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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혁신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by 김현섭 2015. 9. 12.

교사 중에는 교직 업무 능력이 뛰어난 유능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무능한 교사가 있다. 인품이 높고, 학생에 대한 애정이 많은 좋은 교사와 그렇지 않은 나쁜 교사가 있다. 교사의 성장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능한 교사를 유능한 교사로, 나쁜 교사는 좋은 교사로 변화시켜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성장할 수 있는가? 그리고 성장이 가능하다면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교사는 타고난 것인가? 성장하는 것인가?

교사의 성장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교사는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성장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부터 답변해 나가야 한다. 교사 자질을 선천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면 교사 성장을 위한 인위적 노력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성경에도 은사 중의 하나가 가르침의 은사가 있다. 어떤 교사는 어려운 내용도 쉽게 설명하고 가르치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가르치는 행위를 통해 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다. 그에 비해 어떤 교사는 교대나 사대 등 교원 양성과정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실에서 수업하는 것을 관찰해보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더 잘 가르친다고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아도 가르치는 감각과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일부 비인가 대안학교에서는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면접, 실기 테스트 등의 방식으로 가르치는 능력을 점검하여 교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후천적인 것으로 이해한다면 교사 성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 초점을 기울여야 한다. 교대나 사대 등 교원양성과정에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은 교사와 일반 대학 출신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 실기 능력을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교대나 사대에서 훈련받은 교사들이 일반 대학 출신 교사들보다 수업을 더 잘하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수 년간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교사 선발 면접 위원으로 활동했고 서로 다른 출신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하거나 수업 코칭을 한 경험이 있는데, 교대나 사대에서 전문적 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일반대 출신보다 더 수업을 잘하는 것을 보았다. 또한 저경력 교사와 고경력 교사의 수업을 비교해 보면 대개 저경력 교사에 비해 경험이 많은 고경력 교사들의 수업이 안정적이고 능숙하게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의 자질 문제는 결국 선천적인 측면과 후천적인 측면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측면으로는 교사의 자질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특성 자체가 복잡성을 가지고 있고 역설적인 측면이 동시에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기 때문에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하여 파커 파머는 수업의 역설의 개념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교사는 연수를 통해 성장하는가?

교사의 교직 업무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교원 연수이다. 연수의 효과에 둘러싸고 연수 만능(萬能)론과 연수 무용(無用)론이 존재한다. 연수 만능론은 연수를 통해 교사의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나온 대표적인 교육 정책들이 연수학점이수제와 교사생애단계별 연수, 그리고 성과급제 및 근무평정제도 등이다. 연수학점 이수제는 교사라면 누구나 12학점(30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사생애단계별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한 연구(2011)를 토대로 교직 경력 10년차 이상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생애단계별 연수가 실시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nttp 연수(교사의 전문적학습공동체)라는 이름으로 10년차 이상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고 그에 대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연수 시간을 교원인사카드에 기록하고 성과급제에서 연수 시간을 반영하고 있고 근무평정제도 시 연수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연수를 많이 받을수록 교직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주로 연수 만능론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연수 무용론은 연수가 교사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입장이다. 연수 무용론은 현행 연수 체제의 한계에서 출발한다. 연수학점 이수제는 연수 시간을 기준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연수 시간만 채우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생긴다. 질보다는 양적인 측면에서 관리하다보니 질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수 만족도는 연수 강사 수준에 의하여 결정되는데, 현실적으로 교사의 필요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강사들이 제한적이다 보니 수준 미달 강사들이 연수 시간을 대충 떼우는 경우가 많다. 바쁜 업무로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부실한 연수를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교사들의 업무 시간만 없애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연수 강사가 연수를 운영하면 연수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이 연수 내용을 그대로 교실에서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교사들이 연수를 감상할 뿐 연수 내용을 자기 교실에서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재야 교육 운동가들 중에서 연수 무용론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수 만능론과 연수 무용론 사이에서 교사는 혼란을 경험한다. 어떤 교사는 연수 중독증에 걸리기도 한다. 공부하는 것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는데, 그 기쁨만 누리는 것이다. 연수 내용을 실천하지 않고 연수 참여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경우이다. 어떤 교사는 승진을 위한 연수에만 관심을 가진다. 현행 교원인사제도에서는 연수 학점과 성적이 승진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채우기 위해 관련 직무연수나 자격연수에만 집중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배점이 높은 연수만 선택하거나 해당 연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부정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점수를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러한 연수는 점수를 위해 참여하는 것이기에 연수가 마치면 연수 내용도 자연스럽게 망각된다.

