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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미래형 교육과정과 수업의 4가지 트랜드

by 김현섭 2020. 1. 2.

앞으로 우리 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

최근 미래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 변화 속도가 예전보다 빠르지만 그에 비해 학교는 그 변화 속도에 잘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는 기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펼쳐지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는 이미 현재의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어느 정도 그 변화 트랜드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과 수업의 4가지 트랜드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하나.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신기술 등장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과 스마트 수업

4차 산업 혁명은 융합연결을 기본 특징으로 하면서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신기술로서 인공지능, 자율자동차,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로봇, 가상 현실, 증강 현실, 스마트 공장과 농장 등이 있다. 이미 구글은 구글 클래스룸을 개발하여 학교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여 무료로 보급 중이다. 우리나라 교육 기업들도 이미 인공지능 기반 수업콘텐츠 개발을 시작했고, 각종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가 개발 중에 있다.

인공지능 교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할 수 있고, 방대한 지식과 인간 교사에 비해 오류가 적으며,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 유형에 맞는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인간 교사에 비해 도덕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최근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인 딥 페이크(Deepfake)’ 기술이 등장했는데, 이를 교육 분야에서 활용하면 인기 강사가 직접 강의하지 않아도 실제 모습과 동일한 자기 아바타를 내세워 무제한 수업 동영상을 제작하여 운영할 수 있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그에 맞는 교사와 교실 등이 필요하기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반 수업콘텐츠가 보편화가 되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없이 누구나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기술 등이 발달하면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 가상 현실 기술은 직접 실험 실습을 하지 않아도 간접 체험을 실감나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학교 밖에서도 손쉽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 때문에 학교 밖 학습 조직이 현재보다 많이 활성화될 것이다. 앞으로 소위 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수업이 대세가 될 것이다.

2019년 중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이미 도입되었고, 2020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에서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코딩 교육이 확대 실시된다. 교육부는 2022년부터 전국에 있는 교육대학원에 인공지능 융합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초중등 교원을 선발, 4학기 동안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교사들은 대학원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받게 되며 석사학위 취득 이후 교육현장에서 AI를 활용한 범교과 수업을 담당하게 된다.

. 저출산 현상 및 학생 수 감소 학급당 인원수 감소 및 학교 구조 조정, 다문화 가정 증가 기초 학력 저하 현상, 학교 간 경쟁 심화 및 학교 특색화 교육과정 강조, 다문화 교육 강화

현재 우리 나라 저출산 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1971년생의 경우, 100만명 정도가 태어났다. 그런데 현재 중고생의 경우, 한 연령층 인구가 약 50만명 정도가 되고, 초등학생은 약 40만명 수준이다. 2017년도 출생 인구는 40만명 이하로 떨어져서 약 37만명이고, 2018년도는 약 32만명이다. 2019년도는 30만명선이 무너져서 약 29만명 정도 예상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인구 구조 그래프 모양이 역피라미드 모양 형태가 된다.

저출산 현상은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진다. 이미 예전에 비해 학급당 인원수가 많이 줄어들었는데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매년 학급당 인원수가 10-20% 정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단 교사 입장에서는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수업이나 학생 생활 지도하기에 유리해진다. 하지만 학생수 급감은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문제들도 발생시킨다.

2020년부터는 고교 졸업생 수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아지게 된다. 유명 대학이나 수도권 대학, 지방 거점 대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학생을 모집하지 못해서 폐교되거나 구조 조정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대학이 평생교육기관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대학만 구조 조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유초중고교도 구조 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미 시골학교 뿐 아니라 서울 지역 사립초등학교도 학생수 감소로 폐교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고교의 약 70% 정도는 사립학교인데, 학생수 감소가 주는 여파가 크다. 학생수 감소 현상이 일어나면 기존 교사들이 정원 감소로 인하여 학교를 그만두거나 20, 30대 젊은 교사들이 정교사가 되지 못하고 기간제 교사로서만 지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공립학교 임용고사를 통과하고도 정교사로 발령되지 못하고 적체되고 있는 예비 교사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학생수 감소 현상은 학교 중심의 공급자 중심 구조에서 학생 중심 수요자 중심 구조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고, 학교 수준 교육과정의 특색화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자기 학교만의 경쟁력있는 교육과정이 존재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학교가 도태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학생 수 감소와 더불어 디지털 원주민 증가는 학생들의 기초 학력 부진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독서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유튜브가 익숙한 학생들은 전통적인 학력 관점에서는 학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생긴다. 그에 따라 기초 학력을 강조하는 교육계 흐름이 조만간 등장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도부터 초3, 1 대상으로 기초학력 평가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인구수 감소 현상은 외국인 노동자 유입 흐름과 연결된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우, 다문화 가정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학생수는 감소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문화 학생수는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다문화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

