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란?
좋은 수업에 대하여 이야기하려면, 먼저 수업에 대한 정의부터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수업이란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이나 기능을 가르쳐 주는 행위이자 학생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가치관을 형성시키는 교육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정의는 지식 중심 수업에 초점을 둔 정의라면 후자의 정의는 역량 중심 수업에 초점을 맞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은 교사에 의해 교육과정이 실현되는 교육활동이다. 교육과정이 따라 수업을 하는 것이고, 수업에 맞추어 평가를 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대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은 모든 지식과 기능, 과정과 기능을 다룰 수 없다. 교육목표에 따라 의미있는 교육행위를 선택하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교육과정이 구현되는 공간이 바로 수업이다.
수업은 수업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행위이다. 백워드 교육과정 개발 모델이 등장하면서 교육과정 디자인 시 언제부터인가 수업목표는 밀려가고, 이를 성취기준이 대체하고 있다. 수업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평가가 존재하는 것이지, 평가를 위해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목표 ⇒내용⇒방법⇒평가 순서의 포워드 교육과정 개발 모델이 교육과정 개발의 정석이고, 백워드 교육과정 개발 모델은 편법이다. 예전에 구성주의 사조가 강조되는 시기에서는 학생의 배움과 경험을 강조하다보니 수업목표와 상관없는 배움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수업목표에 도달하지 못해도 배움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교육적 트랜드와 교육적 사조의 변화와 상관없이 수업목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수업은 교사의 가르침과 학생의 배움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가르침과 배움을 씨줄과 날줄로 비유할 수 있다. 씨줄과 날줄이 엮어야 천을 만들 수 있듯이, 수업에서는 가르침과 배움이 상호연결된다.

좋은 수업의 특징과 강조점의 변화
좋은 수업이란 무엇보다 교사가 수업목표에 학생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업이다. 의도하지 않은 배움은 일어났으나 수업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이를 좋은 수업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좋은 수업은 좋은 가르침과 좋은 배움이 공존한다. 가르침이 있으나 배움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은 수업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런데 배움은 가르침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그래서 가르침과 배움이 모두 중요하다. 강조의 오류에 빠져서 둘 중 하나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수업의 강조점은 시대 및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졌다. 가르침 중심 수업에서 배움 중심 수업으로, 배움 중심 수업에서 익힘 중심 수업으로, 익힘 중심 수업에서 깨침 중심의 수업으로 변화하였다. 가르침 중심 수업의 사례는 전통적인 암죽식 수업, 강의식 설명법, 문답법, 암기법 등이 있다. 배움 중심 수업은 구성주의적 수업 방법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익힘 중심 수업은 거꾸로 수업, 완전학습 등이 있다. 깨침 중심 수업은 학생주도성 교육과 역량중심 교육을 구현한 수업이다.
미래교육의 핵심은 학생주도성 교육이다. 주도성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발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효과적인 지지가 있어야 한다.
-상호작용 속에서 주도성이 발휘된다.
학생 주도성 교육은 강의식 수업이나 문답법 수업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프로젝트 수업, 문제해결 수업, 토의토론 수업, 협동학습 등으로 이루질 수 있다.
그런데 학생 주도성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교사 주도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교사 주도성을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 주도성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교사가 자기 주도성을 구현하지 못하면서 교사가 학생의 주도성을 이해하고 이끌어 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학생 주도성과 교사 주도성과의 관계는 상호모순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에 놓여있다.
좋은 수업은 좋은 관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사회적 상호작용, 친밀성을 넘어 신뢰적 관계 안에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관계 안에 질서가 포함된다. 신뢰적 관계는 교사가 학생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학생은 교사의 권위에 순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구성주의 교육에서는 학생의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교사의 권위에 대하여 강조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는 권위와 권위주의의 차이점을 잘 구분하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이다.
좋은 수업은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일체화 맥락에서 구현된다. 수업은 교육과정을 구현하는 공간이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연결하는 축은 교육철학이다. 그래서 좋은 수업은 철학이 살아있는 수업이다. 동일 학습 주제라도 교사의 교육철학에 따라 수업 접근 방식이 다르다. 교사가 학습 주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만 좋은 수업이 가능하다.
수업기술도 가치 중립적인 행위가 아니라 가치 지향적 행위이다. 수업기술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경험과 과정이 달라진다. 동일한 토론 주제라도 경쟁식 토론 수업 방식을 활용하는가, 아니면 비경쟁식 토론 수업 방식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학생들의 토론 경험이 달라진다. 강의식 설명법으로 1차시 시간이면 해당 주제를 수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3차시에 걸쳐 개념기반 탐구학습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존 개념의 이해와 암기에 초점을 둔 저차원적 사고 능력에 초점을 두어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개념을 기반으로 탐구질문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학생들에게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좋은 수업은 단순한 지식에 대한 이해나 기술에 대한 습득을 넘어 지식을 심화하거나 지식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전이 학습에 초점을 둔다. 깊이있는 학습은 지식의 분량보다 질을 추구한다. 그래서 활동 중심 수업을 넘어 심층적 학습과 실천을 할 수 있는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파커 파머는 '무엇'과 '어떻게'를 넘어 '왜'와 '누가'의 질문을 강조했다.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방법을 넘어 교육철학과 존재론과 관계론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서 좋은 수업에 대한 강조점도 바뀌어 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내용과 이해, 과정과 기능 영역에 있어서 더 잘 풀어갈 수 있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찾아서 원하는 정답을 만드는 것은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예컨대, 영어 및 외국어 수업은 조만간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통번역이 가능해지면 전통적인 외국어 수업은 별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서 수업은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질문을 던지고, 인공지능이 제시한 답변이 진짜 정답인지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변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합리적 판단을 넘어 윤리적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자율성, 자유의지, 행위주체성을 길러야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다.
인공지능 활용 수업에서는 본질적인 학습 행위와 비본질적인 학습 행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본질적인 학습 행위란 수업 목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학습을 말하고, 비본질적인 학습 행위란 수업목표와 관련성을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수업 목표를 도달하는 데 있어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학습을 말한다. 예컨데, 어떤 수업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요약하고, 자료를 기반으로 질문을 만들어 토의하고, 해결 방안을 만든다고 한다면, 자료 검색 및 요약, 해결방안을 구현하는 위한 이미지나 영상물 제작은 인공지능이 수행하도록 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질문을 만들어 토의하고 해결방안을 만드는 것은 학생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제 완성시 인공지능이 수행한 부분과 학생이 직접 수행한 부분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사고의 외주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마다 교수유형 차원에서 자기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수업 모습이 다를 수 있다. 생존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구조화되고 안정된 수업을 추구한다. 사랑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관계와 소통이 살아있는 수업을 지향한다. 힘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수업목표 및 성취기준 중심 수업, 학력 신장, 교사중심 수업을 바란다. 자유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수업,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수업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즐거움의 욕구가 높은 교사는 재미있고 풍성한 수업을 추구한다. 사실 5가지 양상이 모두 교실 수업에서 구현되면 좋겠지만, 우선 수업성찰을 통해 자기 강점이 먼저 잘 드러나도록 하면 좋다. 자기 강점이 잘 드러났다면 자기 약점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수업성장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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