연수 효과는 1차적으로 연수 강사 수준과 능력, 운영 체제에 영향을 받는다. 연수 강사가 수준 미달이거나 연수 내용이 이론에만 너무 치우쳐 있고 내용이 너무 진부하면 별 효과가 없다. 연수 방식이 강사 중심의 일방 통행식 강의식 설명으로 진행되면 이론적 지식에만 치중할 뿐 실천적 지식으로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연수 효과는 교사의 특성과 상황 등에 따라 다르다. 연수는 새로운 담론을 접하거나 새내기 교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려고 할 때 유용하다. 교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실천하고 있는 내용에 대하여 연수를 받는다면 연수의 효과는 거의 없다. 새내기 교사의 경우, 몰라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직 업무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연수를 통해 배우게 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고경력 교사의 경우, 몰라서 실수하는 경우보다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연수만으로는 교직 업무 능력을 신장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교사의 현실적 필요와 연수 내용이 일치될 때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학생 참여형 수업에 대하여 관심이 있고 이론과 실천의 일치를 추구하는 교사에게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가 의미있게 다가갈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이 무엇이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연수를 통해 배우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입시 위주 체제 하에서 교과서 진도형 수업, 교사 주도형 수업을 추구하는 교사에게는 프로젝트 수업 연수는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연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일단 연수 만능론과 연수 무용론 양극단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 연수의 목적은 지식의 전달이나 연수 활동 그 자체가 아니라 연수 내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수의 긍정적인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연수만능론에 빠지지 않고 교사의 업무 능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연수는 교사의 업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유능한 교사,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사를 다른 전문직과 비교한다면?

교사와 다른 전문직 종사자들의 성장 과정을 비교해 보면 성장 요인에 대하여 더 잘 알 수 있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고 치료 경험을 컨퍼런스 등을 통해 발표하고 다른 의사나 연구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자기 전문성을 키워나간다.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교사와 동일하지만 교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기 전공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물을 학술대회나 컨퍼런스 등을 통해 검증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전문직과 교직을 단순 비교하기 힘든 차이점도 있다. 의사는 환자를 대상으로 일한다는 것이고 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의사는 환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 의사가 환자의 병을 잘 치료하지 못하면 환자는 다른 의사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공교육 학교에서 교사들이 수업을 못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다른 교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는 환자들로부터 선택받지 않으면 지속하지 힘들지만 교사는 학생들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아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도 마찬가지이다. 교수는 연구 실적이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임용,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재계약에서 불리하다. 연구하지 않으면 교수직을 유지하기 힘들지만 교사는 연구하지 않아도 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교사 신분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업무 능력 결과에 따라 재계약을 한다면 교사는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사 신분을 계약직으로 바꾼다면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반발할 것이다. 교직 능력을 평가할 만한 객관적인 도구를 개발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교직의 안정성을 잃어버리게 되면 우수한 사람들이 교직을 기피할 것이고 유능하고 좋은 교사들도 교직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학생 생활 지도하기가 쉽지 않고 보수 수준이 다른 전문직보다 높지 않은 상황에서 계약직 전환은 큰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다.

교사는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가?

유능한 교사, 좋은 교사의 공통된 특징은 교사가 자기 철학과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끊임없는 성찰의 과정을 통해 업무 능력과 인품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들이 학술대회나 컨퍼런스 등을 통해 연구 성과물을 발표하고 다른 교수들로부터 피드백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신장하는 것처럼 교사도 교실에서 실천한 내용을 컨퍼런스나 워크샵 등을 통해 다른 교사들에게 공개하고 피드백의 과정을 통해 자기 전문성을 신장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게 되면 교사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실천하고 현장 실천 지식과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교육 운동가(활동가)로서 삶을 살고 있는 교사들을 분석해 보면 이 점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교육운동가 교사들은 다른 일반 교사와 달리 분명한 자기 교육 철학, 자기주도적인 의지와 실천력, 자기 성찰 능력, 다른 교사들에게 연구 및 실천 결과를 공유하는 영향력, 도덕적 인품 등을 가지고 있다. 교육운동가 교사들은 연수를 통해 성장한 것이 아니라 자기 문제 의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실천하고 성찰하면서 자기 전문성을 가지게 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부 교육운동가 교사들은 연수 자체를 부정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자기 성장 과정이 기존 연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연수로는 교육철학, 의지와 실천력, 자기 성찰 능력, 리더쉽과 영향력, 도덕적 인품 등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행 연수 체제와 접근으로는 교사를 유능한 기술인으로 만들 수 있지만 철학, 의지, 실천, 성찰력 등의 인성을 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의 인성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도덕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성의 변화는 소명의식 등의 종교적 체험, 끊임없는 자기 성찰, 상처난 자존감의 회복, 깊은 사랑의 경험, 현실에서의 고통과 극복 등의 과정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직 업무 능력은 연수를 통해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지만 교사의 인품은 연수를 통해서 현실적으로 변화되기 힘들다.

