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학교 안에는 20대부터 60대 초반까지 다양한 연령대 교사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교사는 두 유형의 교사들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긍정 방향과 부정 방향이 있다.
20대 교사는 ‘열정’ 대 ‘냉정’이다. 긍정적인 20대 교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치우침을 통해 경험을 쌓아간다. 그에 비해 부정적인 20대 교사는 이해 관계에 예민하여 누군가로부터 손해받고 싶어하지 않고 개인주의 문화 안에서 살아간다. 30대 교사는 ‘안정’ 대 ‘체념’이다. 긍정적인 30대 교사는 교직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학교 업무를 안정적으로 감당한다. 교사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고 대학원 진학 등 자기 능력 개발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 그에 비해 부정적인 30대 교사는 개인주의라는 울타리가 예전보다 견고해지며 어느 정도 체념을 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성향을 띤다. 40대 교사는 ‘몰입’ 대 ‘대체’이다. 긍정적인 40대 교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혜롭게 행동하고 수업, 생활지도, 행정 업무 등에서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그에 비해 부정적인 40대 교사는 학교 업무 수행에 전력을 내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일을 하면서 학교 업무 이외에 재테크, 자녀 교육, 운동, 취미 등 다른 분야에 눈길을 둔다. 50대 교사는 ‘지배’ 대 ‘소외’이다. 긍정적인 50대 교사는 학교 운영이나 업무, 후배 교사를 섬기는 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에 비해 부정적인 50대 교사는 자기 관리에 실패하여 무능력해지거나 능력이 있어도 학교 안에서 충분히 발휘하지 않고 일부는 냉소주의자로 살아간다.
교사로서 출발점은 동일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하여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를 선택한다. 부정 방향의 교사들을 긍정 방향으로 전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린 교사들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
잃어버린 열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기에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다. 하나는 행동주의적 접근이고 또 하나는 인본주의적 접근이다. 행동주의는 인간을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로 이해하고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위해 적절한 자극과 반응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인본주의는 인간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발성을 강조한다. 행동주의는 성악설이 가깝고, 인본주의는 성선설에 가깝다. 교사를 주체냐, 대상이냐 어떠한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이에 대한 접근방식이 많이 달라진다. 대개 보수 진영에서는 행동주의 입장에서 교사 문제를 이해한다. 그래서 성과급 제도를 통해 우수한 교사들에게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상대적인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를 통해 교사들을 평가하여 부적격 교사들을 제한하려고 한다. 연수학점이수제를 통해 모든 교사들이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에 반해 진보 진영에서는 이러한 제도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교사 스스로 자기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체제를 만들고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장한다.
행동주의적 접근은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긍정 방향의 교사들에게 오히려 반발감을 불러일으키고, 외형적 성과주의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인본주의적 접근은 긍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힘들다.
수업 혁신은 교사 학습 공동체로 가능한가?
교사학습공동체란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과 학생들의 학습 증진을 위하여 서로 협력적으로 배우고 탐구하고 실천하는 교사 집단’을 말한다.(서경혜, 2009) 이를 경기도교육청(2015)에서는 ‘교원들이 동료성을 바탕으로 함께 수업을 개발(공동연구)하고, 함께 실천(공동실천)하며, 교육활동에 대하여 대화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집단성장)하는 학습공동체 활동’라고 말하고 있다. 즉, 학교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교육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교사들이 만든 자율적 모임으로 상호 간의 공유와 배움으로 전문성을 신장해나가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수업 혁신은 학교 혁신 과제 중 제일 힘든 과제이다. 수업이 바뀌려면 교사가 자기 수업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하고 그 결과로 자기 수업에 대한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연구 활동과 연수 과정을 통해 수업 연구를 해야 하고 실천과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피드백 과정을 통해 도약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이 수업 전문성을 신장하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업무 축소, 연구 분위기 조성, 승진 제도 개편, 연수 지원, 관련 예산 마련 등의 사회제도적 지원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사의 수업 혁신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교사학습공동체이다.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해서 수업 연구, 연수, 실천 및 피드백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사학습공동체는 외적 강화나 처벌을 강조하는 교원평가제나 성과급제도 등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수업 혁신에 대한 조급함을 버리고 교사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교사학습공동체 구성과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모든 교사들은 수업을 잘하고 싶어한다. 부정 방향의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부정 방향 교사 내면에 있는 수업을 잘하고 싶은 욕구와 의지에서부터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잃어버린 열정을 회복하고 성장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은 교사학습공동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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