.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직업 세계 변화, 전문직 위상 변화 평생 교육 체제 강화, 역량 중심 교육과정 및 수업 강조, PBL 수업 강화

4차 산업 혁명 시대 도래와 신기술 등장은 직업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사라질 직업들로는 운전사, 텔레마케터, 학원 강사, 학습지 교사, 사진사 등을 들 수 있다. 새롭게 뜨는 직업으로는 가상현실 디자이너, 생태복원 전문가, 바이오 해커, 사물 인터넷 빅 데이터 분석가,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개발자, 인체 디자이너 등이 될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전문직종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나 변호사 등은 현재의 위치와 역할보다 그 비중이 축소될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개인이 평생 동안 가질 수 있는 직업의 수가 약 6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 직업 세계도 많은 변화가 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 체제도 직업 재교육이 강화될 것이고, 평생 교육 체제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2001OECD 데세코 프로젝트에 따라 미래학자들과 교육학자들이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교육 방향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미래 교육을 위한 대안으로 역량의 개념이 강조되었다. 역량이란 특정 맥락의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는 능력으로서 태도, 감정, 가치, 동기 등 사회적, 행동적 요소 뿐 아니라 인지적, 실천적 기술을 포함한 개념이다. 역량을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도구를 상호작용적으로 활용하기, 사회적 이질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 등 3대 범주로 구분하고 범주마다 3개 핵심 역량을 두고, 9대 핵심 역량을 제시하였다. 우리 나라 2015 교육과정도 그 영향을 받아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대 핵심 역량을 제시하였다. 최근 핀란드의 경우, 전통적 교과 수업의 비중을 축소하고 프로젝트 기반 수업(PBL)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구현하려면 기존 강의식 수업이나 문제 풀이식 수업으로는 불가능하다. 기존 수업 방식은 아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면 역량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둔다. 예컨대, 공동체 역량을 기르려면 협동학습이나 협력학습, 팀 프로젝트 수업 등이 필요하고, 창의적 사고 역량을 기르려면 프로젝트 수업, 하브루타 수업 등을 해야 할 것이다. 평가 방식도 지식의 분량에 초점을 맞춘 객관식 평가를 넘어 논서술형 평가, 과제 중심 평가 등 역량 중심 평가가 강조될 것이다.

. 외동 자녀 확대 및 맞벌이 부부 증가 학생 생활 지도 부담 가중 인성 교육 및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조 및 보편적 영성 교육에 대한 관심 증가

2018년 현재 한 가정당 출산율은 0.98명이다. 통계상 한 가정당 자녀가 1명 이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한 자녀인 외동 자녀를 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외동 자녀인 경우, 부모 입장에서 한 자녀에 집중하다보니 과보호로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가 많다. 과보호로 성장한 자녀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을 지니기 쉽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경제적 저성장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18년 현재 부부 맞벌이 비중은 46.3%로서 최근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다보니 0세에서 3세까지는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위탁 양육 등으로 인하여 충분히 부모로부터 애정을 받지 못하고 사랑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랑의 욕구와 생존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욕구 불만을 분출하게 된다. 이렇게 성장한 자녀들은 거칠게 자기 욕구를 분출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는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인성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미래 교육에 있어서 인성교육은 전통적 덕목 중심의 도덕 교육이 아니라 이질적인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남을 배려하는 사회성 교육이 보다 강조될 것이다. 또한 기존 지성 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감성 교육이 강조될 것이다. 디지털 원주민의 특성상 미디어에 대한 비중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불안한 미래 앞에서 인간 내면의 공허감이 가중될 것이기에 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겠지만 기존 종교에 대한 실망으로 인하여 종교적 영성보다는 보편적 영성에 대한 관심 쪽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는 미래 사회 변화에 대한 불안보다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가 오기 전에 위기를 대처해나가면 실제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를 극복할 뿐 아니라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위기 의식 없이 현재에만 충실하게 살다가 갑자기 위기가 닥쳐오면 위기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다. 학교도,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미래 사회와 교육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잘해야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