업 중심 구조가 아니라 행정 중심 구조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학교에서 인정받으려면 수업보다는 행정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교사가 수업보다는 행정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둘째, 일단 형성된 개인의 교수 유형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교사로 임용되고 나서 교직 5년차 정도 시기에 수업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교사 개인의 교수 유형이 결정된다. 일단 형성된 교수 유형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그대로 교직 생활에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삶으로 배운 것만이 가르칠 수 있다.

셋째, 수업 성찰이 충분히 일어날 기회가 적다. 바쁜 업무 속에서 수업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수업에 문제가 있는 교사일수록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두지, 자기 자신의 내부적 요인으로 여기지 않는다.

넷째, 기존 수업 혁신 정책에 대한 상처와 반감이 교사들에게 있다. 지금까지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감이나 교장이 바뀔 때마다 수업 혁신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열린교육, ICT 교육, 스마트교육, 배움의 공동체 등 시기별로 수업혁신을 위한 정책들이 있었지만 실제 교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교사들이 이러한 정책들에 대한 불신과 상처를 가지게 된 경우가 많았다. 수업 혁신은 궁극적으로 교사의 자발성에 근거한 노력에서 성공할 수 있는데, 정책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교육감이나 교장의 지시 사항으로 간단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섯째, 교직 문화에 있어서 개인주의 문화적 한계이다. 수업에 대하여 교과협의회나 학년협의회를 통해 충분히 고민을 나누는 경우가 없다. 기껏해야 수행평가 기준을 맞추거나 수업 진도를 확인하는 정도이다. 교사가 수업 준비를 하다가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동료 교사에 묻거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야 하는 데 이러한 교직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수업을 철저히 교사 개인이 알아서 준비하는 것으로 여기는 문화가 강하다.

여섯째, 사교육의 선행학습 폐해에 따른 문제가 있다. 많은 학생들이 학원을 통해 미리 선행학습을 하고 정작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열심히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들이 학원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수업에 대하여 집중하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학원 수업을 받은 것을 가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일곱째, 학교급별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과목을 다 가르쳐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과 한계가 있다. 수업보다는 행정과 생활지도 업무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중학교의 경우, 수업보다는 행정과 생활지도 업무 비중이 높다보니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인문계 고교의 경우, 입시 위주의 교육 체제와 보충 수업 문제로 인하여 수업 혁신을 시도하기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전문계 고교 및 일부 인문계 고교의 경우, 학생들의 학습 무기력증이 교사들에게도 전염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