그런데 교사가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성장한다는 측면이 분명 있지만 이러한 전제가 통하지 않는 교사들도 있다. 교사의 인품과 덕목을 생애발달주기에 따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김현섭, 2015)

연령

긍정 방향(덕목)

부정 방향(악덕)

20

열정

냉정(이해타산)

30

안정

체념

40

몰입

대체

50

지배(리더쉽)

소외

 

긍정 방향의 길을 걷는 교사들에게는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부정 방향의 길을 걷는 교사들에게는 그러한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부정 방향의 교사들은 교사의 소명의식과 철학을 찾아보기 힘들다. 성장 의지와 실천력이 거의 없으며 자기 성찰 능력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다른 교사들에게도 좋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부정 방향의 교사가 어떠한 특별 계기나 전환점을 통해 긍정 방향의 교사로 전환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일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교사는 학습공동체를 통해 성장하는가?

교사학습공동체란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과 학생들의 학습 증진을 위하여 서로 협력적으로 배우고 탐구하고 실천하는 교사 집단을 말한다.(서경혜, 2009) 이를 경기도교육청(2015)에서는 교원들이 동료성을 바탕으로 함께 수업을 개발(공동연구)하고, 함께 실천(공동실천)하며, 교육활동에 대하여 대화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집단성장)하는 학습공동체 활동라고 말하고 있다. , 학교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교육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교사들이 만든 자율적 모임으로 상호 간의 공유와 배움으로 전문성을 신장해나가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교수들이 학회 구성원으로 활동하거나 각종 학술대회나 컨퍼런스를 통해 자기 연구 전문성을 신장시키듯이 교사에게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하고 실천하면서 학습공동체를 통해 전문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 유능한 교사나 교육 운동(활동)가 교사들이 삶을 분석해 보면 대개 자기가 교사학습공동체에 속해 있고 저경력 교사 시절부터 선배 교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시행착오를 줄여나갔다. 어느 정도 개인적인 역량이 세워졌을 때는 교사학습공동체 리더로서 활동하면서 연구 및 실천 역량을 극대화한 것을 알 수 있다.

긍정 방향의 교사들은 학습공동체 경험을 통해 자기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공동체의 피드백을 통해 자기 성찰을 통해 성숙해 나간다. 그런데 부정 방향의 교사들은 개인주의와 현실주의에 안주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습 공동체 자체에 잘 참여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학습 공동체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거나 학습 공동체에서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 , 교사학습공동체가 긍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도약과 성찰의 공간이 되지만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자신을 귀찮게 만드는 것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렇다면 교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현실적으로 교사를 변화시키는 접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행동주의적 접근이고 또 하나는 인본주의적 접근이다. 행동주의는 인간을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로 이해하고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위해 적절한 자극과 반응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인본주의는 인간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발성을 강조한다. 행동주의는 성악설이 가깝고, 인본주의는 성선설에 가깝다. 교사를 주체냐, 대상이냐 어떠한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이에 대한 접근방식이 많이 달라진다. 대개 보수 진영에서는 행동주의 입장에서 교사 문제를 이해한다. 그래서 성과급 제도를 통해 우수한 교사들에게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반대로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게는 상대적인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제도를 통해 교사들을 평가하여 부적격 교사들을 제한하려고 한다. 연수학점이수제를 통해 모든 교사들이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에 반해 진보 진영에서는 이러한 제도들에 대하여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교사 스스로 자기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체제를 만들고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장한다.

행동주의적 접근은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긍정 방향의 교사들에게 오히려 반발감을 불러일으키고, 외형적 성과주의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인본주의적 접근은 긍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의미가 있겠지만 부정 방향의 교사들에게는 긍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이 두 가지 접근 방식은 상반된 입장이긴 하지만 동시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부분이 있다. 대개 교사 운동은 행동주의적 접근보다는 인본주의적 접근을 취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 교사 운동과 기독 교사 운동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일반 교사 운동은 인본주의적 접근 안에 머물러있지만 기독 교사 운동은 인본주의적 접근을 넘어 신본주의, 선지자적 비관주의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이다. , 교사들의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자발성의 한계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어도 그것이 가치있는 일이라면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인간 존재에 대한 낙관론에 기대하지 않고 인간의 현실적인 한계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교육계 가운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면서 소명의식에 따라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