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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온라인 개학? 정상 개학해도 문제다!

by 김현섭 2020. 3. 26.

 만약 46일 날 개학하지 못한다면?

현재 코로나19 문제로 인하여 학교도 한 달째 휴업 상태이다. 새 학기 개학이 317일로 1차 연기되고, 또 다시 2차로 46일로 추가 연기가 된 상황이다. 그런데 46일도 정상적으로 개학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326일 현재 코로나 확진자 수는 104명으로 예전에 비해 다소 일일 확진수는 줄어들었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을 통한 해외 유입자가 많아지고 있어서 획기적으로 줄어들기 쉽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일부에서는 4월도 개학하지 말자는 의견에서 2학기 개학을 하고 이번 9월부터 신학기를 시작하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46일 날 정상적으로 개학하지 못하면 코로나 대응 2단계 방안 조치로도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법령 하에서 융통성있게 수업 일수 줄이기 정도로 해결하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코로나 대응 3단계 조치까지 넘어가면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많아지게 된다. 무엇보다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전체 학생들이 유급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각종 시험일 조정 문제, 수업 결손 보충 문제, 학사 일정 문제, 예산 문제, 보육 문제 등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게다가 사교육 문제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학교들이 개학을 미룬다 해도 학원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인하여 더 이상 미루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학원 수업이 재개된다면 방역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게 된다.

현재로서는 상반기 내내 코로나 문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완전히 종식되려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는 연말이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무작정 개학 연기만이 이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기에 교육부에서는 일부 무리해서라도 개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학 이후 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대폭 증가된다면 학부모 반발이 생길 것이고, 교육부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등교 정지나 휴교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확진자 발생 수가 어느 정도 소강 상태로 접어들게 되면 지역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자율권을 가지고 학교가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확진자가 발생하여 등교를 하지 못해도 다른 방식으로 출석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면 학교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이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변수들이 있기에 현재로선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에서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여러 가지 마련하여 그에 맞는 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온라인 개학?

최근 교육부에서 온라인 개학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하여 NHN에듀가 실시한 학부모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이번 기회에 9월 신학년제로 변경해야 한다"(30.3%)는 항목과 "온라인으로 개학해야 한다"(28.4%)는 항목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과 관련하여 현실적인 최선책이라는 의견과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온라인 개학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그 이유로 학교 서버 문제, 수업 콘텐츠 부재 문제, 예산 문제, 저학년 학생 문제, 학습 효율성 문제, 음미체 실기 교과 수업 문제 등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완벽한 해결 방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최선이 없다면 차선의 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코로나 위기 문제 앞에서 교육 당국이나 학교 차원에서의 현재 대응 방식은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상황이다.

일단 현재 학교 상황을 살펴보자. 교사들도 출근은 하지만 행정 업무만 할 뿐 핵심 업무인 수업과 생활 지도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수업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살펴보면 무척 아쉬움이 많다.

1단계 상황에서 학교 사이트에 교수학습자료 등을 올려놓도록 했지만 학생들이 자료를 다운 받아 활용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왜냐하면 학점 인정과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참고 자료만 올려놓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활용 측면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온라인 교육 체제가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1단계 조치들은 임시방편적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단계 상황에서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학교 차원에서 온라인 수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수업이 되려면 원격 연수처럼 교사들이 수업 동영상을 찍고 유튜브 등에 동영상을 올리고 이를 피드백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아니면 zoom이나 스카이프 등의 원격화상회의 서비스 등을 이용하여 실시간 수업이 이루어지거나 구글 클래스룸 등을 통해서 학생들을 온라인 상에서 피드백 및 관리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런데 학교 안에 온라인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는 체제가 구비되어 있지 않고, 이러한 기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나 도우미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 등 온라인 체제를 활용하는데 익숙하지 못한 교사들이 많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점 인정이나 수업 일수 인정 등의 조치들이 충분히 뒷받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물론 교육방송에서 수업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것도 의미는 있다. 하지만 외부 강사가 수업 동영상을 올려놓고 시청하라고 안내하는 것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보조 역할에 그치는 것이다. 실제 수업자가 직접 자기 수업 동영상을 올리거나 실시간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의 상호 피드백을 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온라인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방 통행이 아니라 쌍방통행이 되어야 제대로 된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현재 교육방송이나 에듀넷 서비스로는 온라인 수업이라고 보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46일 정상 개학해도 문제다!

만약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한 자리로 줄어들게 되어 46일 정상적으로 개학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수업 일수를 조정하고 여름방학을 줄여서 수업을 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수업 상의 문제들이 있다. 먼저 예전보다 수업 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교육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내용은 그대로인데 수업 시간이 줄어든다면 교사 입장에서 진도를 나가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학습 내용을 짧은 시간에 소화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은 강의식 수업이다. 교사가 진도를 나가기 위해 교실에서 강의식 수업만 한다면 일부 상위권 학생들은 그대로 따라갈 수 있겠지만 다수의 학생들은 매우 힘들어할 것이다.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개학을 해도 학생 상호 간의 상호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할 것이다. 이미 개학을 한 싱가폴에서는 시험 대형으로 자리를 배치하거나 책상 끝 쪽에 자리 배치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을 실시하게 되면 시험 대형으로 배치하거나 개별 책상에 칸막이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둠 활동 등을 가급적 피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 상호작용을 최소화화여 수업을 진행하는 방법은 시험 대형 자리 배치에서 교사가 강의식 수업을 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교사의 설명만 집중해서 듣고 노트 정리만 한다면 저학년이나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업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학교에 나와 강의식 수업 방식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듣는 것보다 차라리 집에서 온라인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왜냐하면 온라인 인터넷 강의는 강의가 지루하면 강의 동영상을 멈출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내가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학 이후 학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면 등교 정지나 학교가 폐쇄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수업 결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현실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인가?

