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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수업 성장을 위한 미션과제

by 김현섭 2014. 5. 1.

수업을 바꾸는 힘은 결국 수업자 자신에게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수업 성장을 위해서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수업자가 자기 수업에 대하여 끊임없이 성찰하고 노력해야만 수업 성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수업나눔을 하는 것도 수업 성찰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수업 성찰을 통해 수업자가 수업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수업 나눔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수업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깨닫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것입니다. 깨달음이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일단 수업나눔을 통하여 교사에게 깨달음이 있었다면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기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업 성찰 일지 형태로 그것을 담으면 좋습니다. 순간의 깨달음을 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수업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깨달음을 바탕으로 자기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수업공동체 안에서 말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언하기는 자기 말과 고백에 구속력을 부여합니다. 누군가 그 말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 말에 자기를 얽매이게 함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언하기는 추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의 관계 세우기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표현한다면 결단과 다짐의 표현은 될 수 있으나 자기가 자기 모습을 점검하거나 다른 사람이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과의 관계 세우기를 위해 수업 시간에 만나는 학생들의 이름을 2주 안에 다 외워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표현한다면 구체적으로 점검하기 좋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언하기는 “( 취지와 목적 )를 위해 ( 실천사항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숙한 수업공동체라면 수업자의 고백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수업친구는 수업자의 말을 잘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자를 권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수업 관찰자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판단하여 지적질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수업자의 자기 고백에 근거하여 살 수 있도록 보증해주는 것입니다.

 

 

미션 수행시 미션 그 자체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과의 관계 세우기를 위해 일대일 인사하기, 학생이름 외우기 등이 미션 과제로 주어졌다고 가정해봅시다. 일대일 인사를 잘하고 학생이름을 다 외웠다고 학생과의 관계 세우기가 온전히 이루어질까요? 중요한 것은 미션 수행 과정을 통해 미션과제의 목적과 의도를 어떻게 구현했는가 입니다. 미션 과제를 수행할 때마다 그 취지와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미션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했다고 해서 수업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 취지와 의미를 잃어버리면 수업의 외형만 변할 뿐 수업의 질은 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업자의 내면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학생과의 관계 세우기가 중요하다고 인식하면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그 의미를 생각하고 의식적으로 교실에서 행동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서서히 수업자가 자신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큰 계기나 충격이 없는 한 갑자기 변화하지 않습니다. 작은 실천이 쌓여 습관이 될 때 비로소 온전히 바뀐 자기의 모습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미션을 정할 때에도 수업자 스스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처음 시도를 할 때에는 수업코치가 미션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업 성찰이 이루어지고 수업자가 진정성과 열정이 있다면 자기가 스스로 미션과제를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선택한 미션 과제는 이미 동기유발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제시한 미션 과제는 일단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수업자가 해당 미션 과제의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업 친구가 수업자가 미션과제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해주면 좋습니다. 만약 잘 수행하고 있지 못하면 그것을 지적질하지 말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됩니다. 또 다른 성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저경력 교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고경력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석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수업을 하지 않는 순간까지 수업에 대하여 고민해야 합니다. 좋은 수업은 잘하는 수업이 아니라 고민하는 수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