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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야기

교사는 어떻게 수업성장을 할 수 있을까?

by 김현섭 2026. 5. 17.

교사의 수업 역량은 교직 경력과 늘 비례하지 않는다. 교사 생애주기별로 교사의 수업 역량을 분석해보면 입직부터 4-5년차까지는 급성장을 한다. 이 시기는 교사가 이론적인 지식은 있으나 실천적 경험이 부족하고 새로운 교직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수업 역량이 신장된다. 이 시기는 각자도생(各自圖生)도 잘하지만, 좋은 멘토교사를 만나 수업멘토링이나 수업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면 좋은 교수습관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된다. 4년차 전후로 해서 자기만의 수업루틴이 정착되면 수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5년차부터 10년차 시기는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린다. 1-4년차에 비해 수업 성장 그래프 각도는 꺾이지만, 수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생활지도나 행정 업무 등에 있어서 전문성을 쌓으면서 전반적인 교직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

 

10년차 내외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코칭한 경험과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교사들의 수업 역량이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져 있다. 대개 전반적으로 그동안의 수업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수업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잘 운영한다. 이 시기 교사들의 고민은 자기 약점이나 수업기술보다는 자기 수업 성장 방향에 대한 점검을 통해 더 잘하고자 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일부 교사들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소진 현상, 학생들과 학부모와의 갈등, 지식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내면이 흔들리는 교사들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공감과 격려를 통한 수업상담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10년차 이후부터는 교사들의 수업 역량에 있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긍정방향과 부정방향의 교사가 나뉘면서 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15년차, 20년차, 30년차 교직 경력이 쌓일수록 두 그룹의 격차가 많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10년차 즈음에 양극화 현상의 근본 원인은 교사의 성품적 영역인 경우가 많다. , 교사의 정체성, 교직 사명감과 가치관, 진로 방향에 따라 수업에 대한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긍정방향의 교사는 수업을 교직 업무에서 1순위를 유지하면서 나머지 업무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수업 역량은 계단식으로 도약하는 경우가 많다. 수업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고, 열심히 도전하고, 실천하고, 반성하는 것을 통해 어느 순간 도약적 성장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정방향의 교사는 승진에 유리한 행정업무를 1순위로 두면서 수업은 대충 하거나 승진을 포기하고 교직 업무를 대충 대충 수행하고 학교 안에서 무임승차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수업역량은 성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퇴보도 있다. 젊었을 때 열심히 수업을 했던 교사가 중견 교사가 되어서는 예전보다 수업을 열심히 하지 않고 부실하게 수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생긴다. 부정방향의 교사는 수업 연수에 소극적이거나 불참하고, 수업공개나 수업컨설팅을 거부한다. 자기 교실에서 수업 문제가 발생해도 개인 차원에서 적당하게 무마하려고 하거나 수업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더 이상 시도하지 않는다. 부정방향의 교사들은 기존 수업 연수나 공개수업에 타의적으로 참여해도 큰 도전을 받지 못한다. 부정방향의 교사를 변화시키려면 교직 사명감과 자기 교사 정체성을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지치고, 상처받았다면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수업 실패를 통해 좌절을 경험하고 노력을 해도 성공하지 못하면 소진을 경험하고,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낮은 자존감과 흔들리는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냉소주의에 빠져서 열심히 노력하는 주변 교사를 흔드는 경우가 많다.

 

긍정방향의 교사가 수업을 성장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법과 부정방향의 교사가 수업 성장할 수 있도록 접근하는 방법은 각기 다르다. 그래서 교사의 특성과 상태에 따라서 그에 맞는 수업성장 지원 전략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진보 진영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긍정방향의 교사에 초점을 맞춘 인센티브나 제도적 지원 방안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보수 진영 교육정책 입안자들은 부정방향의 교사에 초점을 맞춘 제도적 통제 방안을 모색한다. 현실적으로는 학교 안에서 긍정방향과 부정방향 교사들이 혼재되어 있기에 두 가지 전략을 병행하는 세심한 교육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의 수업성장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 방안은 수업 연수, 수업공개 및 피드백, 수업공동체 활동 지원 등이 있다. 수업연수의 경우, 교직 생애주기별로 단계적인 연수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다음과 같이 5단계 정도로 나누어 연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 연수는 저경력 교사에 초점을 맞추어 기초 연수로 구성하여, 다양한 주제들을 골고루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다.

2단계 연수는 관심 주제를 중심으로 좀 더 체계적인 연수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면 좋다. 저경력 교사의 경우, 특히 좋은 교수습관 익히기, 발화-발문-협동학습 3대 수업기술 익히기, 금쪽이 학생 지도법, 학부모 상담 등에 초점을 두어 신규교사 추수 연수를 기획하면 좋다.

3단계 연수는 중간 경력 교사들을 대상으로 관심 주제별로 심화과정 연수로 운영하면 좋다. 예컨대, 토의토론 연수, 융합독서교육 연수, 개념기반 탐구학습 연수 등으로 구성하고 이를 이수한 교사들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하면 좋다.

4단계 연수는 중견 교사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과정 연수를 운영하면 좋다. 교사학습공동체 리더나 프로젝트 리더, 주제별 연수 강사를 양성하는 단계로 연수를 운영하면 좋다. 단순 강의나 실습을 넘어 실행형 연수, 프로슈머 연수 형태로 운영하면 좋다.

5단계 연수는 긍정방향의 중견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코치, 수업컨설던트 양성 연수로 운영하면 좋다. 그동안 수업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교사들의 수업을 잘 분석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멘토 교사로 세우면 좋다. 예컨대, 수업코치 양성 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수석교사나 IB 코디 교사처럼 라이센스 인증 교사로 세워가면 좋을 것이다.

 

수업공개 문화를 개선하여 의미있는 피드백과 수업 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교사들이 수업공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동료 교사들 앞에서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의사들이 자기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과정을 공개하고 케이스 스터디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 전문성을 세워간다. 학자들이 자기 연구 내용을 논문 발표를 통해 동료 학자들에게 검증받는다. 이처럼 교사들도 자기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서 수업 전문성을 세워갈 수 있어야 한다. 수업 특성상 특정 척도를 활용한 정량 평가로만 진행할 수 없다. 그래서 수업평가 시 정성 평가 요소도 반영해야 하고, 평가 결과에 대한 자기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업자의 수업 고민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자 중심의 수업피드백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수업 피드백 공간이 수업자를 비판하고 질책하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교사학습공동체(교학공, 전학공, 더배움공동체 등)를 활성화하여 동호회 수준의 친목회가 아니라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는 연구-실천-성찰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교육과정, 수업, 평가, 생활교육 등 학생의 배움과 교직 업무의 전문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실천하고 성찰하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집단지성을 통해 교사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도 교사 성장을 위한 교사학습공동체 지원 방안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사의 자율성은 전문성 향상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교사의 자율성이 자칫 교사 집단이기주의나 편의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사의 자율성이 교직 전문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성을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자율성을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