코로나 문제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교육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주체들이 우왕좌왕 눈치 보기로 대안을 마련할 기회를 놓치거나 무능하게 대처하면 안된다. 이제는 신속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일단 이번 기회에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온라인 수업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청 차원이나 학교 차원에서 사이트를 구축하고, 온라인 수업 체제를 위한 특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학교 차원에서는 대학처럼 온라인 원격 연수 시설을 구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현실적인 긴급 대응 방안은 기존 온라인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zoom이나 구글 클래스룸 등이다. 이미 일부 대안학교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온라인 개학하여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 원격화상회의 체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연수를 실시하고 교사들이 시범 수업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처럼 온라인 수업을 학점이나 수업 일수로 인정해서 개학 이후에도 수업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기초 지식에 대한 이해 부분 등은 강의식 수업이 적합하기에 이를 온라인 강의 수업으로 풀어 가면 좋을 것이다. 일종의 거꾸로 수업 방식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사전에 기초 지식 등을 온라인 강의를 듣고, 교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처럼 개학 이전에 기초 지식을 온라인 수업으로 수강하고 개학 이후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하여 보완해나가자는 것이다.

현재 교사들은 학교에 출근을 해도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공문 처리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실제 온라인 수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려면 이미 온라인 개학을 하고 실제 온라인 수업을 잘 운영하고 있는 학교 사례를 연구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별무리 고등학교 온라인 개학 사례

온라인 개학과 수업을 잘 하고 있는 좋은 학교 사례가 충남 금산에 위치한 별무리고등학교이다. 별무리고등학교는 이번 코로나 문제 발생 이전부터 학점제를 운영하면서 구글 클래스룸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활용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이 이미 학부모 밴드에 가입되어 있었기에 밴드를 통해 학부모 의견과 피드백을 받아서 운영할 수 있었다. 전국 단위로 학생들이 모집되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이었기에 이미 원격화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원격화상서비스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zoo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을 학습자료나 수업 동영상을 올려놓는 방식과 zoom을 활용한 실시간 원격수업 등으로 방식을 나누어 진행하였다. 온라인 수업 규칙을 만들어 교사와 학생들이 이 규칙에 따라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1. 시간표에 있는 가능한 모든 수업을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제공한다.

2. 모든 수업은 클래스룸에 개설하고 학생들이 알아보기 쉽도록 개설 명칭은 '수업명(요일+교시)'로 작성한다.

3. 클래스룸에 ZOOM에서 제공하는 개인회의ID링크를 공유하여 수업에 접속 할 수 있도록 한다.

4.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사는 카메라를 공유하여 수업에 참여한다.

5. 수업에 접속 시 참석자의 카메라와 마이크 상태를 확인한다.

6. 수업에 결석하거나 시스템에 장애가 생긴 학생은 담임교사에게 알려주어 해결을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업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7. 교실 간 이동시간이 없는 것과 화면으로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한 피로도를 고려하여 수업시간은 5분 단축하여 진행한다.

 

226일 교직원 연수를 통해 교사들이 사전에 zoom 및 구글 클래스룸 활용법을 익혔다. 학교 차원에서 웹캠, 거치대, 무선 해드셋을 구입하여 교사들에게 배부하였다. 그리고 시범 수업을 통해 교사 상호 간의 수업 방식에 대한 피드백과 온라인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31주차 밴드 등을 통해 학생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주차 수강 신청을 하고, 본격적인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었다. 모든 시간은 기존에 학교에서 진행했던 시간표와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8시 반부터 아침 독서와 큐티를 진행하고 시간표에 있는 수업대로 클래스룸과 zoom에 접속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몇몇 학생이 접속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는 하였지만 금방 문제를 해결하였고, 2주차부터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큰 어려움 없이 수업에 참여하였다.

1주차에는 교사들이 학교에 출근해서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였지만 2주차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교사들도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2주 운영 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자체 평가회를 가지고 운영 중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하였다. 예컨대, zoom 서비스의 경우, 40분 초과 시 유료 운영하지만 zoom 회사와 소통하여 무료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부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생이 출석하지 않고 늦잠을 자거나 참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했었다. 그래서 출석에 대한 부분도 강조를 많이 했었는데 학생들이 오히려 학교에 있을 때 보다 수업에 참여하여 준비하는 속도가 빨랐고, 결석하는 학생도 없었다. 물론 학교에 등교하여 수업을 듣는 것 보다는 만족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학교에 등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 수준의 수업을 제공받는 것에 대해서 학생들이 대체로 만족하였다. 다만 학생들이 계속해서 컴퓨터 화면을 봐야하기 때문에 피로도를 쉽게 느끼는 문제가 있었고,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나 운동, 동아리 활동, 프로젝트 활동 등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세부적인 내용은 별무리고등학교 학교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http://bmrschool.net/?c=4/12&uid=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